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이중삼 기자] 정부가 내년 전기요금을 올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한국전력(한전)이 올해 3분기 누적 21조8342억 원의 사상 최악의 적자를 낸 가운데 전기료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판단 내렸다.
13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내년 전기료 책정을 위한 논의를 시작했다.
정부는 전기료 중 연말 최근 1년치 발전 연료 가격을 바탕으로 책정하는 기준연료비 인상을 논의하고 있다. 지난해 연말에도 올해 기준연료비를 1킬로와트시(㎾h)당 9.8원을 올리기로 하고 올해 4월과 10월 4.9원/㎾h씩 반영한 바 있다.
연료비 조정단가도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 한전은 지난 3분기 연료비 조정단가를 연간 최대 인상 한도인 ㎾h당 5원 인상했다. 당초 업계에선 올 4분기에 연간 인상 한도 자체를 10원으로 손봐 연료비 조정단가를 추가 인상할 수 있다고 예상했으나 정부가 고물가 상황을 고려해 보류했다.
올해 기준연료비와 연료비 조정단가 등이 올라가며 전기료 전반이 상승했으나 한전의 적자 상황 개선은 요원하다. 한전이 올해 1~3분기 기록한 누적 영업손실은 21조8342억원으로 지난해 1년간의 영업손실(5조8542억원)의 3.7배에 달했다.
올해 세 차례에 걸친 약 20% 수준의 전기료 인상과 고강도 구조조정 노력에도 2~3배 치솟은 발전연료비 상승 부담을 만회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 추세라면 올해 연간 영업손실은 30조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정부는 이르면 12월부터 내년 2월까지 3개월 한시로 한전이 발전사에서 전력을 사들이는 기준가격(SMP·계통한계가격)에 상한을 두는 SMP 상한제 시범도입을 추진하는 등 한전 적자 완화에 총력전을 펼칠 방침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현재 국제 에너지값과 한전의 적자 상황을 고려하면 내년 전기요금 인상 자체는 불가피하다"며 "관계부처와 협의해 인상 폭과 강도에 대해 구체적 조정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