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박경현 기자] 지난달 국내 시장에 처음으로 등장한 '만기매칭형 채권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자들의 수요가 급증하며 흥행하고 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만기매칭형 채권 ETF 8종이 지난달 22일 증시에 동시 상장됐다. 삼성자산운용(이하 브랜드명 KODEX)·KB자산운용(KBSTAR)·한국투자신탁운용(ACE)이 두 개, 미래에셋자산운용(TIGER)·NH아문디자산운용(HANARO)이 한 개의 ETF를 상장시켰다.
만기매칭형 채권 ETF는 일반적인 채권투자에 ETF를 활용하는 개념으로, 정해진 연도에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을 편입해 운용하고 만기가 되면 청산하는 구조를 지닌 상품이다. 즉, 투자자는 만기까지 채권이자 수익을 얻다가 기한이 되면 원금을 상환받게 되며 ETF는 함께 폐지되는 것이다.
기존에도 채권 ETF가 있었지만 투자자들은 시장 금리 변동에 따라 ETF가격의 차익을 보고 투자를 진행해야 했다. 청산 시기가 존재하지 않아 편입한 채권을 교체하며 만기를 늘리는 방식이다.
상장된 종목은 △KOEDX 23-12 국고채액티브 △HANARO 32-10 국고채액티브 △KODEX 23-12 은행채(AA+이상)액티브 △KBSTAR 23-11 회사채(AA-이상) 액티브 △ACE 23-12 회사채(AA-이상) 액티브 △TIGER 24-10 회사채(A+이상) 액티브 △ACE 24-12 회사채(AA-이상)액티브 △KBSTAR 25-11 회사채(AA-이상)액티브로 8종이다.
각각의 상품들은 모두 만기가 다르며 회사채, 은행채, 국고채 등 종류도 다르다. 셋 중 회사채 상품이 5~6%의 가장 높은 연간 기대수익률(YTM)을 보이며, 리스크도 회사채가 가장 높아 이 또한 종류별로 다르게 나타난다.
만기매칭형 채권 ETF의 출시 일주일이 지나면서 흥행 여부를 두고 운용사의 이목이 쏠렸다. 초기 거래량과 수요 등을 보고 향후 성패를 가늠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만기까지 보유해 수익률을 추구하는 구조기에 시간이 지날수록 수요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상장 7거래일째인 지난달 30일까지 8개 만기매칭형 채권 ETF 순자산합은 8400억 원가량을 기록했다. 출시 후 일주일 만에 순자산이 8000억 원을 돌파하자 운용사들은 기대 이상의 반응을 얻었다는 평가다.
그러나 상품별로는 투자자들의 수요도가 나뉘면서 운용사간 희비도 엇갈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순자산 규모 기준 투자자가 가장 많이 찾은 상품(지난달 30일 기준)은 삼성자산운용의 KODEX 23-12 은행채(AA+이상)액티브(2580억 원)다. 이어 KB자산운용의 KBSTAR 23-11 회사채(AA-이상) 액티브(1800억 원), KOEDX 23-12 국고채액티브(1504억 원)가 높았다. 이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24-10 회사채(A+이상) 액티브'(1105억 원) 순서로 나타났다.
KBSTAR 25-11 회사채(AA-이상)액티브(554억 원), NH아문디운용의 HANARO 32-10 국고채액티브(507억 원),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23-12 회사채(AA-이상) 액티브(287억 원), ACE 24-12 회사채(AA-이상)액티브(126억 원)과 비교해 대조적인 결과다.
최근 금리인상으로 채권 가격에 변동이 생겨 가격 리스크가 커진 데다, 증시 부진 지속으로 손실 위험이 적은 투자처를 찾는 투자자가 많아지고 있어 만기매칭형 채권 ETF의 인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채권 가격이 변동해도 만기까지 보유하면 채권의 약속된 원금을 상환해 주기 때문에 리스크가 최소화됐고, 채권 가격이 높아진다면 중도매매가 가능한 점도 메리트다"고 설명했다.
이어 "운용사별로 상품의 기대수익률이 고지돼있으나 투자자 성향에 따라 만기와 채권 종류를 살펴 투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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