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최문정 기자] SK C&C 판교 인터넷데이터센터(IDC) 화재로 인한 카카오 서비스 먹통이 하루 넘게 이어지는 가운데 카카오가 피해 보상 방향을 공유했다.
16일 홍은택 카카오 각자대표는 SK C&C 판교 IDC에서 진행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의원들과의 만남에서 "피해 보상에 대해서는 규모와 범위를 조사해 계획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양현서 카카오 부회장은 "관련 법령에 따라 장애 발생 시 내용을 안내하는 채널을 만들도록 돼 있는데 이를 통해 피해접수를 받고 있다"며 "장애 서비스가 다 복구되면 각종 채널을 통해 받은 피해접수에 기반해 피해 보상 규모 등이 정확히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는 지난 15일 오후 3시 30분경 대여해 사용하고 있는 SK C&C 판교 IDC에 화재가 발생해 카카오톡을 포함한 주요 서비스에 장애가 발생했다. 서비스 복구 작업에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일부 유료 서비스들은 보상안을 발표하고 있다.
가장 먼저 보상안을 발표한 곳은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멜론'과 '카카오웹툰' 등을 운영하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카카오엔터)다.
멜론은 이날 오후 "카카오 계정 로그인 및 멜론 스트리밍 서비스는 정상화된 상황이지만 검색 등 일부 기능 및 데이터 서비스들은 복구가 진행 중"이라며 "멜론 이용권을 보유한 고객에 대한 보상으로 사용기간 3일 연장 또는 멜론캐쉬가 지급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카카오웹툰은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서비스 장애시간을 15일 오후 3시 30분부터 16일 오전 7시로 발표했다. 이어 △장애 시간 내 회수된 만료 이벤트 캐시는 순차적으로 지급 △장애시간 내 대여권을 사용한 회차 및 대여기간 만료 부분은 대여시간을 72시간 연장키로 했다.
택시 호출과 바이크·전동킥보드 대여 등 서비스를 제공하는 카카오모빌리티도 택시기사 고객을 위한 보상안을 마련하고 있다. 또한 서비스 장애로 인해 대여한 자전거나 킥보드를 반납하지 못해 추가 요금이 붙은 고객의 경우, 이를 파악해 문제를 해결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 등에서는 이번 오류로 인해 카카오모빌리티를 통해 빌린 킥보드를 반납하지 못해 추가 요금이 붙고 있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서비스장애로 바이크 등 잠금처리를 하지 못한 고객의 경우, 고객센터로 연락하면 실제 이용 거리와 시간 등에 대해서만 요금이 부과될 수 있도록 과다부과된 부분을 조절하고 있다"며 "(서비스 완전 정상화 이후에도) 카카오T 앱을 통해 고객에게 이에 대한 안내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IT업계는 카카오가 화재 발생 원인 규명 이후 그룹 차원의 보상안을 발표할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카카오의 유료 서비스 이용약관에 따르면, '정전, 정보통신설비 장애 또는 고장, 이용량 폭주나 통신두절 등으로 정상적인 서비스 제공에 지장이 있는 경우' 보상을 해야 한다.
다만, 카카오의 일부 유료 서비스 외 보상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통신3사 경우 기간통신사업자로 지정돼 있어 시설화재나 소프트웨어 오류 등으로 발생한 장애에 대해 보상한 사례가 있지만 카카오는 이러한 기간망을 활용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부가통신사업자이기 때문에 무료 이용자들을 위한 보상 근거가 없다.
이에 따라 이번 사태를 계기로 부가통신사업자의 사회적 책임 강화와 서비스 안정성 유지 의무를 부여해야 한다는 주장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이날 SK C&C 판교 IDC를 찾아 "부가통신서비스의 안정성이 무너지면 국민들의 일상의 불편을 넘어 경제·사회활동이 마비될 우려도 있는 만큼 정부도 이번 상황을 매우 엄중히 여기고 있다"며 "중요한 부가통신 서비스와 관련 시설에 대한 점검 관리 체계를 보완하는 등 필요한 제도적, 기술적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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