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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정리=정소양 기자]
◆ 재계, '이태원 참사' 애도 물결…안전한 사회 위한 기부행렬도
-재계 소식을 들어보겠습니다. 기업들도 지난달 29일 발생한 '이태원 참사' 추모 분위기를 이어갔는데요. 삼성전자는 지난 3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이태원 참사를 언급했습니다.
-삼성전자는 지난 3일 경기도 용인시 삼성전자 인재개발원 서천연수원에서 6년 만에 임시 주주총회를 열었습니다. 이날 안건은 허은녕 서울대 교수와 유명희 전 산업통상자원부 통섭교섭본부장을 회사의 사외이사로 각각 선임하는 것이었습니다.
삼성전자는 주총에 앞서 이태원 참사에 따른 희생자를 추모하며 짧게 묵념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주총장에 참석한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경계현 사장 등 주요 경영진을 비롯해 50여 명의 주주들도 이에 기꺼이 동참했습니다. 주총 현장을 안내하는 임직원들은 어두운 색의 복장과 검정 마스크를 착용하며 엄숙한 분위기를 이어갔습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오는 5일까지 국가애도기간이기는 하지만, 현재 공석인 사외이사 2명을 선임하는 회사 경영 사항에 주요 내용이라 예정대로 주총을 진행했다"면서 "다만, 애도기간임을 고려해 엄숙하고 차분하게 치렀다"고 설명했습니다.
이태원 참사를 계기로 우리 사회의 안전망에 대한 반성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더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기업들의 기부행렬도 이어졌다고 하는데요?
-네. 먼저 재계 서열 1위 삼성은 지난 3일 임시 주총 이후 사외이사 선임 공시를 내면서 사단법인 전국재해구호협회에 성금 40억 원을 기부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습니다. 삼성전자 외에도 삼성물산과 삼성생명 등 주요 계열사 7곳도 이태원 참사 희생자와 유가족을 지원하고, 사회안전시스템 구축을 위해 10억 원의 성금을 모아 재해구호협회에 기부한다고 밝혔습니다.
현대중공업그룹도 같은 날 이태원 참사 관련 지원을 위해 사용해달라며 10억 원을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에 기탁했습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이번 성금이 이태원 참사 피해자들의 지원과 심리치료, 그리고 안전교육을 포함한 사회 안전망 구축에 활용되길 바란다는 뜻을 전했습니다.
이 밖에도 SK와 LG그룹 등 주요 그룹에서도 성금 기부 등의 방안에 관해 검토 중입니다.
IT업계에서도 이태원 참사 추모 열기가 이어졌습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각각 온라인 추모 공간을 마련했습니다.
네이버는 네이버 메인화면 오른쪽 상단과 모바일앱 검색창 상단에 검은 추모리본 이미지와 함께 '깊이 애도합니다'는 문구를 표시하고 있습니다. 카카오 역시 다음 포털 메인 화면 오른쪽 상단과 카카오톡 더보기탭 하단 '카카오나우'를 통해 이태원 참사 추모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 푸르밀 재매각 논의도 흐지부지? "사측 교섭 진정성 없어"
-마지막으로 유통업계 소식 들어보겠습니다. 45년의 업력을 가진 유제품 전문기업 푸르밀이 이달 30일 사업종료를 앞두고 있는데 막바지까지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4일에는 푸르밀 노사가 회사 매각과 상생방안을 논의하는 3차 교섭이 있었다면서요.
-네. 이날 현장에는 푸르밀의 매각 재추진이 성사될지가 주요 관심사였습니다. 소식을 듣기 위해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에 있는 푸르밀 접견실에는 수많은 취재진이 몰렸는데요. 노사는 푸르밀 본사에서 3시간 넘게 논의했지만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습니다.
-이날 매각이 재추진될 가능성에 대한 얘기는 있었나요?
-노조에 따르면 신동환 대표는 재매각을 진행 중이지만 여전히 업체를 밝힐 수 없다고 밝혔는데요. 회사 측이 3차 교섭을 앞두고 대리점주들과 직속 낙농가 등에는 예정대로 사업을 종료한다고 알리면서 회사 매각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는 추측이 나왔습니다.
김성곤 노조위원장은 "사측은 직원 50% 구조조정안을 제시했지만, 노조는 30% 선으로 낮추는 안을 제안했다"면서 "다음 주 중 이에 대한 답변을 내놓기로 했다. 사측에서 14일 추가 교섭을 진행하자고 했으나 진정성이 없다고 생각해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그렇군요. 다음 주 중에 다시 얘기가 나오겠네요. 푸르밀의 사업 종료 소식에 유통업계는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나요?
-유통업계에서는 유업체들이 제2의 푸르밀이 되지 않기 위한 새로운 시장 전략을 모색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저출산에 따른 시장 축소, 대체우유 시장 확대 등으로 유업계는 어려운 현실을 마주하고 있다는 입장인데요. 2026년 1월부터는 자유무역협정(FTA) 일정에 따라 수입 우유에 매기는 관세도 사라집니다.
특히 푸르밀과 같이 자체 브랜드의 경쟁력이 낮은 중소 유업체들은 대형마트나 편의점 등 유통업체로부터 의뢰받아 생산하는 OEM(주문자상표제작납품) 매출 비중이 큰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유업체 관계자는 "자체 경쟁력이 부족한 중소업체들은 마진이 적은 OEM의 매출 비중이 높아 만성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우유나 특정 유제품에 한정돼있는 포트폴리오라면 경기 불황이 왔을 때 큰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 건강기능식 등 다른 사업에 투자해 사업 다각화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유업체들의 사업 다각화가 필요하겠네요. 그런데 교섭이 길어지면서 과거 신동환 대표의 '소통' 관련 발언 내용이 재조명되고 있다면서요?
-네. 신 대표는 과거 한 언론 인터뷰에서 피규어 수백 개를 회사 곳곳에 전시해놓은 이유가 경직되지 않은 분위기에서 직원들과 소통하기 위해서라고 밝혔습니다. 푸르밀 본사 내 신동환 대표의 집무실과 회의실, 직원들의 휴게 공간 곳곳에는 수백 점의 피규어가 전시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정작 신 대표는 일반 직원들과 이번 해고 통보와 관련해 일절 얘기를 나누지 않아 소통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이에 일부 직원들은 "오너가 경영에는 관심이 없고 온통 개인 취미 생활에만 매진하고 있다"면서 "우리가 회사에 전시된 피규어보다 못한 존재냐"며 울분을 토하기도 했죠.
여기에 그동안 경영 악화에 따른 임금 삭감과 공장 인원 축소를 감내한 직원들은 정작 신준호 회장의 급여는 그대로이고 심지어 올해 초 퇴사하면서 퇴직금 30억 원까지 챙겼다는 것이 알려져 충격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한순간에 직장을 잃을 푸르밀 직원들의 상실감과 허탈감이 클 것 같은데요. 아무쪼록 노사가 이른 시일 안에 상생방안을 도출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