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그룹株, '먹통 대란'에 주가 추풍낙엽…여파 얼마나 클까?


카카오 4인방, 개장 10분 만에 시총 3조4761억 원 증발
증권가 "급락 불가피…보수적 접근 권고"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카카오 계열사 주가 급락으로 개장 후 10분 만에 시가총액이 3조4761억 원이 증발했다. /더팩트 DB

[더팩트ㅣ박경현 기자] 주말 사이 발생한 '카카오 서비스 먹통' 사태로 인해 카카오 그룹주 주가가 일제히 급락하고 있다. 증권가는 올해 좋지 않은 시장 상황에 대형 악재가 더해졌기에 주가에 영향이 큰 데다 사태 피해 보상금 등은 실적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 카카오그룹주, 개장 10분 만에 시총 3조5000억 원가량 증발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3분 기준 코스피시장에서 카카오는 전 거래일 대비 4350원(-8.46%) 하락한 4만7050원을 나타냈다.

카카오뱅크는 전장 대비 1400원(-8.00%) 내린 1만6100원, 카카오페이는 3150원(-8.73%) 내린 3만2950원을 기록했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카카오게임즈가 전장과 비교해 2500원(-6.54%) 하락한 3만5750원에 거래됐다.

카카오게임즈를 제외한 카카오,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3개 사는 모두 개장 직후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카카오와 계열사 주가 급락으로 개장 후 10분 만에 시가총액은 3조4761억 원가량 증발했다.

이는 주말 내내 빚어진 서비스 장애가 악재로 작용해 주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5일 오후 3시 30분께 경기도 성남시 판교 SK C&C 데이터센터에 화재가 발생하면서 카카오는 계열사가 제공하는 서비스들이 먹통 사태를 빚었다. 카카오로서는 최장시간 서비스 장애가 나타나며 △카카오톡 △카카오택시 △카카오페이 △카카오맵 △카카오내비 △카카오버스 △카카오지하철 △카카오페이지 △기프티콘 △모바일용 게임 △다음 △멜론 등 다수의 카카오 관련 서비스가 중단됐다.

증권가는 이번 사태가 올해 내내 주가가 내리막길을 걸었던 카카오그룹주에 대형 악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카카오팀 트위터 캡쳐

◆ "주가 단기적 급락 불가피…실적 직접 타격도 무시 못해"

이번 사태는 올해 내내 주가가 내리막길을 걸었던 카카오그룹주에 대형 악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증권가는 단기적 급락이 불가피해 보수적인 접근을 권고하고 있다.

앞서 카카오그룹주는 올 초부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가파른 금리인상 영향으로 증시가 침체에 빠지자 성장주로서 여파를 피해 가지 못했다. 또한 상장한 자회사들의 임원들이 주식을 매각하는 등 '먹튀 논란' 등에 휩싸이며 계열사들 주가도 하락을 지속했다. 올해 초 11만4500원이었던 카카오 주가는 이날 개장 주가와 비교해 58.90% 하락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카카오의 12개월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은 39.4배로, 시장 상황 악화 시 추가적인 하락 가능성이 남아있다"며 "이익 성장 역시 둔화되고 있는 만큼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서비스 장애가 브랜드 가치를 하락시켰다는 관점에서 카카오 목표주가를 대폭 하향하는 증권사도 나오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이날 카카오 목표주가를 10만6000원에서 6만5000원으로 내렸다. 한국투자증권도 기존 10만 원에서 8만 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서비스 중단에 따른 매출액 감소와 사용자 보상은 실적에도 직접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증권가는 이번 사태로 하루 매출 200억 원 안팎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용자 보상 절차까지 고려하면 카카오와 계열사의 4분기 실적에도 여파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오 연구원은 "카카오톡 송수신 중단은 10시간 정도였으나 16일까지 비즈보드 광고 판매가 중단됐고 모빌리티와 선물하기, 페이지 등도 1~2일 분량의 매출이 발생되지 못했다"며 "정액제로 판매되는 웹툰이나 이모티콘, 멜론 등은 사용자들에게 무료 사용권 등 보상을 제공할 것으로 보이며, 4분기 매출액이 최대 1~2% 감소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카카오를 대체할 수 있는 플랫폼이 많지 않다는 점에서 투자 심리 악화는 단기적일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일을 계기로 국내에서 카카오의 영향력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됐고 단기간에 카카오를 대체할 서비스는 많지 않다는 점에서 복구가 잘 마무리될 경우 다시 한번 반등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pk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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