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기대 인플레 상승에 '패닉급락'… 나스닥 3%↓


CPI 상승에도 2%대 상승 하루 만에 하락 반전...테슬라 7.55%↓, 크로그 8%↓

뉴욕 주식시장의 주요 지수가 14일(현지시각) 기대 인플레이션이 상승했다는 소식에 일제히 하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 직원이 심각한 표정으로 태블릿에 표시를 하고 있다. /뉴시스

[더팩트 ㅣ 박희준 기자]뉴욕 주식시장의 주요 지수가 기대 인플레이션이 상승했다는 소식에 일제히 하락했다.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에도 주요 지수가 오른 지 하루 만에 반락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높은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는 만큼 증시 변동성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4일(현지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날에 비해 1.34%(403.89포인트) 내린 2만9634.83으로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날에 비해 2.37%(86.84포인트) 떨어진 3583.07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08%(327.76포인트) 하락한 1만321.39로 장을 마감했다.

3대 지수는 13일 9월 CPI가 시장의 예상치를 웃도는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음에도 기술적 반등에 2% 이상 올랐지만 하룻만에 하락했다. 주간기준으로는 다우지수는 1.15% 상승했지만 S&P 500과 나스닥지수는 1.55%, 3.11% 하락했다.

업종별로는 S&P 500지수 11개 업종 관련주가 모두 내렸다. 특히 임의소비재(-3.88%), 에너지(-3.71%), 소재(-3.41%), 기술(-2.87%) 업종 관련주의 하락폭이 컸다.

종목별로는 우선, 금리에 민감한 기술주가 일제히 급락했다. 빅테크 대장주인 애플이 3.22% 빠졌고 아마존은 5% 추락했다. 메타폴랫폼(페이스북, -2.71%)과 구글모기업 알파벳(-2.52%), 마이크로소프트(-2.42%)도 하락했다.

반도체주인 엔비디아도 6.13% 추락했다.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와 경쟁사인 루시드그룹은 각각 7.55% 8.61% 폭락했다.

테슬라의 주가가 14일(현지시각) 7.55% 하락했다. 사진은 테슬라 모델S. /테슬라 홈페이지 갈무리

금융주는 희비가 엇갈렸다. 개장전 실적을 발표한 JP모건은 1.66%, 웰스파고는 1.86% 상승했다. JP모건과 웰스파고는 순이익이 시장의 예상치를 웃돌며 오름세를 나타냈다. 반면, 모건스탠리는 순이익이 기대 이하로 나타내 5.08% 떨어졌다.

유가하락에 석유메이저 주가도 내렸다. 셰브런의 주가는 3.11% 하락했고 엑슨모빌과 옥시덴탈페트롤리엄 주가도 각각 2.64%, 1.94% 떨어졌다. 이날 국제유가는 경기침에에 따른 수요감소 우려로 떨어졌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미국산 원유의 기준유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1월 인도분은 전날에 비해 3.93% 하락한 배럴당 85.6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글로벌 기준유인 브렌트유는 3.11% 내린 배럴당 91.63달러를 기록했다.

WTI는 한 주 동안 7.59% 떨어졌고 브렌트유는 6.42% 하락했다. WTI와 브렌트유는 올들어 이날까지 각각 약 14%, 18% 상승했다.

슈퍼마켓 체인 크로거가 수퍼마켓 '세이프웨이'를 운영하는 앨버슨스를 주당 34.10달러, 총 246억 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한 크로거와 앨버슨스 주가는 각각 8%, 4.8% 떨어졌다.

투자자들은 미국 소매판매, 미시간대 기대인플레이션 등 주요 지표와 국채금리 움직임, 기업 실적 등을 주시했다.

이날 발표된 소매판매는 예상보다 부진했다. 9월 소매판매는 8월과 같은 6840억 달러로 집계됐다. 시장예상치인 0.3% 증가와 전달 0.4% 증가를 밑돌았다. 13개 부문 중 자동차, 가구, 전자제품 등 7개 부문의 소매 판매가 전달보다 감소해 치솟은 인플레이션과 고강도 금리 인상의 여파가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미시간대가 이날 발표한 10월 기준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이 5.1%로 전달의 4.7%에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주식시장에 악영향을 미쳤다. 5년 기대 인플레이션도 2.9%로 전달의 2.7%보다 높아졌다. 기대 인플레이션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주시하는 지표로 예상보다 높게 나온 소비자물가지수(CPI) 등과 함께 Fed가 긴축기조를 이어가는 바탕이 될 수 있다.

이미 바클레이즈에 이어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CPI 지표 확인 후 내년 Fed의 최종 금리 전망치를 5%대로 높였다. BofA는 Fed가 내년 3월까지 기준금리를 5%로 인상할 수 있다고 내다봤고 바클레이즈는 내년 2월 5.0%~5.25%까지 인상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 같은 긴축전망에 이날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미국 국채금리는 다시 4%대로 올라섰다. 2년물 국채금리도 4.52%까지 상승했다.

Fed는 다음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7%포인트 올릴 것으로 금융투자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물가억제를 위해 6월과 7월, 9월에 이어 네 번 연속으로 '자이언트스텝'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것이다.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금리를 지속해서 인상해야 한다"며 추가 금리 인상에 힘을 실었다. 그는 지나치게 빠른 긴축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시했다. 경제 여파를 고려해 현 수준에서 과도하게 속도를 높일 필요는 없다는 뜻으로 풀이됐다.

투자자들은 실적도 주시했다. 팩트셋에 따르면 S&P500지수에 상장된 기업들의 3분기 순이익은 2.4%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2020년 3분기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3분기 초에만 해도 기업들의 3분기 순이익은 10%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전문가들은 경기 침체 우려는 실적 전망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으며 높은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는 만큼 당분간 시장의 변동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사비타 수브라마니안 주식전략가는 이날 보고서에서 "오늘의 약세장이 장기 투자자들에겐 매력있는 기회이긴 하지만 앞으로 고통이 더 있을 것"면서 "S&P 500이 우리의 연말 목표치 3600을 밑돌았지만 시장 내 변동성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주식시장은 바닥을 치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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