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박경현 기자] 도시바가 일본 사모펀드(PEF) 운용사와 인프라 대기업 연합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에 매각될 전망이다. 인수를 타진했던 MBK파트너스(MBK·회장 김병주)와 베인캐피탈 등 PEF들은 고배를 마시게 됐다.
◆ MBK, 도시바 인수전서 숏리스트 제외 이어 연속 고배
15일 일본 다수 언론 매체가 지난 12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도시바 이사회가 회사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일본산업파트너스(JIP)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JIP는 일본 현지 인프라 기업과 사모펀드로 구성된 컨소시엄이다.
이에 MBK파트너스와 미국계 PEF인 베인캐피탈, 일본 국부펀드 일본투자공사(JIC) 등은 우선협상대상자에서 제외되며 고배를 마시게 됐다.
MBK는 JIC와 베인이 구성하는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형태로 지난달 진행된 본입찰에 이름을 올렸다. 앞서 예비입찰에도 참여했지만 적격인수후보군(숏리스트)에도 포함되지 못한 바 있어 연속 실패라는 결과를 받아들이게 됐다.
도시바가 JIP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것은 일본 정부 승인을 받는데 유리한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도시바는 원자력발전소 등 경제안보 관련 사업을 운영하고 있어 인수 시 일본 정부의 승인이 필요하다.
JIP는 도시바 인수가로 2조 엔 중반대를 제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도시바 시총은 2조2000억 엔 수준으로, 시장에서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해 2조5000엔(약 24조 원) 수준의 거래를 예상하고 있다.
도시바는 원자력발전·화력발전 기기의 제조와 보수 사업을 운영하는 회사다. 철도 사업 부문에서는 차량 구동 전원 시스템·배터리·운행 관리 시스템 관련 제품을 다수 생산한다.
◆ 배당률 무려 23%…락앤락 고배당 나서는 어피니티 속사정은?
보관용품 제조업체 락앤락이 시가배당률 23%라는 파격적인 배당 계획을 발표하며 배경에 시선이 쏠린다.
지난 11일 락앤락은 주당 1653원 배당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배당금 총액은 830억 원가량으로 지난해 영업이익(325억 원)의 2.5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공시일 종가 기준 시가배당률은 23%에 달한다.
이는 최대주주인 PEF 운용사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어피니티)가 투자금 회수를 염두에 둔 처사라는게 시장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락앤락의 연환산 분기별 순이익은 2017년 이후 감소추세로, '실적 대박'으로 인한 폭탄 배당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락앤락은 올해 2분기 매출 1199억 원에 영업손실 22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5.5% 감소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통상 높은 배당을 책정하는 기업은 실적에 따른 분배가 목적이지만 현재 락앤락은 실적 약화에 이어 주가는 인수 당시보다 60% 이상 하락한 상태다. 이에 PEF가 '울며 겨자먹기'로 파격 배당을 선택했다는 해석이 많다. 지난 14일 기준 락앤락은 6430원에 거래를 마쳤다. 어피니티가 지난 2017년 락앤락 지분 63.6%를 인수하며 최대주주에 등극하던 당시 인수 주가는 주당 1만8000원이다.
어피티니는 현재 주가가 인수 당시 주가의 3분의 1 수준으로 하락한 만큼 매각 등으로 투자금을 회수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눈물의 손절 대신 투자금 회수를 택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배당으로 어피니티는 약 562억 원을 회수하게 된다.
일각에선 락앤락 인수금융 만기가 연말로 다가온 데 대한 대처라는 시각도 나온다. 어피니티는 락앤락 인수 당시 대주단에서 3235억 원을 조달한 바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PEF가 최대주주로 있는 경우 자금 회수를 위한 고배당 정책에 나서는 사례가 더러 있다"며 "손실이 불가피해 당장의 매각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어피니티가 자금 확대를 위한 시간벌기 카드를 꺼낸 것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 맘스터치 매각 작업 '속도'…내달 예비입찰
업계에 따르면 맘스터치를 보유 중인 PEF 운용사 케이엘앤파트너스(대표 김기현)는 주요 후보자를 대상으로 맘스터치 매각 투자안내문(티저레터)을 발송 중이다. 주관사는 도이치증권이다.
거래 대상은 케이엘앤파트너스가 특수목적회사(SPC) 한국에프앤비홀딩스를 통해 보유하고 있는 맘스터치 지분 100%다.
매도 측은 글로벌 PEF를 비롯한 주요 후보자들과 접촉한 뒤 내달 중 예비입창을 진행할 계획이다.
앞서 맘스터치는 지난 6월 말 자진 상장폐지 절차를 밟고 코스닥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다. 케이엘앤파트너스는 맘스터치의 연내 매각을 목표로 올 초부터 매각 작업을 진행해 왔으며, 최근 매각 주관사를 BoA메릴린치에서 도이치증권으로 교체하고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케이엘앤파트너스는 지난 2019년 창업주 정현식 전 회장에게서 맘스터치 경영권 지분 56.8%를 1938억 원에 인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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