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박경현 기자]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의 시가총액이 약 2년 반 만에 1조 달러가 붕괴됐다.
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주식시장에서 아마존 주가는 전거래일대비 5.6% 급락한 96.7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주가는 5거래일 연속 하락 중이며 아마존의 시총은 9870억 달러(약 1400조7500억 원)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아마존 시총이 1조 달러를 밑돈 것은 지난 2020년 4월 이후 처음이다. 이로써 아마존은 31개월 만에 시가총액 '1조 달러(1420조 원) 클럽'에서 탈락했다.
아마존은 온라인 수요 확대에 따라 급등했던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기간 동안의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지난해 7월 기술주 랠리 등에 힘입어 시총이 1조8800억 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던 것과 비교해 절반 가까이 줄어든 것이다.
아마존 주가는 올 들어서만 42% 급락했다. 이는 45% 폭락했던 2008년 이후 최대 낙폭이다. 같은 기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가 각각 19.1%, 30.4% 하락한 것과 비교해도 크게 부진한 모습이다.
아마존은 또한 시총 1조 달러 클럽에 속한 애플(-15.16%), 마이크로소프트(-32.16%), 알파벳(-37.54%)보다도 낙폭이 크다. 주요 빅테크와 비교하면 유일하게 메타(-72%)만이 아마존보다 나쁜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아마존의 주가 급락은 지난주 발표된 3분기 실적과 4분기 실적 전망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아마존은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올해 4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2~8%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애널리스트들이 전망한 1551억5000만 달러(220조 원)에 크게 못미치는 못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캐시카우(현금창출원) 역할을 하는 아마존웹서비스(AWS) 매출은 올 3분기 27.5% 증가에 그쳐 2014년 이후 8년 만에 가장 낮았다.
CNBC는 "아마존은 올해 다른 빅테크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경기침체 우려, 인플레이션, 금리 인상에 따른 자금조달 비용 증가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며 "또 소비자들이 온라인 쇼핑에서 오프라인 매장으로 복귀하기 시작하면서 아마존은 팬데믹 기간 대폭 늘렸던 (온라인) 사업 규모를 축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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