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박경현 기자] 증권사의 3분기 실적이 속속 발표되는 가운데 크게는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80% 넘게 하락한 곳도 나타나고 있다. 최근 거래대금 감소와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자금난 우려 등에 국내 증권사에 위기가 지속됐지만 3분기 이후부터는 저점 매수에 나설 타이밍이란 조언도 나온다.
15일 금융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대신증권, 교보증권, 다올투자증권, 한양증권, 유진투자증권, 부국증권 등 증권사가 3분기 실적을 공시했다.
올해 급격하게 이어진 금리인상 기조와 업황 악화의 여파로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80%가량 하락한 증권사가 속출했다.
대신증권은 3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영업이익이 23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1.7% 감소했다고 전날 공시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382억 원으로 60.9% 줄었다.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2523억 원으로 전년 대비 69.2% 감소했다. 누적 당기순이익은 2009억 원으로 65.3% 줄었다.
같은 날 유진투자증권은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3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1.03% 줄었다고 공시를 통해 밝혔다. 같은 기간 영업수익(매출)은 5837억 원으로 83.99% 늘었다.
한양증권도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익이 전년 동기 대비 78.25% 감소한 약 54억 원으로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3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80.1% 줄어든 34억 원이다. 3분기 연결 누적 영업이익은 371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1.7% 줄었고, 누적 순이익은 25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1.8% 감소했다.
지난 11일 실적을 공시한 이베스트투자증권도 3분기 영업이익이 약 9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3% 줄어든 실적을 기록했다.
전날 부국증권은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142억 원으로 전년 대비 61% 감소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3055억 원으로 전년보다 62% 늘었고 당기순이익은 96억 원으로 64.7% 줄었다.
교보증권은 연결기준 3분기 영업이익이 305억 원으로 전년 대비 42.5%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조6890억 원으로 전년비 140.5% 늘었다.
다올투자증권은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13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 감소했다. 3분기 순이익은 20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5% 줄었다. 3분기 연결 누적 영업이익은 1324억 원으로 전년 보다 35.5% 증가했고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16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 줄었다.
올해 3분기까지 증권사들의 실적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지만 업계에선 향후 실적이 반등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최근 이어진 미국발 증시 훈풍 영향으로 투심이 커지고 있는 데다 내년부터는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익 개선이 전망되고 있다. 금리가 하락할 경우 채권 운용 관련 회복폭이 커질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긴축 속도를 늦춰 시장금리가 하락하면 올해 내내 이슈였던 채권평가 손실이 거꾸로 이익으로 돌아간다"며 "부동산 익스포저도 손실이 확정되면 추가 우려는 소멸한다는 점에 따라 내년에는 올해 대비 실적 개선이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가의 경우 저점 매수에 나설 시기라는 조언도 나오고 있다. 증권사들이 올해 3분기까지 꾸준히 약화된 실적을 보여 증권주 주가가 바닥을 친 데다, 중소형사의 경우 최근 정부 등의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매입 확대로 숨통이 트였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 11일 증권주는 코스피지수의 상승세와 함께 일제히 오름세를 나타내며 반등하기 시작했다. 키움증권(+7.93%), 한양증권(+4.71%), 삼성증권(+4.48%), 한화투자증권(+4.39%), 메리츠증권(+3.73%), DB금융투자(+3.59%), 미래에셋증권(+3.50%)등 다수 증권사가 상승하며 마쳤다.
정 연구원은 "당국의 개입으로 흑자 도산 가능성이 해소됐고 부동산 익스포저 전체가 부실화할 가능성은 제한적이기 때문에 장기적 관점에서 매수하기 좋은 가격대"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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