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윳값 인상에 '밀크플레이션' 우려…빵·커피 또 오르나


"원부자재 가격 상승 등 인상 요인 많다"

서울우유를 비롯한 매일유업, 남양유업 등 국내 주요 유업체가 오는 17일부터 우유 가격 인상에 나선다. /이선영 기자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서울우유를 비롯한 매일유업, 남양유업 등 국내 주요 유업체가 오는 17일부터 우유 가격 인상에 나선다. 이에 일각에서는 아이스크림·빵·커피 등 우유를 사용하는 제품 가격이 연쇄적으로 오르는 '밀크플레이션(밀크+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관련 업계에서는 우유 가격 인상분이 제품 가격에 반영되기까지는 어느 정도 시일이 걸릴 것이라면서도 원부자재 가격 상승 부담 등 다른 요인으로 인한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16일 유업계에 따르면 서울우유협동조합(서울우유)은 오는 17일부터 우유 제품의 가격을 평균 6% 인상한다. 서울우유의 대표 제품인 흰 우유1L(리터)의 가격은 6.6% 오른다. 이로써 대형마트 기준 2710원이었던 서울우유 흰 우유 1L 소비자가는 2800원 후반대로 형성될 전망이다.

매일유업도 17일부터 흰 우유 제품 출고가를 기존보다 8%가량 올린다. 가공유 출고가는 기존보다 10% 수준으로 인상할 방침이다.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매일유업 흰 우유 제품(900mL 기준) 가격은 기존 2610원에서 2860원으로 250원(9.57%) 인상될 예정이다.

남양유업 역시 흰 우유의 제품 출고가를 평균 8%, 가공유 제품의 출고가를 평균 7% 올릴 예정이다. 남양유업의 대표 제품인 맛있는우유GT(900mL)는 기존 2600원 중반대에서 2800원 후반대로 상향 조정된다.

유업계 빅3가 잇달아 가격을 인상하면서 동원F&B도 17일부터 우유 제품 가격을 평균 5% 올린다. 빙그레도 11월 중순부터 바나나맛우유, 요플레, 닥터캡슐 등 총 7개의 유제품 가격을 평균 14% 올리기로 결정했다.

유업계에서는 이번 가격 인상 요인으로 원유 기본 가격 인상과 원부자재 비용 증가 등을 꼽았다. 유업체 관계자는 "원유 기본가격 인상 결정과 원부자재 가격, 물류비, 제조경비 인상 등으로 인한 비용 증가로 불가피하게 결정했다"고 말했다.

앞서 낙농진흥회는 지난 3일 원유 기본 가격을 L당 49원씩 올리기로 결정했다. 다만 올해의 경우 원유가격 인상 시점이 늦어진 것을 고려해 L당 3원씩 추가 지급해 실질적으로는 L당 52원을 인상하기로 했다.

오는 17일부터 우유 소비자가격이 오르게 되면서 우유를 주로 사용하는 빵, 아이스크림, 커피 등 식품의 가격 인상 압박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선영 기자

오는 17일부터 우유 소비자가격이 오르게 되면서 우유를 주로 사용하는 빵, 아이스크림, 커피 등 식품의 가격 인상 압박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따라 우유 가격의 변화가 전체 물가의 인상을 불러오는 밀크플레이션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관련 업계에서는 우유 가격 인상분이 제품 가격에 반영되기까지는 어느 정도 시일이 걸릴 것이라면서도 원부자재 가격 상승 부담 등 다른 요인으로 인한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한 제과업체 관계자는 "원유가격 인상에 따른 정확한 원가 부담률을 예측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현재 다각도로 원가 절감 방안을 검토하고 있고 현재로서는 인상 계획 없이 감당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제과업체 관계자는 "우유 가격 인상이 빵 가격에 반영되기까지는 조금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우유 가격 인상이 제품 가격 인상 요인 중 하나일 수는 있으나 원부자재 가격 상승 등 많은 인상 요인이 있다"고 전했다.

커피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현재 인상 계획은 없으나 추이를 지켜보는 중이다. 최근 이디야커피는 이달 1일부터 음료 90종 중 57종의 가격을 200원부터 700원까지 올린다고 발표했으나 일부 가맹점주들의 반발로 가격 조정을 잠정 보류했다. 이디야커피 관계자는 "기존에 발효했던 것처럼 연내 가격 인상 예정이었으나 현재 보류 중인 상황이고 가격 인상 시점은 미정"이라고 말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이번 원유 가격 인상은 2013년 원유 가격 연동제 시행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인 만큼 관련 제품 가격 인상이 연쇄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스타벅스의 경우 지난해 우윳값이 인상된 지 약 3개월 만인 지난 1월부터 우유가 들어가는 카페라떼를 비롯한 46종 음료 가격을 최대 400원 올렸다. 할리스, 투썸플레이스, 커피빈코리아, 탐앤탐스, 폴바셋, 엔제리너스, 커피빈 등 주요 프랜차이즈가 일제히 가격을 올렸다.

특히 커피빈의 경우 올해 2월과 5월 두 차례에 걸쳐 제품 가격을 상향 조정했다. 이에 다른 업체들도 우유 가격 인상에 따라 '연 2회 가격 인상'에 동참할 가능성이 크다는 시각도 있다. 커피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현재 인상 계획은 없으며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seonyeo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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