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주현웅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취임 후 첫 출장지로 아랍에미리트(UAE)로 향했다. 글로벌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중동 지역 첨단 제조업과 신재생에너지 등 신사업 육성에 속도를 더하려는 행보란 분석이 나온다.
4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이날 UAE의 수도 아부다비 방문을 위해 출국길에 올랐다. 구체적인 스케줄은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작년 출장 때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아부다비 대통령이 연 비공개 회의에 참석한 점에 비춰 비슷한 일정이란 전망이 크다.
무함마드 대통령은 왕세자 신분 때부터 연말마다 세계 각국의 정‧재계 실력자를 초청해 비공개 포럼을 개최해 왔다. 지난해 이 자리에 참석한 이 회장은 귀국 후 기자들과 만나 "글로벌 산업계의 미래를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들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밝힌 바 있다.
이 회장의 중동 방문은 꼭 1년 만이다. 이번 출장이 주목되는 이유는 삼성이 UAE 등 중동 시장 개척에 총력을 다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물산의 경우 두바이 부르즈칼리파 시공 참여했고, 삼성엔지니어링의 정유 플랜트 사업 등 UAE와 파트너십을 맺은 상태다.
특히 중동 시장은 5G와 반도체 등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의 주요한 협력 파트너로 부상 중이다. 아부다비의 경우 180억 달러(약 23조 원)를 투입해 스마트시티 프로젝트인 '마스다르 시티'를 건설 중이다. 이번 출장이 삼성의 프로젝트 협력 계기가 될지도 이목이 쏠린다.
이 회장과 무함마드 대통령의 인연은 특별하다. 2019년 아부다비와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을 번갈아 방문했다. 지난 5월 무함마드 대통령의 친형인 셰이크 할리파 빈 자예드 알 나흐얀 당시 대통령이 세상을 떠나자 이 회장은 한국 UAE 대사관 빈소를 찾아 조문하기도 했다.
지난달 방한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의 만남도 중동 시장을 향한 이 회장의 의지를 보여준다. 이때 회동에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 등 재계 총수들도 줄줄이 나섰다. 그만큼 중동은 중요한 시장이다.
재개 한 관계자는 "아부다디의 마스다르 시티뿐 아니라 사우디아라비아의 네옴시티 등으로 '제2의 중동붐'을 기대하는 시선도 적지 않다"며 "이 회장도 이번 출장에서 중동 주요 인사들과 만나 신사업 기회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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