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연말 정기인사 키워드…'리스크 관리' '재무강화'


DL그룹 "경영환경 극복… 변화·혁신 키워드로 인사 단행"
롯데지주 "박현철 대표, 각종 리스크 극복한 경영 전문가"

건설사들이 연말 정기인사에서 리스크 관리 전문가를 최전방에 배치했다. /이선화 기자

[더팩트ㅣ최지혜 기자] 건설업계가 불확실한 주택시장과 거시경제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경영 리스크 관리에 탁월한 전문가를 최전방에 배치하는 인사를 실시하고 있다. 경영 능력을 입증받은 전문가를 대표이사로 선임하고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조직을 유연화하는 등 준비태세를 취하는 모습이다.

7일 DL그룹에 따르면 회사는 2023년 정기인사를 통해 불투명한 경영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임원을 전면 배치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장기화와 이에 따른 건설자재 수급불안, 급격한 환율변동 등에 대처한다는 방침이다. DL이앤씨와 DL케미칼 등 주요 계열사를 포함한 전반적인 경영계 임원이 배치됐다.

DL그룹은 지난 1일 김종현 DL케미칼 대표이사 겸 DL 부회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올해 3월 DL케미칼 대표이사로 DL에 합류한 김 대표이사는 경영학 전문가로서 악화하는 경제상황의 대응력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DL케미칼 대표이사로서 M&A(인수‧합병)로 흡수한 크레이튼을 DL그룹에 성공적으로 안착시켰고 스페셜티 사업 역량을 강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DL건설은 지난달 주택사업과 경영혁신 분야에 능통한 곽수윤 부사장에게 신임 대표이사 자리를 맡겼다. 곽 대표이사는 2018년 DL건설의 전신인 고려개발의 대표이사 전무를, 지난 2020년 대림건설이 출범한 후에는 경영혁신본부장 전무를 맡았다.

DL그룹 관계자는 "불투명한 경영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변화와 혁신을 주도적으로 실행할 임원을 선순위로 배치했다"며 "업무에 대한 전문성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불확실성을 헤쳐 나갈 수 있는 인재를 임원으로 발탁했다"고 밝혔다.

롯데건설 신임 대표이사로 박현철(왼쪽) 롯데지주 경영개선실장이 내정됐다. 박 실장은 지주사에서 계열사의 경영지원을 도맡던 경영전문가다. /롯데건설 제공 및 최지혜 기자

최근 부동산 PF(프로젝파이낸싱) 불안과 금리인상으로 유동성 위기를 맞은 롯데건설은 신임 대표이사로 박현철 롯데지주 경영개선실장을 내정했다. 회사는 향후 이사회를 통해 박 실장을 대표이사로 정식 임명할 예정이다.

박현철 사장은 1985년 롯데건설에 입사해 롯데쇼핑 운영 담당 전부, 롯데물산 사업 총괄본부장(전무), 롯데물산 대표이사 부사장 등을 지낸 경영 전문가다. 2019년에는 롯데지주 경영개선실장(부사장)으로 옮겨 다음 해 사장에 올랐다. 경영개선실장 재임 당시엔 계열사의 경영을 지원하고 컨설팅하는 업무를 전담함으로써 리스크 대응을 도맡았다.

특히 롯데물산 대표이사 시절 각종 위기에 직면했던 롯데월드타워 건설을 도맡은 경영전략 전문가로 꼽힌다. 당시 안전문제와 싱크홀 등 재난문제로 구설수에 올랐던 롯데월드타워를 준공해낸 인물로, 롯데그룹 내에선 경영위기에 대처할 수 있는 전문가라는 인지도가 높다. 최근 유동상 위기에 빠진 롯데건설의 경영 변화를 도모하기 위한 인사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박 사장은 롯데그룹 본사 건설 당시 각종 리스크에 대응하며 성공적으로 완공해낸 인물로 꼽힌다"며 "지주사 경영개선실에서부터 롯데물산 대표이사를 역임하며 경영 전문가로서 대내외적 인지도를 쌓았다"라고 말했다.

대우건설도 최근 국내외 경영환경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는 정기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을 함께 단행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국내외 경영환경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기 위해 사업본부는 수주와 영업조직 중심으로 개편하고 공공영업 조직을 CEO 직속 편제로 배치했다"며 "정기 임원 인사에서는 대내외 불확실성에 맞서 소통능력과 실무를 두루 갖춘 인재들을 대거 발탁했다"고 설명했다.

전략기획본부와 재무관리본부를 포함한 8개 본부 전반의 보직인사와 함께 본부 내 실(室) 조직을 폐지해 조직 유연성과 신속한 의사결성 구조를 확립한다는 전략이다.

위기관리에 출중한 경영 전문가를 인력의 최전방에 배치하는 인사가 잇따라 나오는 것은 최근 침체하는 주택시장과 글로벌 수주환경 악화에 대응하기 위한 사전적 조치로 풀이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국내 분양시장 분위기가 급랭하고 있는데다, 최근 유가 상승으로 중동지역 발주량이 늘고있기는 하지만 그 외 지역을 고려하면 전반적인 해외수주 환경도 코로나19 확산 이후 대폭 개선된 것은 아니다"라며 "금리인상과 자재수급 등 전반적인 경제상황이 불확실한 점을 고려해 인사배치를 단행하고 있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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