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전소 기술 등 전기차 인프라 경쟁 본격화…"미래 먹거리 잡아라"


현대차·쌍용차 등 자동차 업계부터 LG·SK그룹도 참전
2030년까지 전기차 10배 증가…시장규모 450조 원 전망

현대자동차 고급브랜드 제네시스가 시범 사업 중인 무선 충전 서비스의 모습. /제네시스 제공

[더팩트 | 김태환 기자]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 전환이 가속화하면서 전기차 충전 관련 기술 개발과 인프라 확충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초고속 충전과 무선 충전을 개발해 편의성을 높이고, 광고·결제 등 부가서비스를 추가로 제공하는 등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해 시장을 선점하려는 기업들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13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국내 전기차 등록대수는 36만5570대로 지난해 말(23만1443대)보다 57.9% 늘었다.

전기차 숫자가 늘어나면서 충전 관련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독일 컨설팅 회사 롤랜드버거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차 충전 인프라 시장 규모는 2023년 550억 달러(약 76조 원)에서 2030년 3250억 달러(450조 원)로 성장할 것으로 추정된다.

국제에너지기구(IEA) 보고서를 살펴보면 지난해 말 기준 한국은 충전기 1대당 전기차 2.6대 꼴로 우수한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지만, 급속충전기는 여전히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한국의 경우 충전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고, 인프라가 특정 지역에 집중돼 있어 불편하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불편한 충전 인프라를 개선하고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국내 자동차업체와 대기업들이 시장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고급 브랜드인 제네시스와 기아가 관련 플랫폼 시범 사업과 기술개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우선 제네시스는 제네시스는 수도권 5개 서비스센터에 전기차 전용 충전소를 열고 무선 충전 서비스 시범사업에 들어갔다.

특히 우선 강남과 수지, 고양 충전소에는 '무선 충전기'를 1기씩 추가로 설치했다. 이용자들은 바닥에 설치된 충전 패드 위에 차량을 주차만 하면 자동으로 충전이 진행된다. 충전 성능은 11kW로 GV60 기준(77.4kWh)으로 완충까지 약 8시간이 걸린다. 이는 현재 제네시스 전기차 고객에게 공급하고 있는 유선 홈 충전기와 유사한 충전 속도다.

기아는 최근 전기차 충전 스타트업 ‘티비유’와 업무협약을 맺고 차량 간 급속 충전 서비스(V2V) 실증에 들어갔다. 이동형 전기차 충전 서비스로, 에너지 저장장치(ESS)가 장착된 충전 트럭을 호출해 전기를 충전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되면 소비자들의 충전소 방문을 줄일 수 있고, 필요에 따라 소비자가 다른 전기차 운전자에게 직접 전기를 팔 수도 있게 된다.

쌍용자동차(쌍용차)는 최근 국책과제로 개발 중인 전기자동차 무선 충전 플랫폼을 공개했다. 쌍용차 무선 충전 플랫폼은 61.5kWh 리튬이온 폴리머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코란도 이모션에 22kWh 무선충전 시스템을 적용한 것으로, 충전 완료까지 3시간가량 걸린다.

쌍용차는 충전 시간 단축 기술을 추가로 개발 중이며, 정차할 때뿐 아니라 주행 중에도 급전 선로를 이용해 충전할 수 있는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국내 전기차 충전기누적수와 주유소 개수 관련 그래프, /IBK투자증권 제공

완성차 업체를 제외한 대기업들도 앞다퉈 전기차 충전 인프라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LG전자는 연말 조직 개편을 진행하고 기업간 거래(B2B)를 담당하는 BS사업본부 산하에 EV충전사업담당을 신설했다. IT와 로봇 사업을 운영했던 기술력을 바탕으로 전기차 충전 솔루션을 개발할 계획이다.

또 LG전자는 GS에너지와 함께 지난 6월 전기차 충전 원천기술을 보유한 '애플망고'를 인수했다. LG전자가 지분 60%(60억 원), GS에너지와 GS네오텍이 각각 34%, 6%를 취득했다. 인수 가격은 100억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SK그룹은 전기차 충전 장비 업체 시그넷브이(현 SK시그넷)를 2930억 원(지분 55.5%)에 인수하며 전기차 충전사업에 본격 시동을 걸고 있다. 또 SK에너지도 SK렌터카와 함께 직영 주유소 부지에 전기차 충전소를 설치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단순히 전기차 충전 서비스만 제공하지 않고 부가서비스를 통해 추가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현욱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볼타(VOLTA)는 무료 충전을 기반으로 광고 비즈니스를 진행하고 있으며 리테일 매장, 병원 등에 충전기를 설치해 관련 타켓광고나 다양한 브랜딩 광고 노출하고 있다"면서 "전기차 충전기 공급 뿐만 아니라 제품총괄(CPO)로서 다양한 서비스를 출시하고 추가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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