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ㅣ 박희준 기자] "역시 달러야".
우리나라 거주자들이 가진 미국 달러 예금이 지난달 전달에 비해 23억 달러 이상 늘었다. 환율이 1400원을 넘는 등 계속 오르자 환율이 더 오를 것으로 본 기업들이 수출 결제대금을 환전하지 않고 은행에 예치하거나 매도 시기를 미룬 결과로 풀이된다. 미국이 6월과 7월 기준금리를 0.75% 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Giant Step)'을 단행한 결과 미국 국채 금리가 오르고 달러가치도 치솟으면서 원달러 환율도 덩달아 뛰었다.
지난달 원달러 환율은 월평균 1391.5원으로 8월(1318.44원)에 비해 5.5% 올랐다. 환율은 지난달 22일 심리적 저항선인 1400원을 돌파했고, 28일엔 장중 1442.2원까지 오르면서 연고점을 갈아치웠다. 이어 지난달 30일엔 환율은 1433.40원을 기록했다.
2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9월중 거주자외화예금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거주자 외화예금은 895억 달러로 한 달 전보다 12억3000만 달러 늘면서 1개월 만에 증가로 돌아섰다.
거주자 외화예금이란 내국인과 국내 기업, 국내에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국내에 진출한 외국기업 등이 국내에 보유하고 있는 외화예금을 말한다.
미국 달러화 예금은 23억6000만 달러 늘어난 772억6000만 달러로 가장 많았다. 기업의 달러예금은 21억2000만 달러 늘어난 650억8000만 달러, 개인은 2억4000만 달러 늘어난 121억8000만 달러를 나타냈다.
기업이 전체 달러예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4.2%로 0.1%포인트 증가해 2016년 8월(84.3%) 이후 6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한은은 "달러 예금은 기업들이 수출입 결제대금을 환전하지 않고 예치한데다 현물환 매도 지연 등 기업을 중심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달러를 제외한 기타 통화는 모두 줄었다. 유로화 예금은 일부 증권사의 고객예탁금 감소와 일부 기업의 현물환 매도 등으로 8월에 비해 6억 달러 줄어든 41억4000만 달러로 집계됐다.일본 엔화 예금은 4억6000만 달러 줄어든 52억8000만 달러를, 중국 위안화는 6000억 달러 줄어든 12억 달러로 각각 집계됐다.
이밖에 영국파운드화, 호주 달러화 등 기타통화 예금도 16억2000만 달러로 1000만 달러 줄었다.
주체별로는 기업예금(755억6000만 달러)과 개인예금(139억4000만 달러)이 각각 11억5000만 달러, 8000만 달러 증가했다. 은행별로는 국내은행(819억3000만 달러)은 28억 달러 증가한 반면, 외은지점(75억7000만 달러)은 15억7000만 달러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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