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박경현 기자] 3년 5개월 동안 주권 매매 거래가 정지됐던 코스닥 상장사 코오롱티슈진의 거래가 오늘(25일)부터 재개된다.
전날 한국거래소는 기업심사위원회(기심위)와 코스닥시장위원회(시장위)를 열어 심의한 결과 코오롱티슈진의 상장 유지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코오롱티슈진은 미국에서 임상 3상 중이던 골관절염 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인보사)' 성분을 허위 기재한 혐의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이 됨에 따라 지난 2019년 5월 거래가 정지됐다. 연골을 재생시키는 형질전환세포가 애초 인가받은 연골유래세포가 아닌 신장유래세포인 것으로 밝혀져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로부터 품목허가 취소 결정을 받았다.
이에 2019년 8월 거래소 기심위가 코오롱티슈진에 대해 상장폐지 결정을 내렸고, 이듬해 10월 시장위가 1년의 개선기간을 부여했다. 이후 올해 2월 시장위에서 속개 결정이 났다.
이와 별도로 2020년 7월 전 임원의 27억 원 규모 횡령·배임이 발생하며 코오롱티슈진에 대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추가됐다. 지난해 8월 기심위가 개선기간 1년을 부여했고, 올해 8월 말 개선기간이 종료됐다.
회사는 인보사 사태와 관련해 올해 1월 마지막 개선계획 이행내역서를 제출했다. 지난달 23일에는 임직원의 횡령·배임으로 인해 발생한 상장폐지 사유에 대해 개선계획 이행내역서를 제출했다.
거래소 시장위는 전날 상장유지 여부 심의에서 인보사의 임상 3상 시험 관련 자금 조달 계획을 중점적으로 논의했다. 코오롱은 코오롱티슈진의 임상 재원 확보를 위해 내년 4월까지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3000만 달러(약 432억 원)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힌 상태다. 코오롱티슈진은 또한 지난해 12월과 올해 8월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743억 원을 조달했고 지난달에는 330억 원 규모의 전환사채(CB)도 발행했다.
임보사의 임상도 재개했다. 코오롱티슈진은 2020년 4월 미국 FDA로부터 인보사의 임상보류를 해제받아 작년 12월 임상 3상 환자 투약을 재개했고, 같은 달 적응증을 고관절 골관절염까지 확대하는 임상 2상을 FDA로부터 승인받았다.
기심위에서 들여다 본 횡령·배임건의 경우 아직 형사사건의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그러나 횡령·배임 금액이 자기자본대비 적었다(20억 원)는 점이 상장 유지에 영향을 미쳤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이에 거래소가 기업의 내부 통제와 영업의 지속성 등에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봤다는 평가다.
코오롱티슈진이 거래 재개에 나서면서 이날 주가 흐름에 시선이 모인다. 앞서 2년 5개월 만에 주식 거래를 재개한 신라젠은 2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지만 4거래일째부터 반락해 현재는 거래정지 이전보다 낮은 수준(1만1000원대)으로 주가가 하락한 상태다.
거래 정지 직전 코오롱티슈진의 주가는 8010원이었다. 이날 거래 재개 직전 30분 동안 8010원의 50~200%(4005~1만6020원) 범위 내에서 호가를 접수해 기준가를 새로 정한다.
업계는 회사가 순조로운 임상을 진행하고 있는데 더해 연구개발을 위한 자금 수혈에 끊임없이 나서고 있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강하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투약된 환자가 굉장히 많았는데 부작용 사례가 없었다"며 "해외에서 임상을 진행한 점이 거래 재개에 긍정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상장 유지 결정에 대해 코오롱티슈진 한성수 대표는 "오랜 시간 회사를 믿고 기다려준 주주들에게 반드시 보답할 것이다"며 "TG-C 임상 3상 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거래재개 후 주가가 급등한다면 코오롱 그룹 계열사와 이웅열 명예회장의 주식 평가액도 뛸 것으로 보인다. 현재 코오롱티슈진의 최대 주주는 코오롱(33.67%)이며 이웅열 회장도 17.29%를 보유 중이다. 이 외에도 코오롱생명과학(11.14%), 코오롱글로텍(2.50%) 순으로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거래가 가능해진 코오롱티슈진 소액주주들 역시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코오롱티슈진의 소액주주는 6만1638명으로, 지분 36.02%를 보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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