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비즈토크<상>] "예약만 8만 대"…7세대 그랜저 인기 돌풍 비결은?


새로운 그랜저 풀체인지 모델이 6년 만에 출시

현대자동차가 14일 7세대 그랜저 모델 디 올 뉴 그랜저를 미디어에 공개하고 본격 판매에 돌입한다. /현대자동차 제공

경제는 먹고사는 일과 관련된 분야입니다. 한 나라의 경제가 발전하면 국민의 삶의 질이 높아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지요. [TF비즈토크]는 갈수록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경제 분야를 취재하는 기자들이 모여 한 주간 흥미로운 취재 뒷이야기들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만든 코너입니다. 우리 경제 이면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사건들을 들여다보기 위해 현장을 누비고 있는 <더팩트> 성강현·최승진·장병문·서재근·황원영·이성락·김태환·윤정원·문수연·이중삼·정소양·박경현·최문정·최지혜·이선영 기자가 나섰습니다. 지난 한 주 동안 미처 기사에 담지 못한 경제계 취재 뒷이야기를 지금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더팩트|정리=문수연 기자] 입동이 지난 뒤에도 포근한 가을날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 주 경제계에도 활기찬 소식이 곳곳에서 들려왔습니다. 먼저 금융권에서는 예상치를 밑돈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화제였는데요. CPI 발표 이후 뉴욕증시가 상승한 데 이어 코스피와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도 일제히 상승 마감하며 국내증시도 오랜만에 웃음을 지었습니다.

유통업계에서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구단주로 있는 프로야구 SSG랜더스가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했습니다. 정용진 부회장의 '신세계 유니버스' 전략이 우승을 이끌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자동차업계에서는 현대차의 7세대 그랜저가 관심을 한 몸에 받았습니다. 파격의 디자인과 사전예약을 받지 않는 전례가 없는 마케팅 방식이 화제가 됐는데요. 이번 7세대 신형 그랜저 출시로 현대차가 위기를 돌파할 수 있을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디 올 뉴 그랜저의 실내는 1980년대 그랜저를 통해 선보인 실내공간을 보다 입체적으로 디자인한 것이 특징이다. /현대차 제공

◆ 디자인부터 노(No)사전예약까지 '관심 집중' 7세대 그랜저, 현대차 자존심 지킬까

-오는 14일 새로운 그랜저 풀체인지 모델이 6년 만에 출시됩니다. 디자인에 대한 '호불호'부터 사전예약을 받지 않는 이례적인 마케팅 방식까지 소비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현대자동차의 플래그십 세단 7세대 '디 올 뉴 그랜저'가 14일 미디어에 공개되고 본격 판매에 돌입합니다. 현대차는 지난달 19일 신형 모델의 디자인을 최초로 공개했는데요. 그랜저가 첫 출시된 1986년 모델의 헤리티지(정신)를 계승한 디자인 아이덴터티(정체성)로 주목받았습니다. 당시부터 그랜저는 '성공한 사람이 타는 차'라는 이미지가 형성됐습니다. 한 때 "어떻게 지내냐는 질문에 '그랜저'로 답했습니다."라는 그랜저 광고 카피가 유행하기도 했는데요. 성공한 사람이 그랜저를 탄다는 것을 전면에 내세울만큼, 현대차도 모델에 대한 자부심이 큽니다. 새로운 '디 올 뉴 그랜저'는 △배기량 2.5리터 GDI 가솔린 엔진 △3.5리터 GDI 가솔린 엔진 △1.6리터 가솔린 터보 하이브리드 △3.5리터 LPi 엔진 등 4개의 모델로 출시됩니다.

-그런데 이번 7세대 그랜저 디자인에 대해 소비자들의 반응이 극과 극으로 나뉘어졌다고 들었습니다.

맞습니다. 칭찬하는 소비자는 찬사를 보냈지만, 비판하는 소비자들은 그랜저 느낌이 나지 않는다고 하는데요. 회사 측 설명을 빌리자면, 그랜저의 외장 디자인은 과거 1세대 헤리티지를 기반으로 미래 모빌리티의 대전환을 표현하는 특별한 디자인 감성과 하이테크 디테일을 가미했습니다. 전면부에는 하나로 '끊김없이 연결된 수평형 램프'와 강렬한 느낌을 선사하는 통합형 그릴을 탑재했습니다. 이 수평형 램프는 승합차 모델인 '스타리아'와 패밀리룩을 이루는데, 여기에 불만인 소비자가 꽤 많습니다.

-일각에서는 "단순히 스타리아를 위에서 눌러서 납작하게 만든 게 아니냐"며 성의없는 디자인이라 평하기도 했습니다.

반면 디자인을 극찬하는 소비자들도 많은데요. 볼륨감 있는 차체와 전조등 위 수평 램프부터 후방 테일 램프까지 이어지는 모습이 조화를 이룬다는 의견도 많았습니다. 내부 디자인에 대해서는 모두 호평 일색인데요. 도어트림과 대시보드의 전면부에 '앰비언트 무드램프'가 장착됐으며 섬세하고 한국다운 느낌으로 디자인된 패턴을 넣어 편안함을 선사한다는 평이 많습니다. 계기판부터 내비게이션까지 이어지는 큰 화면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번엔 사전계약도 안받았는데요. 당장 계약한다면 차량을 빨리 인수할 수 있을까요?

어렵습니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터라 대기 기간이 필요합니다. 특히, 이번에 현대차는 7세대 '디 올 뉴 그랜저'의 사전계약을 받지 않기로 했습니다. 특정 모델에 대한 대기 수요를 분산시키고 차량 선택의 폭을 넓히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는데요. 즉, 그랜저 사전계약을 안받아서 다른 차도 좀 사도록 유도하겠다는 전략입니다. 그럼에도 벌써 신형 그랜저 대기수요가 무려 8만3000명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사실상 분산 효과가 없는 셈입니다. 14일 미디어에 공개한 뒤 판매를 본격화하면 수요는 더욱 몰릴 것으로 전망됩니다. 일각에서는 지금 당장 주문해도 최소 1년은 기다려야 할 것이라 보고 있습니다.

-인기가 많은 비결이 무엇인가요

우선 큰 차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한국은 수입차 시장에서도 메르세데스 벤츠의 대형차 라인인 'E클래스' 판매량이 본고장 독일이나 대형차를 선호하는 미국보다도 많은 나라입니다. 최근에는 '회장님차' 이미지를 제네시스 브랜드의 'G90', 'G80'이 가져가면서 그랜저에 대한 소비자 접근성도 개선됐습니다. '범접하기 어려운' 고급차에서 '접근 가능한 준대형차'로 이미지가 바뀌면서, 판매량도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최근 5년 연속 현대차의 '베스트셀링카'로 선정될 정도입니다. 3세대 그랜저XG는 31만1251대, 4세대 그랜저TG는 40만6798대, 5세대 그랜저HG는 51만5142대, 바로 이전 모델인 6세대 그랜저는 64만8700여대가 팔렸습니다. 세대를 거듭할수록 약 10만 대씩 판매량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네. 최근 전 세계에서 경기 침체 현상이 나타나면서 자동차를 구매할 여력도 떨어질 것이란 우려가 큰데요. 이번 7세대 신형 그랜저 출시로 현대차가 위기를 돌파할 수 있을지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하>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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