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 인재 양성 무관심?…BGF·코리아세븐, 여성임원 '0명'


업계 '자녀 돌봄' 여성의 몫 인식 큰 탓

편의점업계 여성임원 수(사외이사 제외)를 살펴본 결과 BGF리테일과 코리아세븐에는 여성임원이 단 1명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더팩트 DB

[더팩트|이중삼 기자] 국내 편의점업계 여성임원 수(사외이사 제외)를 살펴본 결과 BGF리테일(CU)과 코리아세븐(세븐일레븐)에는 여성임원이 단 1명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은 5명이었다. 업계에서는 '자녀 돌봄'이 여전히 여성의 몫으로 인식되는 부분을 꼽았다. 사외이사는 회사의 경영진에 속하지 않는 이사로 제외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BGF리테일은 올해 9월 30일 기준으로 임원 20명 모두가 남성이다. 코리아세븐도 같은 기준일로 총 16명의 임원 중 여성임원은 없었다. 유일하게 GS리테일에서 총 36명의 임원 중 5명을 찾아볼 수 있었다. 일반 직원도 남성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BGF리테일의 남성 직원 수는 2004명인데 여성 직원은 고작 787명이었다. 코리아세븐도 남성 직원 1709명, 여성 743명에 불과했다. GS리테일 역시 남성 1945명, 여성 665명으로 나타났다. 전반적으로 편의점업계에서 여성임원을 비롯한 여성 직원 수가 현저히 적었다.

이를 두고 17일 업계 관계자는 "직장 내 여성 리더 육성에 노력을 기울이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으나 돌봄 부담을 최대한 낮추는 정책적 지원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가능하다고 본다"며 "결국 유리천장 해소와 성인지적 관점의 도입을 위해서는 여성임원의 비율이 높아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기업 경쟁력과 중장기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인재 육성 차원에서 여성임원은 꼭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3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발표한 '여성관리자패널조사'에 따르면 여성 관리자가 남성 관리자보다 자녀 돌봄에 더 시간을 쏟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비교적 커리어를 성공적으로 이어가고 있는 여성 관리자조차 독박육아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남성 관리자의 하루 평균 자녀 돌봄 시간은 2.5시간인 데 비해 여성 관리자는 3.7시간으로 약 1.5배였다.

배우자의 돌봄 시간을 비교하면 차이는 더 극명해진다. 남성 관리자 배우자의 자녀 돌봄 시간은 4.7시간, 반대로는 2.4시간이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관계자는 "성공적으로 경력을 유지하고 있는 여성 관리자도 돌봄 부담에서 자유롭지 않다"며 "돌봄 부담은 가정과 일의 갈등을 높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생산가능인구의 감소를 직면한 우리나라에서 여성 인적 자본의 적절한 활용은 국가적으로 매우 중요한 문제다"며 "돌봄 부담을 최대한 낮추는 정책적 지원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지난 3월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발표한 'OECD 유리천장지수'에서 한국은 조사대상 29개국 중 꼴찌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로써 10년 연속 최하위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유리천장지수는 OECD 회원국 38개 국가 중 29개 국가의 △성별 임금격차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 △기업 내 여성 관리직 및 임원 비율 △남녀 육아휴직 현황 등의 항목을 각 나라 현황을 종합해 산출한 지수다.

BGF리테일이 올해 발표한 '2022 지속가능 경영보고서'를 보면 "BGF리테일은 유능한 여성 인재가 능력을 충분히 발휘해 차세대 리더로 성장하고 롤 모델이 될 수 있도록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여성인력 비율 관련해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있지는 않으나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 여성임원이 0명이라는 것을 보면 BGF리테일의 유능한 여성 인재의 차세대 리더 만들기 노력은 임원까지는 작동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GS리테일의 가장 최근 자료인 '2021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는 "임직원 채용과 인사정책에서의 성평등을 보장하고 여성들이 살기 좋은 사회를 만드는데 기여하겠다"는 문구만 있을 뿐 여성임원 확대 방안 또는 여성 인재 양성 등 구체적인 실행 방안에 대한 내용은 없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관계자는 "우리나라 유리천장지수는 OECD 국가 중 10년 연속 최하위에 머무르고 있다"며 "여성이 자신의 역량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사회적 여건과 노동환경 조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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