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황원영 기자] 고물가·고환율·고금리 삼중고 파급효과로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이 1%대 후반으로 둔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18일 발표한 '2023년 경제·금융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이같이 분석했다.
연구소는 먼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과 서방과 러시아의 대립, 미·중 패권 경쟁 격화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증대되고 있다"며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한 글로벌 통화긴축과 재정 건전화를 위한 재정긴축 기조 등 정책발 리스크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2023년에는 금융 혼란 가중과 성장 둔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공급망 재편 등 구조적인 변화 속에 새로운 균형점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불확실성이 확대될 가능성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올해 경제성장률은 2.6%(추정)로 회복세가 약화되는 모습을 나타내고, 2023년에는 고물가·고금리의 부정적인 파급효과가 확대되며 1.8%로 상당폭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민간소비도 가계의 실질 구매력 감소, 부채부담 증가, 자산 가격 하락 등으로 증가율이 2.2%(올해 4.1% 추정)로 축소될 것이라고 했다.
건설투자와 설비투자 증가율은 각각 올해 -1.6%, -4.3%(이상 추정치)에서 내년 1.4%, -0.2%로 추정했다. 수출(통관 기준) 역시 반도체를 비롯한 주력 수출 품목들의 단가 하락, 지정학적 리스크 부각 등의 영향으로 증가율이 마이너스로 전환(올해 8.5%→내년 -0.6%)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러시아발 원자재 수급불안, 서비스 가격의 하방경직성, 원·달러 환율 상승 등으로 고물가 흐름(올해 5.3% → 내년 3.5%)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정유탁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2008년 이후 처음으로 고물가(물가 상승률이 한국은행 목표치를 상회)와 성장 부진(성장률이 추세 성장률을 하회)이 동시에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연구소는 가계부채 부담 증대와 경기둔화 우려에도 주요국의 고강도 긴축, 물가·환율 안정의 필요성 등을 감안할 추가 기준금리 인상(최종 기준금리 3.75% 예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대내외 추가 금리인상이 상반기에 종료되고 글로벌 경기가 하강 국면을 나타내면서 시중금리는 점진적으로 하락하고 장단기 금리차 역전 현상이 장기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원·달러 환율의 경우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인상 속도 조절 기대 속에 무역적자 개선, 양호한 대외 신용 등을 감안할 때 상고하저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내다봤다. 원·달러 환율(평균)은 내년 상반기 1400원에서 하반기 1340원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오현희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국내 수출 위축 및 서비스 적자 확대, 대외 불확실성 심화 등에 따른 외환시장의 변동성 위험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부동산 시장의 가격 하락세는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서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금융여건 악화 속에 과거와 달리 수도권과 비수도권이 동조화되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어 낙폭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