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문수연 기자] 국내 보톡스 업체가 무더기로 제조업무정지 처분을 받은 가운데 이들이 법적 대응에 나서면서 갈등 장기화가 예상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식약처는 지난 1일 제테마, 한국비엠아이, 한국비엔씨의 보툴리눔 제제 3개 제품에 품목허가 취소와 제조 업무 정지 6개월 처분을 내렸다.
세 회사는 국가출하승인을 받지 않고 수출용 보툴리눔 제제를 국내에 판매해 적발됐으며 국가출하승인 위반 품목은 제테마 '제테마더톡신주100IU'(수출용), 한국비엠아이 '하이톡스주100단위'(수출용), 한국비엔씨 '비에녹스주'(수출용)다.
이에 제테마는 "이번 식약처의 행정처분 조치는 제테마의 제조 수출환경이 앞선 다른 기업들과는 다름에도 불구하고 동일한 잣대를 적용해 받게 된 부당한 처분"이라며 즉각 대응에 나섰다.
이어 "해당 제품은 2020년 6월 식약처로부터 수출용 허가를 받은 톡신 의약품으로 전량 해외수출하고 있고, 또한 국내 임상 3상시험이 진행인 제품으로 식약처가 주장하는 국가출하승인은 근본적으로 받을 수 없을 뿐 아니라 약사법 위반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제테마의 제품은 국내에 유통된 사실이 전혀 없고, 해외에 전량 수출되었다는 점을 밝힘으로써 국민의 건강에 위험을 야기한 사실이 없다는 점 등을 적극 소명했으나 식약처는 약사법을 무리하게 확장 및 확대 해석해 무리한 처분을 한 점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행정처분에 대한 즉각적인 법적 절차를 진행했고, 정식 국내허가를 위한 임상진행 역시 차질이 없도록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국비엔씨도 "당사 비에녹스주는 수출용으로 생산 허가된 의약품이므로 의약품 등의 안전에 관한 규칙 제63조에 따라 국가출하승인의약품의 범위에 해당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식약처는 이를 국가출하승인을 받지 않고 국내에 판매한 것으로 판단해 회수 등 명령과 행정처분을 사전통지했다"며 "이에 대한 이의신청과 처분 집행정지 및 행정처분 취소소송 등을 제기하고, 모든 법적 절차를 통해 당사와 주주의 이익을 보호하겠다"라고 밝혔다.
이어 "보툴리눔 톡신 제제를 제조 및 판매하는 대다수 국내 기업들 역시 해외 수출용 의약품에 대해서는 국가출하승인 절차 없이 오랜 기간 판매하고 있다"며 "식약처가 국내 유통돼 사용된 적이 없는 한국비엔씨의 수출용 의약품에 대해 약사법 위반 행정처분을 사전통지한 이번 조치는 명백히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한국비엠아이도 식약처의 행정처분에 법적 대응이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이들 업체는 공통적으로 국내 기업이 수출용 의약품에 대해서는 국가출하 승인 절차를 받지 않고 판매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상당수 제조사는 보툴리놈 톡신을 간접 수출하고 있는데, 수출을 위해 국내 도매업체에 유통한 것을 판매라고 보면 안 된다는 입장이다.
반면 식약처는 수출 전용으로 허가받은 의약품을 도매업체에 판매하는 것도 국내 판매로 봤다. 또한 약사법에 따라 중간 업체에게 수수료를 지불하는 등 금전적인 거래를 할 경우 국내 판매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식약처와 보톡스 업체들이 수출 방식을 두고 의견 대립을 벌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지난 2020년 메디톡스, 2021년 휴젤, 파마리서치바이오도 국가출하승인을 받지 않은 보툴리눔 톡신을 국내에 판매한 혐의로 품목허가 취소 처분을 받았으며 이들도 법적 대응을 진행하고 있다.
식약처는 "필요에 따라 후속 조치를 검토할 예정"이라며 "행정절차법에 따라 청문, 의견 제출 절차를 거친 뒤 최종 처분을 내릴 예정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