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사모펀드] 한앤코, 1조6천억 SKC 필름사업 안고 '의기양양'


MBK파트너스, 메디트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

한상원 대표이사가 이끄는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가 SKC의 필름·가공사업 부문 인수의 종지부를 찍었다. /임영무 기자

[더팩트|윤정원 기자]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대표 한상원)가 SKC의 필름·가공사업 인수를 완료했다. 올해 국내 PEF 운용사가 진행한 바이아웃 인수거래 시장 최대 규모로, 한앤컴퍼니의 위상 역시 한층 올라갔다는 평가다.

◆ 한앤컴퍼니, SKC미래소재 지분 100% 인수 종지부

한앤컴퍼니는 지난 2일 SKC가 필름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설립한 SKC미래소재의 지분 100%를 인수하는 거래를 최종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한앤컴퍼니는 지난 6월 SKC의 필름·가공사업 지분 100%를 거래금액 1조6000억 원에 매매하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한앤컴퍼니는 인수 금융 부문에서 7% 초반대 금리로 자금 조달을 마쳤다.

SKC의 필름사업 부문은 디스플레이와 모바일, 반도체 등 첨단 IT기기와 산업용도로 쓰이는 필름 제품의 생산을 맡고 있다. SKC 필름사업 부문은 산업, 광학, 포장용 산업필름 생산 분야에서 생산량 기준 세계 4위를 차지한다. 지난해 기준 매출은 1조1319억 원, 영업이익은 689억 원을 기록했다. 한앤컴퍼니는 SKC 산업필름소재 사업의 경쟁력을 제고,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지속적으로 높여 나간다는 계획이다.

한앤컴퍼니 관계자는 "SKC 필름사업 인수 거래는 어려운 시기임에도 책임 있는 비즈니스에 대한 신뢰와 우호적인 투자 관계를 기반으로 한앤컴퍼니가 또 하나의 우량기업에 대한 투자를 완료했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며 "적극적 투자를 통한 친환경 기술 고도화, ESG 경영 강화 등으로 SKC 필름소재 사업의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더욱 높이고, 지속 가능한 성장 기업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앤컴퍼니는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도 우량기업에 대한 대규모 인수 거래를 다수 성사시키며 눈길을 끈 바 있다. 2020년 대한항공 기내식 사업 및 기내면세품 판매 사업부를 9906억 원 규모로 인수해 대한항공씨앤디를 출범했다. 같은 해 SK케미칼의 바이오에너지 사업부를 3825억 원에 인수, SK에코프라임이란 사명으로 친환경 에너지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올해는 아시아 최대 규모 15억 달러(약 2조 원)의 컨티뉴에이션 펀드 조성에도 성공했다.

◆ MBK파트너스, 메디트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PEF 운용사 MBK파트너스(회장 김병주)가 GS-칼라일 컨소시엄 등 글로벌 운용사를 제치고 3차원(3D) 치과용 구강스캐너 기술 기업 메디트 인수전의 최종 승자가 됐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메디트의 경영권을 보유한 유니슨캐피탈은 MBK파트너스를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정했다. MBK파트너스가 제시한 매각 금액은 2조 원대 중후반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GS-칼라일 컨소시엄이 약 3조 원을 제시했던 것과 비교하면 다소 낮아진 가격이다. 양측은 연내에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 뒤 내년 초 거래 종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새 주인을 맞게 된 메디트는 고려대 기계공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장민호 씨가 창업자다. 국내 PEF 유니슨캐피탈이 3년 전 지분 50%+1주를 약 3200억 원에 인수하며 주요 주주로 합류했다. 당시 주우식 전 삼성전자 부사장이 이끄는 신생 펀드(옐로씨매니지먼트)도 메디트 인수를 돕고자 펀드를 결성해 참여한 바 있다.

메디트는 유니슨캐피탈을 주주로 맞이한 뒤 발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메디트의 매출은 2019년 722억 원에서 지난해 1906억 원으로 뛰었다. 같은 기간 회사의 현금창출력을 뜻하는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367억 원에서 1039억 원으로 3배 가까이 불어났다. 현재 구강스캐너 시장에서 메디트는 전 세계 3위 수준의 점유율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 MBK파트너스, 마렐리 부실채권 대거 매입

MBK파트너스는 도이치뱅크 등과 손잡고 글로벌 자동차 부품사인 일본 마렐리의 부실채권 또한 대거 사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회생 절차가 진행 중인 마렐리 경영이 정상화될 경우 MBK파트너스는 대규모 차익 실현이 가능할 전망이다.

IB 업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는 최근 도이치뱅크를 비롯한 글로벌 IB·자산운용사 등 4개 대형 기관과 손잡고 마렐리 채권단이 시장에 내놓은 부실대출 채권을 13억 달러(약 1조7000억 원)에 매수했다. MBK 측은 이번 부실채권 투자에 필요한 자금을 지난해 조성한 18억 달러(약 2조3715억 원) 규모의 스페셜시추에이션 펀드를 통해 마련했다.

마렐리는 글로벌 PEF 운용사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가 최대주주로 있는 자동차 부품사다. KKR은 2016년 일본 닛산에서 자동차 부품사 칼소닉칸세이를 인수한 후 2019년 이탈리아 차 부품업체 마그네티 마렐리를 추가 인수·합병하면서 회사 이름을 마렐리로 바꿨다.

마렐리는 전 세계적으로 약 6만 명의 직원을 두고 있으며 아시아, 미주, 유럽 및 아프리카 전역에 170개 시설과 R&D센터가 있다. 지난 2019년에는 136억 유로(약 18조 원)의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마렐리는 지난 2월 지급불능 위험에 빠졌다. 부채 총액은 약 1조 엔(약 9조7208억 원) 규모다. 결국 마렐리는 지난 8월에 법원에 회생을 신청, 9월에 절차를 끝냈다.

MBK파트너스는 올해 인수합병(M&A) 시장의 대어로 꼽히는 3차원(3D) 치과용 구강스캐너 기술 기업 메디트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더팩트 DB

◆ LB PE, 전필규 신임 대표이사 선임

LB프라이빗에쿼티(PE)가 전필규 신임 대표이사를 선임했다. IB 업계에 따르면 LB PE는 지난달 30일 이사회를 열고 전필규 LB PE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시키는 동시에 대표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지난 5년간 LB PE를 이끈 남동규 대표의 퇴진도 확정됐다.

전 대표는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96년 12월 중앙종금에 입사했다. 이후 인수합병(M&A) 자문 부티크 등을 거쳐 2005년 우리투자증권에 입사해 자기자본(PI) 투자와 사모펀드(PEF) 운용을 맡았다. 전 대표가 LB인베스먼트 PE본부에 합류한 시점은 2013년 5월이다.

한편, LB PE는 지난 9월 2호 블라인드펀드를 완전 청산한 상태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現 하이브)와 에코프로비엠 등 세컨더리 투자 덕분에 2호 블라인드펀드의 순 내부수익률(NET IRR)은 54%에 달한다. 2호를 포함한 3개의 청산펀드는 누적 내부수익률(Gross IRR) 기준 32% 수준이다. 현재 운용 중인 3호 블라인드펀드 역시 소진 상태다.

전 대표는 내년 5000억 원 규모의 4호 블라인드펀드 조성 투진을 시작으로 그로쓰캐피탈·중소형 바이아웃 투자 분야에서 운용사의 위상을 높이는 데 속도를 낼 계획이다. 전 대표는 "내년에는 3호 펀드 포트폴리오 밸류업 작업에 집중도를 높이는 동시에 프로젝트펀드를 통한 투자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SG PE, 4450억 원 규모 블라인드 펀드 출범

PEF 운용사 SG프라이빗에쿼티(SG PE‧대표 최창해‧김양우‧임현성)가 신규 블라인드 펀드 결성에 성공했다. IB 업계에 의하면 SG PE는 지난달 30일 결성총회를 열고 4450억 원 규모로 4호 블라인드 펀드를 결성했다. 본래 목표로 했던 결성금액 6000억~7000억 원에는 미치지 못하는 금액이지만 출자자(LP) 모집 난이도가 상당히 높았던 상황을 고려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2012년 2월 출범한 SG PE는 강소기업을 전문으로 투자하는 PEF 운용사다. 주로 재무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에 투자하다가 지난 2020년부터는 바이아웃, 그로쓰 분야로 투자 외연을 확대해왔다.

SG PE는 △전기차(EV) 위탁생산사업(OEM) 업체 명신(550억 원) △바이오벤처 알테오젠(300억 원) △전기차 배터리용 안전장치 개발업체 신흥에스이씨(200억 원) △반도체 후공정(OSAT) 기업 네패스라웨(400억 원) △스포츠 중계 전문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스포티비(500억 원) △차량공유 쏘카(500억 원) △마제스티골프(600억 원) △드라마제작사 하이그라운드(100억 원) 등에 투자했다.

SG PE는 올해 상반기 굵직한 출자사업 최종 GP 명단에 수차례 이름을 올리며 펀드레이징 강자로서의 존재감을 입증하기도 했다. 산업은행-한국성장금융이 운영하는 뉴딜펀드 출자사업에 선정돼 1050억 원을 조달했고, 국민연금 출자사업에도 최종 GP로 이름을 올리면서 1780억 원을 추가했다. 이밖에도 수출입은행 출자사업을 따내 250억 원을 추가 모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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