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이중삼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12일 기준금리를 한꺼번에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좀처럼 꺾이지 않는 물가 상황에 미국 등 주요국과의 금리차 등을 고려하면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으로 대응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12일 오전 9시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현재 2.50%인 기준금리의 조정 여부를 결정한다. 만약 빅스텝이 이뤄지면 기준금리는 3.00%가 된다. 3%대 기준금리는 2012년 10월 이후 10년 만에 처음이다.
시장과 전문가들이 이처럼 이례적 기준금리 줄인상과 역대 두 번째 빅스텝에 무게를 두는 것은 무엇보다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력이 여전히 심각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9월 소비자물가지수(108.93)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5.6% 올랐다. 상승률은 8월(5.7%)에 이어 두 달 연속 낮아졌지만 5%대 중반에서 크게 떨어지지 않고 있다.
한국과 미국 간 기준금리 격차 확대와 이에 따른 환율·물가의 추가 상승 위험도 빅스텝 전망의 중요한 배경으로 꼽힌다.
현재 한국(2.50%)과 미국(3.00∼3.25%)의 기준금리(정책금리) 격차는 최대 0.75%포인트인데, 금통위가 만약 이날 베이비스텝(0.25%포인트 인상)만 밟고 11월 초 연준이 다시 네 번째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 인상)에 나서면 두 나라의 금리 차이가 1.25%포인트로 커진다. 이어 11월 말 금통위가 또 0.25%포인트만 올릴 경우 연준이 12월 최소 빅스텝만 결정해도 격차는 1.50%포인트에 이르게 된다.
1.50%포인트는 역대 최대 한미 금리 역전 폭(1996년 6월∼2001년 3월 역전 당시)과 같은 수준이다. 이는 더 높은 수익률을 좇아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고 원화 가치가 떨어질(원/달러 환율 상승) 가능성이 사상 그 어느 때보다 커진다는 말이다. 여기에 환율이 계속 뛰면 어렵게 정점을 통과 중인 인플레이션도 다시 들썩일 수 있다. 원화 가치가 떨어질수록 같은 수입 제품의 원화 환산 가격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날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인상하면 미국과의 격차는 일단 0.00∼0.25%포인트로 좁혀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