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비즈토크<상>] 신라젠의 반전 드라마…개미도 회사도 "내 이럴 줄 알았지" 


신라젠, 이틀 연속 상한가…시총 6000억 늘어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위원회는 지난 12일 신라젠 상장 유지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신라젠은 13일부터 주권 매매를 재개했다. /신라젠 제공

경제는 먹고사는 일과 관련된 분야입니다. 한 나라의 경제가 발전하면 국민의 삶의 질이 높아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지요. [TF비즈토크]는 갈수록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경제 분야를 취재하는 기자들이 모여 한 주간 흥미로운 취재 뒷이야기들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만든 코너입니다. 우리 경제 이면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사건들을 들여다보기 위해 현장을 누비고 있는 <더팩트> 성강현·최승진·장병문·서재근·황원영·이성락·김태환·윤정원·문수연·정소양·박경현·이중삼·최문정·최지혜·이선영 기자가 나섰습니다. 지난 한 주 동안 미처 기사에 담지 못한 경제계 취재 뒷이야기를 지금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정리=황원영 기자] 개천절과 한글날이 낀 황금연휴가 끝났습니다. 일상으로 돌아온 경제계도 바쁘게 움직였는데요, 이번 주를 목 빠지게 기다린 기업이 있습니다. 바로 신라젠입니다. 전 경영진의 횡령·배임 등으로 2년 5개월간 주권 매매가 정지된 신라젠은 지난 12일 한국거래소로부터 상장 유지 결정을 받고 13일 거래를 재개했습니다. 묶여 있는 물량이 쏟아질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우려와 달리 신라젠 주가는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며 반전드라마를 썼습니다. 이 같은 결과에 주주들은 물론, 회사도 예상했다는 분위기인데, 어떤 이유였을까요.

기아는 다음 주가 최대 분수령이 될 예정입니다. 지난 13일 이끌어 낸 2022년 임금단체협약 2차 잠정합의안에 대한 노조 투표가 진행되기 때문입니다. 일반 소비자라면 꿈도 못 꿀 평생 할인 제도가 주요 쟁점인데요, 근속 25년 이상 직원에게 2년에 한 번씩 신차 구매 할인을 제공하는 이 제도를 두고 노사가 의견을 달리하고 있습니다. 반도체 수급 불량으로 신차 대기가 길어진 데다 업황 악화 가능성이 나오는 만큼 여론은 노조에 싸늘합니다.

한화건설은 10년 동안 공을 들인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사업에서 손을 떼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총사업비가 14조 규모의 대어급 프로젝트입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직접 건설 현장에 방문할 정도로 총력을 기울인 사업이었죠. 한화건설이 중동의 오일머니도 마다하고 프로젝트에서 철수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업계에서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 '거래 재개'로 기사회생한 신라젠…업계도 회사도 이미 예상했던 시나리오

-증권업계 소식부터 들어보겠습니다. 이번 주 주식시장을 뜨겁게 달군 것은 뭐니뭐니해도 신라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년 5개월 동안 정지된 거래가 다시 시작됐기 때문에 주주와 회사 측의 관심이 컸습니다. 그간 주식을 보유하고서 애를 태운 주주들과 신라젠 거래 재개를 기다린 투자자들이 활발하게 움직였는데요 주가 행보는 어땠나요?

-지난 12일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위원회(시장위)는 신라젠의 상장 유지를 결정했다고 공시했습니다. 이로써 신라젠은 '거래정지'라는 긴 늪에서 탈출했는데요. 신라젠은 전 경영진의 횡령과 배임 혐의로 2020년 5월 주권 매매가 정지됐습니다. 올해 초 기업심사위원회(기심위)가 상장폐지 결정을 했지만 시장위가 개선기간을 부여했고, 신라젠의 거래를 재개하기로 최종 결정했습니다.

-신라젠 거래재개를 앞두고 주가 향방에 대한 우려도 컸는데요. 결국 복귀에 완벽하게 성공했죠?

-그렇습니다. 신라젠은 거래 재개 당일 다소 낮은 시초가로 출발했지만, 상한가에 도달하며 복귀 성공을 알렸습니다. 지난 13일 시초가는 거래정지 직전에 비해 30.7% 낮은 8380원으로 형성됐습니다. 30거래일 이상 매매가 정지됐기 때문에 한국거래소 규정에 따라 시초가가 거래정지 직전 종가의 50~200% 범위에서 새로 정해진 것입니다. 이후 오전 11시 24분경부터 상한가(1만850원)를 지속했습니다. 이튿날인 14일에도 개장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상한가에 도달한 채로 거래되다 마쳤습니다.

-단 이틀 만에 신라젠의 시가총액 규모가 6000억 원 가량 늘어난 것이네요.

-그렇습니다. 시초가를 기준으로 한 신라젠의 시가총액은 8620억 원이었는데 복귀 첫날 1조1161억 원으로 늘었고, 거래재개 이튿날에는 1조4504억 원으로 불어났죠. 코스닥 시장에서 시가총액 순위는 22위까지 올랐습니다.

올해 초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위원회는 신라젠에 6개월의 개선기간을 부여했다. 사진은 한국거래소 전경. /더팩트 DB

-일각에서는 횡령·배임 등의 문제로 하한가를 기록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지 않았나요?

-그렇습니다. 거래 재개와 함께 하한가로 직행할 것이라는 우려가 따르기도 했습니다.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오랜 거래정지 기간에 따라 묶여있는 물량이 곧바로 쏟아져나올 수 있다는 게 이유인데, 이틀 연속 상한가라는 기록을 세우며 '기우'였음이 입증됐습습니다.

-이번 결과는 업계도, 회사 측도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다는데요. 사실인가요?

-네, 시장위 결과를 기다리며 업계에서는 "이번에는 거래가 풀린다"라는 관측이 우세했습니다. 올해 초 신라젠이 시장위로부터 6개월의 개선기간을 부여받았을 당시에도 이 '6개월'이라는 기간 탓에 거래재개까지 기간이 머지않았다는 시각이 많았습니다.

거래소는 심사에 오른 회사에 개선기간을 부여하면서 '경영 투명성 개선' 등 여러 가지를 요구하는데요. 거래소가 6개월이라는 짧은 시간을 제시한 것은, 거래를 재개할 만한 요소를 입증하는데 회사가 많은 시간이 필요치 않은 것으로 봤다는 게 업계 중론입니다.

신라젠 측도 시장위 전 상당히 자신감 있는 입장을 비치기도 했습니다. 거래소가 문제 삼은 부분을 대부분 개선해 경영 투명성을 입증하고, 영업 지속성 확대에 성공했기 때문입니다.

-어떤 방식으로 투명성을 입증했는지 궁금합니다.

-신라젠은 개선기간 동안 연구·개발(R&D) 인력을 충원하고 기술위원회를 설치했습니다. 지난달에는 스위스 제약사 바실리아(Basilea)에서 항암제의 일종인 후보물질 'BAL0891'을 도입해 '단일 파이프라인' 구조에서 벗어나는 데도 성공했습니다.

-이번 거래 재개로 17만 명에 이르는 소액주주들은 한숨을 돌리게 됐네요. 그래도 바이오 업황 악화가 이어지는 데다 최근 증시가 불황을 겪는 만큼 향후 주가 추이는 지켜봐야겠습니다.

☞<하>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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