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최문정 기자] 최악의 주말을 보낸 카카오 주요 서비스가 하나 둘 정상화되고 있다. 카카오는 이용자 수가 많은 주요 서비스 위주로 복구 작업에 속도를 내는 한편, 사고 원인 규명과 재발방지책 마련을 위한 움직임에도 착수했다. 서비스 장애로 인한 피해 보상책 마련에도 나설 예정이다.
카카오는 포털 '다음' 홈페이지와 트위터 공식 계정 '카카오팀' 등을 통해 16일 오후 5시 기준 복구 현황을 공개했다. 카카오에 따르면 카카오톡 서비스 일부, 포털 사이트 다음, 카카오T 택시, 카카오내비, 카카오웹툰 등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카카오톡은 이날 오전 문자 메시지 수·발신 기능과 PC버전 로그인 기능 일부를 복구한 데 이어 알림, 선물하기, 카카오뮤직, 모바일 버전 로그인, 톡명함 등의 서비스가 복구됐다.
다만, △이미지·동영상·파일 발송 △톡채널 사용과 푸시 메시지 발송 △오픈채팅방 생성과 보이스룸 기능 △톡캘린더, 톡서랍, 지갑·디지털카드 서비스 △이모티콘 검색기능 등은 복구 작업 중이다.
카카오모빌리티 서비스인 카카오T, 택시기사앱, 대리기사앱, 픽커앱 등 주요 기능은 정상화됐다. 다만, 카카오T 바이크 기능은 복구 중이다.
이 밖에도 카카오엔터테인먼트(멜론, 카카오웹툰) 서비스와 카카오페이 결제 서비스, 카카오게임즈 모바일 게임 서비스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사용자 생활 편의성과 밀접한 관계가 있고, 일일 사용자 수가 많은 서비스를 최우선적으로 복구하고 있다"며 "사용자 수나 빈도에 관계 없이 부재 시 사용자 불편이 크게 초래되는 서비스도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카카오 서비스 대규모 먹통 사태는 지난 15일 오후 3시 30분경 SK C&C 판교 IDC에서 화재가 발생해 전원이 차단되며 발생했다. 카카오는 해당 데이터센터에 총 3만2000대의 서버를 두고 핵심 시설로 활용해 온 만큼, 피해 범위가 그룹 서비스 전반에 미쳤다는 설명이다.
이날 양현서 카카오 부사장은 SK C&C 판교 IDC 화재 간담회에서 "화재 현장으로의 진입이 어려운 점 때문에 서비스 복구 시간이 지연됐다"며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전원 공급 시점에 따라 서비스 복구 시간이 언제가 될 지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카카오는 화재가 발생한 직후, 분산된 데이터센터에 이중화 된 데이터와 시스템 기반으로 복구 처리 작업에 착수했다. 상세한 복구 상황은 카카오톡 상단 배너와 각 서비스를 통해 안내하고 있다.
이날 카카오는 화재 발생 직후 마련한 대응 컨트롤타워를 비상대책위원회로 전환해 운영한다고 밝혔다. 비대위원장은 홍은택 카카오 공동체 센터장 겸 각자 대표가 맡았다. 본사와 자회사들 주요 경영진과 각 부문 책임자들이 참여할 예정이다.
비대위는 △원인 조사 소위 △재난 대책 소위 △보상 대책 소위 등 3개 분과로 구성된다.
원인 조사 소위는 이번 데이터센터 화재의 원인 및 전원 공급 지연, 복구 과정 등 정확한 사실을 규명한다. 재난 대책 소위는 이를 기반으로 유사한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강도 높은 대책을 마련하고 외부 전문가들의 자문을 거쳐 시행할 예정이다. 보상 대책 소위는 이번 장애로 피해를 경험한 이용자들, 파트너 등 모든 이해 관계자들에 대한 보상 정책을 수립한다.
카카오는 다음 주 중 피해를 신고할 수 있는 채널을 마련해 접수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후 신고 내용에 기반해 보상 대상과 범위 등에 대한 논의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홍은택 카카오 공동체 센터장은 "이번 사고로 불편을 끼쳐드린 점에 진심으로 사과 드리고 현재 서비스를 정상화하는데 총력을 다하고 있다"며 "관계 당국의 우려를 어느 때보다 무겁게 받아들이며 조사와 요청에 성실하게 협조하고 강도 높은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함과 동시에 이번 사고로 피해를 입은 분들을 위한 보상 정책을 준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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