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최문정 기자] 삼성에서 오너가 출신이 아닌 첫 여성 사장이 나왔다.
삼성전자는 5일 이영희 글로벌마케팅센터장(부사장)의 사장 승진인사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이 사장은 유니레버, 로레알 출신의 마케팅 전문가로 지난 2007년 삼성전자의 마케팅 담당 임원으로 발탁됐다. 이후 2012년 부사장으로 승진해 10년 간 근무했다.
이 사장은 삼성전자의 두 번째 여성 부사장으로, 2012년 승진해 그동안 삼성의 첫 여성 사장 후보로 거론돼 왔다. 특히 삼성전자의 휴대전화 브랜드를 '애니콜'에서 '갤럭시'로 바꿔낸 성과가 크다. 또한 팬덤 기반의 마케팅·브랜딩 전략을 가동하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갤럭시 브랜드를 각인시켰다는 평가다.
올해 9월에는 삼성전자가 폴더블폰 등 혁신적인 신제품을 선보일 때마다 '외계인을 납치해서 개발했다'는 유머 섞인 감탄에서 착안해 삼성전자에서 일하는 외계인 캐릭터인 '지누스마스(G∙NUSMAS)'를 버추얼 아바타로 공개하며 친근한 기업 이미지를 확립했다.
이 사장은 2013년 포브스 선정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최고 마케팅책임자' 2위로 선정됐다. 또한, 삼성전자가 지난 2016년 광고업계에서 권위가 높은 '칸 라이언즈' 국제광고제에서 역대 최다인 총 29개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이 사장은 이 해 국내 기업 중 최초로 '올해의 크리에이티브 마케터'로 선정됐다.
이 사장은 지난 2018년 회사 뉴스룸 기고글을 통해 "삼성전자는 글로벌 리더로서 '인간적이고 감성적인 브랜드'로 거듭나 고객에게 꿈을 주고, 사랑받는 브랜드로 성장하기 위해 전사적으로 힘을 모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이 사장은 2007년 삼성전자에 입사후 갤럭시 마케팅 성공 스토리를 만들고 삼성전자 브랜드 가치 제고에 크게 기여하는 성과를 거두며 고객 가치·경험 중심 회사로의 성장을 선도해 왔다"며 "사장 승진 후 고객 중심의 마케팅 혁신 등의 역량 발휘와 함께 삼성전자 최초의 여성 사장으로서 조직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아울러 "역량과 성과가 있는 여성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켜 여성인재들에게 성장 비전을 제시하고, 과감히 도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삼성전자는 이 사장을 포함한 사장 승진 7명, 위촉 업무 변경 2명 등 총 9명 규모의 2023년 정기 사장단 인사를 발표했다.
munn09@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