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김태환 기자]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이 지난달 필리핀 세부공항에서 항공기가 활주로를 이탈하는 '오버런 사태'와 두 차례 발생한 회항 사태에 대해 사과했다. 또 문제가 발생한 에어버스 330 항공기에 대한 특별 안전 점검을 실시하고, 내년에 항공기를 비롯한 기자재 현대화를 위해 약 1조5000억 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김포공항에서 11개 국적 항공사 최고경영자(CEO)가 참석한 가운데 국토교통부의 '항공안전 비상대책 점검회의'가 열렸다.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은 "필리핀 세부공항에서 대한항공 항공기가 오버런하는 상황이 발생했다"면서 "당시 탑승했던 승객과 승무원, 가족 친지분, 대한항공을 아껴주신 고객 여러분들께 큰 심려를 끼쳐드렸던 점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사과했다.

지난 10월 23일 필리핀 세부공항에서는 162명의 승객과 11명의 승무원을 태운 대한항공의 에어버스 330 항공기가 활주로를 이탈하는 오버런하는 사고가 나타났다. 기체가 심하게 손상되고, 세부공항 운영에도 상당한 차질을 빚었지만 다행히 부상자는 없었다.

이외에도 대한항공의 에어버스330 항공기는 두 차례 엔진에 문제가 발생해 회항하는 사고도 나타났다. 지난달 30일 인천에서 호주로 향하던 대한항공 여객기가 이륙 후 엔진 이상이 감지돼 인천공항으로 회항했으며, 지난 7월에는 튀르키예(터키) 이스탄불을 출발해 인천공항으로 향하던 에어버스330이 엔진에 문제가 생겨 회항했다.

우기홍 사장은 "(대한항공은) 최근의 세부공항 활주로 오버런을 비롯해 두차례 회항한 건이 발생한 상황을 매우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다시 한번 완벽한 안전운항체계 확보가 회사의 최우선 과제임을 전 임직원이 공감하고, 회사 전반에 걸쳐 안전저해요인을 철저히 분석하고 점검하여 개선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를위해 대한항공은 A330 기종에 대해 전면적인 특별 안전점검을 시행한다. A330 기단은특별점검을 위해 순차적으로 그라운드(Ground) 시켜서 정밀 점검을 실시할 예정이다. 현재 대한항공이 보유하고 있는 A330 기재 30대 중 6대는 퇴역이 예정돼 있다. 나머지 항공기들을 5대씩 나누어 집중 점검할 계획이다.

또, 외부 전문기관으로부터 안전관리시스템과 안전운항체계에 대해 객관적으로 점검받기로 했다. 실제 대한항공은 지난 9월 23일부터 해외지역 20개 공항에 대해 지상조업 등 안전부문과 서비스 부문에 대한 집중 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이를통해, 재개장으로 인한 운항편 증가와 재운항을 대비해 안전운항에 필요한 사항은 즉시 조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대한항공은 항공기 현대화를 위해 2028년까지 총 90대의 신형기를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도입되는 항공기는 B787-9 10대, B787-10 20대, B737-8 30대, A321neo 30대 등이다. 신형기 도입함으로 기존 B777-200ER 6대와 A330 6대는 순차적으로 퇴역시킬 예정이다.

대한항공은 내년 기재 현대화를 위해 항공기 1조4000억 원, 엔진 640억 원 등 약 1조5000여 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며, 정비부문에서도 스페어(여분) 엔진 확보와 사업량회복에 대비한 선제적인 정비부품 도입을 위해 약 40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영종도에 1만5000평 규모의 신규 엔진공장 건설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오는 2025년까지 약 50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해당 엔진공장이 완공되면 현재 능력의 약 2배 반에 이르는, 연간 300대의 엔진을 자체 정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된다.

올해 대한항공은 항공기, 엔진, 시뮬레이터 도입을 위해 약 5400여 억 원을 투자했다.

이와 함께 운항, 정비, 객실, 운송 등 안전과 직결된 인력의 확보와 교육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여객 국제선 사업량이 2019년 대비 약 58% 정도 회복 됐으며, 운항·정비·운송 등의 인력은 전원 현업에 복귀한 상태다. 올해 안으로 운항승무원 100명, 내년 120명을 확보해 필요 인력을 충분하게 채용할 계획이다.

휴업에서 복귀하는 직원들에 대해서는 공백기를 고려해 철저한 교육훈련을 통해 안전능력을 갖춘 후에 업무에 투입시킬 예정이다.

우 사장은 "대한항공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재개장 과정에서도 욕심내거나 서두르지 않고, 먼저 안전운항체제부터 완벽하게 갖준 이후에 운항을 재개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kimthin@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