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김태환 기자]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지속하면서 HMM의 3분기 실적에도 경고등이 들어올 것으로 전망된다. 해상운임 하락으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내년 실적도 부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상황. 글로벌 해운사들이 종합물류기업으로 변신을 시도하는 것처럼 HMM도 체질개선이 필요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예상한 HMM의 3분기 컨센서스(실적 전망 평균치)에 따르면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액 4조6120억 원, 영업이익 2조5501억 원을 낼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14.83%, 12.30% 증가했지만 이는 전 분기(매출 5조340억 원, 영업이익 2조9371억 원)보다 부진한 성적이다.
3분기 매출 감소가 전망되는 것은 세계 경기 침체 우려가 지속되면서 해운사 주수입원인 해상운임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해상운송 항로의 운임 수준을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달 말 기준 연중 최저치인 1697.65를 기록했다. 이는 올해 1월 5109.60p와 비교해 무려 66.8% 급감한 것이다.
SCFI는 경기 선행 지표로도 활용되는데, 운임 지수 하락은 사실상 세계 경기가 침체기에 접어들었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결국 해운사들의 물동량이 줄어들게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 때문에 최근 글로벌 대형 해운사들이 해생운송뿐만 아니라 물류의 모든 과정을 책임지는 종합물류 기업으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세계 최대 해운사 중 하나인 머스크는 지난 2018년 10월 향후 5개년 계획으로 비해운부문을 확장하는 '앞서간다(Stay Ahead)' 전략을 발표했다. 이 사업 전략에 따라 머스크는 오는 2023년까지 해양부문과 비해양부문 사업비율을 5:5로 동등하게 구축하고, 물류사업부문을 기존 15%에서 25%까지 끌어올리기로 했다.
이에 따라 물류자회사인 담코와 머스크 물류부문을 통합하고, 육상운송을 비롯한 포워딩시장까지 M&A를 통해 사업방향을 확장하고 있다.
세계 선복량 1위인 스위스의 MSC는 올해 4월 볼로레 로지스틱스의 아프리카부문을 인수했으며, 오는 2023년부터 항공물류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고 선언했다.
HMM은 지난 7월 전략 자산에 15조 원을 투자한다는 중장기 투자 전략을 발표했다. 해당 전략에 따르면 선사·친환경 연료·종합물류 등 사업 다각화를 위해 5 조원의 자금을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HMM이 종합물류기업으로 전환은 신중하게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진기 HMM 총괄부사장은 전략 발표 당시 "현재 유럽선사들은 육·해·공을 연결한 종합물류기업으로, 아시아 선사들은 정통 해운에만 집중하고 있는데, 이들 각각은 리스크를 가지고 있다"면서 "트렌드가 종합물류기업으로 간다면 그렇게 할 수 있도록 뒤처지지 않게 준비를 할 것이고, 해운으로 가면 이에 맞춰가려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부사장은 "선박위주로 갈 것이냐, 해운위주로 갈 것이냐에 대한 시장의 패턴에 리딩을 해야 하는데, 여기저기 리스크는 있다"면서 "유럽에서 추구하는 종합물류가 됐든, 아시아가 추구하는 해운업에 집중하는 방향이 됐든, 기본적인 베이스를 셋업해 놓고 트렌드에 맞춰가려 한다"고 덧붙였다.
당장 실적을 보완하는 장치로는 '벌크 부문 늘리기'다. 벌크 운송은 10~25년 장기계약을 맺는 경우가 많아 안정적인 이익 확보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2000년대 초 HMM의 벌크사업부는 드라이 벌크 전용선, 탱커선, 부정기선을 운영했는데 당시 컨테이너와 벌크 부문의 매출액은 5 대 5로 균형을 이뤘지만, 최근에는 4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해운사 관계자는 "컨테이너 부문은 경기 침체 우려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벌크 부문은 유럽의 러시아 석유제품 대체 수입 등 수요 회복과 공급 개선으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운임을 나타낼 수 있다"면서 "HMM이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부분을 보완한다면 실적 하락세를 최대한 방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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