[더팩트ㅣ최지혜 기자] 지난달 서울 아파트 가격 하락폭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국 아파트 가격도 한달 사이 2%대 하락세를 보이며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최대 낙폭을 나타냈다. 금리인상과 부동산 하락 장기화 전망이 확산하면서 아파트 가격이 매섭게 떨어지고 있다.
15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전국 주택가격 동향조사에 따르면 11월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2.02% 하락하며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03년 12월 이래 최대 폭으로 떨어졌다.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 가격도 한달 만에 2% 이상 내렸다. 지방 아파트 가격도 전월 대비 1.57 떨어졌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가격은 2.06% 내렸다. 서울의 아파트 가격은 올해 하반기부터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 낙폭도 매달 커지는 추세다. 8월 -0.47%, 9월 -0.75%로 10월 -1.24%로 확대되고 있다. 직전 최대 낙폭은 2008년 12월 -1.73% 수준이었다.
인천과 경기를 포함한 수도권 아파트 가격도 마찬가지로 최대 하락세를 기록했다. 지난달 인천 아파트 가격은 10월보다 무려 3.37% 떨어졌다. 지난달 1.94% 하락에서 낙폭이 1%포인트 이상 벌어졌다. 경기 역시 2.54% 내리며 전월(-1.59%)보다 내림세가 거세졌다.
아파트와 단독·연립주택 가격을 포함한 전국 주택종합 매매가격은 1.37% 내렸다. 서울은 전월 0.81%에서 1.34%로 하락폭이 커졌다. 강북지역의 경우 노원구(-2.82%)는 중계·상계동 정비사업 추진 단지 위주로, 도봉구(-2.20%)는 창·방학·쌍문동 대단지 중심으로, 성북구(-1.62%)는 길음·하월곡동 위주로 내렸다.
강남지역 분위기도 비슷하다. 송파구(-1.73%)는 잠실·가락동 주요단지 중심으로, 강동구(-1.53%)는 암사‧상일동 대단지 위주로, 영등포구(-1.50%)는 신길·대림동 중심으로, 강남구(-1.24%)는 대치‧도곡동 주요 단지 위주로 매수심리가 위축되며 하락폭이 커졌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계속되는 기준금리 인상 기조와 부동산 가격 하락 장기화에 대한 예상으로 관망세가 지속되되고 있다"며 "특히 높은 금리 부담 등 영향으로 매물 적체가 두드러지는 대단지 위주로 하락세가 짙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2.89% 내리며 3%대 하락을 목전에 뒀다. 수도권은 지난달 1.85% 하락에서 3.21%로 낙폭이 매섭게 커졌다. 특히 인천 아파트 전세가격은 3.61% 떨어지며 전국 시·도 가운데 가장 큰 하락세를 보였다. 이들 지역의 하락폭 역시 역대 최대 규모다.
한국부동산원은 "대출금리가 상승하면서 전세금 조달비용 부담이 늘고 매물 적체가 심화해 가격 하방압력이 커지고 있다"며 "특히 인천은 입주물량 여파와 전세 기피현상의 영향으로 낙폭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같은 기간 전국 아파트 월세가격은 0.18% 내리며 하락 전환했다. 서울(-0.07%)을 비롯한 수도권(-0.32%) 아파트 월세 가격도 일제히 하락 전환했다. 그동안 전세에서 이전된 월세 수요의 물량이 소진되고 전세가격이 급격하게 내리면서 월세가격도 조정단계에 들어선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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