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김태환 기자] 코로나19 펜데믹으로 인한 규제가 완화되고 원·달러 환율 상승세가 다소 진정되면서 저가항공사의 실적 회복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국제 여행객이 늘면서 수익성이 개선되고, 항공기 리스 비용 등에서 환차손이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이다.
16일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에 따르면 지난 10월 한 달간 국제선 여객 수는 250만8357명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250만 명을 돌파했다.
국제선 여객 수는 올해 1월 35만8000여명 수준이었지만 4월 65만 명, 6월 127만9000명, 7월184만4775명 등 지속 증가해 8월 211만5364명으로 올해 처음 200만 명을 돌파했다. 하지만 9월에는 192만3452명으로 되레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달러 강세가 나타나면서 환율에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이 여행을 미뤘기 때문으로 관측된다.
항공업계에서는 10월 다시 국제선 여행객이 상승세로 전환한 것 역시 환율 때문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최근에는 중국 시장에서 이탈한 외국인 자금이 국내로 유입되는 '차이나 런' 현상이 나타나면서 원·달러 환율이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실제 15일 오후 2시30분 기준 원·달러 환율은 1317.20원으로 전일 대비 12.80원(-0.96%) 하락했다. 지난달 초 환율이 1430원 대였음을 감안하면 무려 100원 가까이 하락한 셈이다.
이처럼 환율이 안정세에 접어들고, 국제선 여행객이 늘어나자 저가항공사들의 실적 회복이 본격화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최근 항공업계는 3분기 실적에서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과 저가항공사의 실적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대한항공은 3분기 별도 기준 매출액 3조6684억 원, 영업이익 8392억 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5%, 91% 증가했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3분기 매출액 1조5249억 원, 영업이익 229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2%, 영업이익은 43.1% 늘었다.
반면 저가항공사들은 영업손실의 늪을 아직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다. 올 3분기 기준 제주항공은 영업손실이 616억 원, 진에어는 영업손실 174억 원, 에어부산은 181억 원 집계됐다.
실제 제주항공은 코로나19 여파로 줄었던 여행수요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매출은 대폭 늘었지만 고환율 여파로 손실폭을 크게 줄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진에어 역시 환율 인상과 고유가, 코로나19 재확산 등 어려운 환경으로 인해 흑자 전환이 다소 늦춰졌다는 의견을 냈다.
저가항공사 대부분 환차손에 의한 손실이 컸던 만큼, 환율이 안정화되는 기조와 더불어 국제선 여객 회복 수요가 이어진다면 흑자 전환이 앞당겨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최근에는 저가항공사들이 코로나19 규제 완화에 따른 일본 노선 증편과 더불어 중국 노선도 확충을 서두르고 있다. 제주항공은 하얼빈 노선을 오는 18일부터 주 1회 일정으로 재운항하고 옌진 노선도 2년 9개월 만에 재개했다. 티웨이항공은 다음 달부터 심양 노선을 재개할 예정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일본 입국 규제 완화 등에 따른 여행 수요 증가로 저가항공사들이 국제선 여객 중심으로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면서 "여객 수요 증가에 맞춰 국제선 공급 확대가 늘어나는만큼, 흑자 전환 시점도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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