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금 대출 나와도 내집마련 '첩첩산중'… 금리인상·DSR·고분양가 三重苦


10월 전국 분양가 전년比 10%↑
금융위 "DSR 3단계 유지할 것"

주택도시보증공사는 오는 21일부터 분양가 12억 원 이하 아파트의 중도금 대출을 승인한다고 17일 밝혔다.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올림픽파크 포레온) 공사현장. /더팩트 DB

[더팩트ㅣ최지혜 기자] 정부가 아파트 분양 시 중도금 대출 허용 범위를 기존 9억 원 이하에서 12억 원 이하로 높였지만 금리인상이 이어지는 데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규제가 잔존해 규제 완화에 따른 효과는 제한적일 전망이다. 설상가상으로 분양가는 오르는 추세라 국민평형으로 불리는 84㎡ 아파트마저 12억 원보다 높은 가격으로 공급되는 단지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17일 국토교통부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오는 21일부터 분양가 12억 원 이하 아파트의 중도금 대출이 가능해진다. HUG는 다음 주부터 중도금 대출을 신청하는 단지에 변경된 기준을 적용할 방침이다.

현재는 9억 원이 넘는 아파트를 분양받을 경우 중도금 대출이 나오지 않는다. 중도금은 통상 전체 분양가의 60%를 차지한다. 대출이 불가능할 경우 수분양자가 중도금을 현금으로 마련해야 한다. 정부는 최근 청약률이 떨어지고 미분양이 증가하는 상황을 고려해 중도금 대출 제한 기준선을 3억 원 높인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정부의 이같은 조치는 금리인상 기조와 분양가가 오르며 무색해졌다. HUG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최근 1년간 전국에서 신규로 분양된 민간아파트의 3.3㎡(평)당 평균 분양가격은 1505만 원으로 전월 대비 1.26%,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16% 올랐다. 같은 기간 수도권 아파트 분양가격도 2065만 원 수준으로 전년 동기보다 3.3% 상승했다.

실제로 전날 분양가가 확정된 강동구 둔촌주공은 ‘국민평형’으로 불리는 84㎡부터 중도금 대출이 막힐 예정이다. 강동구청은 조합에 3.3㎡당 분양가를 3829만 원으로 통보했다. 조합이 이를 수용할 경우 전용면적 84㎡ 아파트의 일반분양가는 13억~13억6000만 원으로 예상된다.

17일 기준 5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 상단은 연 7.17% 수준이다. 서울의 아파트 단지 모습. /최지혜 기자

금리가 오르며 청약 대기수요자들의 이자부담도 커졌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12일 사상 두 번째 빅 스텝을 밟으며 기준금리는 3.00%로 올라섰다. 이날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연 5.27~7.17%로, 지난달 24일(4.75~6.58%) 이후 약 3주 만에 금리 상·하단이 모두 0.5%포인트 이상 올랐다.

DSR규제도 유지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0일 부동산 관계 장관회의에서 각종 대출 규제를 완화하더라도 DSR 규제는 현행대로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DSR은 차주의 소득 대비 갚아야 할 원리금의 비율을 의미한다. 지난 7월부터 차주의 총대출액이 1억 원 이상일 경우 연간 원리금 상환액이 연 소득의 40%(제2금융권 50%)를 넘지 못하도록 하는 DSR 규제(3단계)가 적용되고 있다. 중도금과 잔금 대출은 모두 DSR 규제에 포함된다.

전문가들은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 이자 부담이 커지며 정부의 규제완화 효과가 제한적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위원은 "현재는 대출한도보다는 단지 자체의 입지나 분양가의 매력도 등에 따라 수요자들이 청약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도 높은 수준의 이자가 향후 더 높아질 수 있는 상황인데다, 집값이 더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도 짙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또 중도금 납부 이후 잔금대출을 이용하더라도 모두 DSR에 포함돼 개인별로 대출 여건이 크게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며 "최근 이어지는 규제완화 조치들은 차후에 경제 전반의 여건이 개설될 경우 긍정적인 효과를 낼 수 있겠으나 당장 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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