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저, 흥행 청신호 켰지만…비싸진 몸값 두고 갑론을박


풀체인지로 트림별 가격 최소 200만 원 상승
풀옵션시 5000만 원 '훌쩍'
고금리로 할부 부담 확대…신차 할부금리 10%도 전망

현대자동차가 공식 출시한 플래그십 세단 디 올 뉴 그랜저가 사전 대기자만 10만9000명이 몰리는 등 흥행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은 디 올 뉴 그랜저의 전면부 모습. 미래지향적 디자인의 끊김없이 연결된 수평형 LED 램프(Seamless Horizon Lamp)가 인상적이다. /현대자동차 제공

[더팩트 | 김태환 기자] 현대자동차(현대차)가 14일 내놓은 플래그십 세단 '디 올 뉴 그랜저'가 역대급 사전계약 건수를 기록하며 흥행 청신호를 제대로 켰다. 그러나 신차에 붙은 가격표를 두고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 등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높아진 금리에 신차 할부 이자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하이브리드 모델 기준 풀옵션 선택시 5000만 원 후반대까지 가격이 오르자 '너무 비싸다'는 평가도 나온다.

15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전날 출시된 '디 올 뉴 그랜저'의 가격은 차량 트림과 옵션 구성에 따르 최소 3785만 원에서 최대 5754만 원까지 가격이 책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2.5 가솔린의 경우 3785만~5240만 원, 3.5 가솔린 4035만~5490만 원이며 AWD 선택시에는 4255만~5710만 원의 가격이 형성된다. 3.5 LPi의 경우 3935만~5120만 원, 하이브리드는 4458만~5813만 원의 가격이 형성된다.

주요 옵션으로는 파노라마 선루프 120만 원, 헤드업 디스플레이 100만 원, 10.25인치 풀터치 공조 컨트롤러 등을 포함한 옵션인 '플래티넘' 130만 원, 서라운드 뷰 모니터 등이 포함된 '파킹 어시스트' 145만 원, 전자식 4륜구동(HTRAC) 222만 원 등이다.

그랜저 가격은 이전 세대인 IG보다 전반적으로 500만 원 가량 가격이 상승했다. 기존 2019년식 그랜저 2.4 가솔린은 3112만 원에서 시작한 반면 디 올 뉴 그랜저는 3785만 원으로 673만 원 가격이 올랐다. IG 3.0 가솔린이 3495만 원이었지만, 디 올 뉴 그랜저 3.5 가솔린은 3966만 원으로 561만 원 올랐다.

이전모델 IG 3.3 가솔린의 판매 가격은 4270만 원이다. 디 올 뉴 그랜저 3.5 AWD의 기본 가격은 4186만 원으로 오히려 84만 원 저렴했다. 다만, 풀옵션을 선택할 경우는 얘기가 달라진다. IG 3.3 가솔린은 선택옵션이 파노라마 선루프와 헤드업 디스플레이 두개 뿐이지만, 디 올 뉴 그랜저 3.5 AWD는 여기에 플래티넘과 파킹 어시스트가 추가된다. 모든 옵션을 선택할 경우 IG 3.3 가솔린은 4476만 원, 디 올 뉴 그랜저 3.5 AWD는 4681만 원으로 205만 원 더 비싸진다.

이처럼 기존 그랜저보다 신형 그랜저의 가격이 높아지면서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일부 소비자들은 최근 자동차업체들의 가격책정을 보면 풀체인지나 페이스리프트 수준이 아니라 연식변경만 돼도 100만 원 가량 가격이 상승하는 점을 고려했을 때, 풀체인지에 200만~600 만 원 가격 상승은 합리적이라는 의견이다. 비싼건 사실이지만 '형제차'인 기아 K8과 비교했을 때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옵션이나 스펙이 훨씬 좋아 오히려 가격경쟁력이 높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현대자동차가 14일 7세대 그랜저 모델 디 올 뉴 그랜저를 공개하고 본격 판매에 돌입했다. /현대자동차 제공

반면, 부정적인 입장은 신차 출고가 지연되는 현재 시점에서 기다릴수록 손해가 커지고, 현대차그룹의 고급브랜드 '제네시스'나 수입차량들과 가격차가 크지 않다는 지적이다. 실제 제네시스 'G80'의 경우 2.5가솔린 터보 AWD 모델 기준으로 5507만 원부터 시작한다. 실제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5000만 원을 주고 그랜저를 살 바에는 조금 더 보태 제네시스 G80을 사고 말겠다"는 의견도 나온다.

여기에 차량할부 이자에 대한 부담도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인플레이션 우려에 따라 세계적으로 기준금리가 대폭 인상되면서 차량 할부 이자도 대폭 상승했다.

현대캐피탈 차량 구매프로그램에 따르면 차량 구매 이후 내년부터 비용을 지급하는 무이자 거치 프로모션(모빌리티 할부형)의 경우 3개월 이자 0% 이후 57개월간 6.8%의 이자, 6개월 간 0%에 54개월 간 7.5%의 이자가 책정된다. 모빌리티 할부형(표준형)은 36개월 5.9%, 48개월 6.0%, 60개월 6.1%이다. 향후 금리 상승 기조가 지금처럼 지속된다면 연 10%대 이자도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캐스퍼(5.1~6.9%)와 쏘나타·넥쏘(4.9~5.1%)는 5%대 전용할부 프로그램이 있지만 그랜저의 경우 당분간 전용 프로모션이나 할인 계획이 없는 상태다.

다만, 디 올 뉴 그랜저의 경우 이미 10만9000여 명의 대기 수요를 확보할만큼, 소비자들의 수요가 높아 당분간 판매 우려 걱정은 없을 것이란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현대차는 올해 말까지 1만1000대, 오는 2023년까지 11만9000여 대를 판매해 내년 말까지 총 13만 대를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준대형차의 경우 기본트림에도 일정 수준 이상의 옵션이 제공되기 때문에 반드시 '풀옵션'을 선택할 필요성은 떨어진다"라면서 "모든 사양을 다 적용했을 때 지난 모델보다 가격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며, 최근 자동차 할부 이자 상승이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디 올 뉴 그랜저는 기존 IG과 비교해 고급사양을 기본화한 부분들이 많이 반영돼 가격이 상승한 것"이라며 "최고급 사양의 모든 옵션을 선택하는 소비자도 있지만 그렇지 않아도 그랜저의 상품성을 충분히 느낄수 있기에 고객들의 선택에 따라 합리적인 가격을 책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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