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정소양 기자]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이 일찌감치 연임 포기 의사를 밝힌 가운데 차기 행장에 대한 후보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윤종원 기업은행장의 임기는 내년 1월 2일 만료된다.
2020년 취임한 윤종원 행장은 기업은행을 최대 실적으로 이끄는 등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기업은행의 올해 3분기 누적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2조22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7% 증가했다. 이는 역대 최고 분기 실적이다. 수익성지표인 순이자마진(NIM) 역시 같은 기간 1.49%에서 1.83%로 약진했다.
특히 윤 행장은 설립 취지인 중소기업 금융지원에도 힘썼다는 평가를 받는다. 3분기까지 총 217조7000억 원을 중소기업에 지원했는데 이는 지난해 전체(203조 원)를 넘어선 수치다. 시장점유율 역시 22.8%로 지난해 수준을 유지했다.
실적 등만 놓고 본다면 윤종원 행장의 '연임'은 무리가 없어 보이지만, 가능성은 낮다. 윤 행장 역시 일찌감치 연임 포기 의사를 밝혔다.
◆'관 출신' 정은보·'내부 출신' 최현숙 등 거론
이에 따라 윤종원 행장 뒤를 이을 후보군으로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정은보 전 금융감독원장, 최현숙 IBK캐피탈 대표 등이 거론된다.
먼저 1961년생인 정은보 전 금감원장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행정고시 출신인 정은보 전 원장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에서 석사까지 밟은 뒤, 미국 오하이오주립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금융·경제 전문가로 손꼽히는 인물로, 과거 금감원장 시절 친(親)시장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다만 정 전 원장이 차기 기업은행장으로 올 경우 노조의 반발이 예상된다. 앞서 차기 행장으로 정은보 전 원장의 이름이 거론되자 기업은행 노조는 지난달 14일 "관료 출신 낙하산이자 부적격 인사"라고 반대 성명을 냈다. 노조 측은 정은보 전 원장의 임명을 강행할 경우 지난 2020년 윤종원 행장 임명 시 출근을 저지했던 투쟁이 재현될 것이라고 예고도 한 상황이다.
내부 인사로는 최현숙 IBK캐피탈 대표가 거론된다.
1963년생인 최현숙 대표는 1986년 기업은행에 입행 후 학동역지점장과 인력개발부장, 여신관리부장, 강서·제주지역본부장 등을 거쳤다. 지난 2020년부터는 IBK캐피탈을 이끌고 있다.
일각에서는 IBK 계열사 인사가 최대 8개월째 미뤄지는 것을 두고 최현숙 대표를 차기 행장 자리에 앉히기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뒷말도 나온다. 전직보다는 현직이 후보로서 더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최현숙 대표는 지난 3월 19일 임기가 끝났지만, 아직까지 인사가 나지 않았다.
이와 관련 기업은행 관계자는 "윤종원 행장이 전 직원에게 메일을 보내 연임 의사가 없다고 밝힌 만큼 수장은 바뀔 것으로 보인다"라면서도 "내부에서는 (기업은행장) 하마평에 대해 알 수 있는 것이 없다"라고 말을 아꼈다.
이외에도 도규상 전 금융위 부위원장, 이찬우 전 금감원 수석부원장, 김성태 기업은행 전무이사 등이 거론되고 있다.
한편, IBK기업은행장은 중소기업은행법 제26조에 따라 금융위원회 위원장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