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최문정 기자] 삼성전자가 '갤럭시탭S8' 시리즈를 포함한 총 7종의 태블릿의 출고가를 인상했다. 최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등 핵심 부품의 가격이 크게 상승한데다가, 태블릿 시장 전체의 역성장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수익성 확보를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2일 모바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날(1일) 갤럭시탭 제품군 가격을 기습인상했다. 이번 인상은 저가형 모델인 갤럭시탭A 시리즈, 중저가 모델인 갤럭시탭S라이트와 갤럭시탭FE 시리즈, 프리미엄 모델인 갤럭시탭S 시리즈 등 삼성전자 태블릿 전 라인업에 적용됐다.
제품별로 인상 가격을 살펴보면, 갤럭시탭 A시리즈(A7·A8)은 각각 3만8500원이 올랐다. 갤럭시탭S6라이트와 갤럭시탭S7SE는 각각 7만7000원과 11만원씩 올랐다.
프리미엄 제품군인 갤럭시탭S8 시리즈의 인상폭은 더욱 크다. 갤럭시탭S8과 S8플러스 모델은 동일하게 14만9600원이 올랐다. 최상위 모델인 갤럭시탭S8울트라 모델은 22만 원이 올랐다. 5G 데이터를 지원하면서 저장용량이 가장 큰 갤럭시탭S8 512GB 모델의 가격은 212만8500원에 달한다. 삼성전자의 태블릿 제품이 200만 원을 넘기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2일 일본 시장에서도 갤럭시탭 인상안을 발표했다. 일본의 경우, 갤럭시탭S플러스 모델은 8% 인상, 울트라 모델은 33%씩 큰 폭으로 가격이 올랐다. 다만, 일본에서의 가격 인상 적용 시점은 내년 1월 6일부터다.
모바일 업계에서는 이번 삼성전자 가격 인상 배경으로 최근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물가 상승과 핵심 부품인 AP 등의 가격 인상을 꼽고 있다. 삼성전자는 앞서 있었던 일본에서의 출고가 인상 배경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기 재택근무와 비대면 수업 등의 확산으로 큰 폭의 성장을 했던 태블릿 시장이 기저효과로 인해 성장이 둔화된 것도 가격 인상의 배경 중 하나로 거론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카날리스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글로벌 태블릿 출하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2% 줄어든 3532만 대로 추정된다. 태블릿 시장은 지난 2021년 3분기 이후 5분기 연속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히마니 무카 카날리스 애널리스트는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이후 태블릿 관련 수요는 줄어들고 있다"며 "거기에 거시경제의 압박이 커지면서 이러한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661만 대의 태블릿 출하량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8.3% 줄어든 수치다. 애플은 3분기에만 1438만 대의 태블릿을 출하하며 1위 자리를 지켰지만,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5.6% 줄었다.
태블릿 시장의 악재에 삼성전자가 단순히 제품 가격 인상뿐만 아니라 태블릿 신제품 '갤럭시S9' 시리즈 출시를 연기할 수도 있다는 분석도 제시되고 있다.
IT·모바일 분야 전문 외신인 샘모바일은 최근 보도를 통해 "올해 갤럭시탭 S8시리즈를 출시하는 등 매년 프리미엄 태블릿을 출시해 온 삼성전자가 내년에는 갤럭시탭S9 시리즈를 출시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샘 모바일은 "삼성이 갤럭시탭S9 시리즈 개발을 연기하면서 출시 역시 미뤄질 것"이라며 "최근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해 태블릿을 포함한 IT기기의 수요가 줄어든 것이 출시 지연의 이유"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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