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성장률 1%대까지 떨어진다"…수출·내수·고용 '위태'


하나금융경영연구소, 내년 성장률 1.8% 전망
"내년 세계 경제 전망 악화…상반기 특히 어려울 것"

7일 각 기관 등에 따르면 최근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내년 성장률을 1.8%로 전망했다. /더팩트 DB

[더팩트ㅣ박경현 기자] 고금리·고환율·고물가 위기가 심화하자 각종 경제 지표도 어두워지고 있다. 경제계 민간 기관과 경제 전문가들은 내년 한국 경제 성장률이 2% 선을 밑돌 것으로 보고 있다.

7일 각 기관 등에 따르면 최근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내년 성장률을 1.8%로 전망했다. 대신증권(1.6%), 국경제연구원(1.9%),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Fitch·1.9%) 등 국내외 민간 경제·금융기관은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대로 제시했다. 국제통화기금(IMF·2.0%), 경제협력개발기구(OECD·2.2%), 아시아개발은행(ADB·2.3%) 등 국제기구들은 2%대 초반에 머물 것으로 예측했다.

또한 한국은행은 2.1%,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3%를 전망했다. KDI는 오는 10일 '2022년 하반기 경제전망'을 발표하며 기존 전망치를 낮출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방역 조치 해제로 소비가 늘어나는) '리오프닝 효과'가 소멸되고 고물가·고금리 여파, 경제심리 부진 등으로 성장 둔화가 불가피하다"며 "글로벌 통화긴축 강화와 해외수요 위축 등에 따른 수출 여건 악화도 국내 경제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1%대 성장률은 지난 1998년 외환위기 때의 -5.1%,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의 0.8%,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때의 -0.7% 등을 제외하고 가장 낮은 성장률이다.

내년 경제 위축 전망의 주된 이유 중 하나는 수출의 악화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액은 524억8000만 달러(약 75조 원)로 전년 동기 대비 5.7% 줄었다. 같은 기간 수입액은 591억8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9.9% 증가했다. 수출액에서 수입액을 뺀 무역수지는 67억 달러로 4월 이후 7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이른바 '차이나런'(해외 투자 자본과 기업의 중국 이탈)과 코로나19 봉쇄조치 영향에 한국 수출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 경제의 불확실성이 큰 것도 변수로 꼽힌다.

또한 국제유가가 배럴당 90달러대를 유지하는 등 에너지 가격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무역수지 적자가 상당기간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내수 환경도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물가는 올해 7월 6.3%로 정점을 찍었을 가능성이 나오지만, 유가 등 원자잿값은 여전히 높은 가격 수준이다. 개인 서비스 같은 근원적인 물가의 오름세도 여전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에 따라 한국의 금리 인상 압박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물가 상승으로 가계의 실질 구매력 감소와 대출금리 부담 상승으로 인해 그간 한국 경제를 떠받쳐온 소비도 타격을 받게 된다. 이는 고용지표 악화로 이어질 전망이다. KDI는 취업자 수 증가 폭이 올해 79만1000명에서 내년에는 8만4000명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부 역시 올해보다 내년에 경제가 어려워지고 성장률도 내려갈 것으로 보고 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앞서 여러 차례 '내년에는 경제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추 부총리는 지난달 31일 기재부 간부회의에서 "내년 세계 경제 전망이 악화하면서 우리 경제의 엄중한 상황도 지속될 것"이라며 "특히 내년 상반기는 더욱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비상한 각오로 대응해달라"고 말했다.

pk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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