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최문정 기자] 애플의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인 '애플페이'의 한국 상륙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업계 안팎에서 잇달아 고개를 들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가 자사의 간편결제 서비스인 '삼성페이'를 핵심 서비스로 내세우고 있는 만큼, 애플페이의 상륙이 양사의 점유율 경쟁에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1일 IT업계에 따르면, 최근 애플페이 서비스와 관련된 내용이 담긴 현대카드의 약관 일부가 유출됐다. 현대카드가 아직 공식적으로 약관을 공개한 것은 아니지만, 일부 사용자들이 애플페이 서비스를 이용하려 시도하는 과정에서 약관 일부가 유출된 것으로 보인다.
유출된 약관에는 애플페이 결제서비스의 정의가 명시돼 있다. 약관은 해당 서비스를 '본인의 모바일 기기에 설치된 전용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오프라인 및 온라인 가맹점에서 결제승인 절차를 수행하는 서비스'로 표기했다.
구체적인 애플페이 서비스 도입 시기도 나왔다. 유출된 이미지에 따르면, "본 약관은 2022년 11월 30일부터 시행합니다"라고 적혀있다.
아직 현대카드와 애플코리아 양측이 해당 내용에 대해 공식적인 언급을 하고 있지는 않다.
지난 7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일반 증인으로 참석한 안철현 애플코리아 부사장은 애플페이 국내 도입 가능성에 대한 질의에 "애플페이에 대한 부분은 국내에서 서비스되고 있지 않아 말씀드리기 어렵다"라며 답변을 피했다.
애플페이는 지난 2014년 출시돼 현재 글로벌 약 70개국에서 사용할 수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애플페이는 지난해 전 세계 결제 규모 측면에서 알리페이와 마스터카드를 제치고 2위에 올랐다. 일각에서는 애플페이가 전 세계 결제규모 1위인 비자를 넘어서는 것도 가능하다는 전망도 있다.
국내 카드업계 등에서도 애플페이 국내 도입을 목표로 애플과의 협의를 진행하기도 했지만, 전용 단말기 투자비용과 수수료 등의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IT업계는 이번 애플페이 도입 가능성은 높다고 분석하고 있다. 앞서 제시됐던 도입 루머와는 달리, 공식 약관 일부가 유출돼 신빙성이 높고, 애플이 지난 4월 한국과 일본의 애플페이 서비스를 담당할 리더급 인력을 모집하는 공고를 내기도 했다.
애플페이의 한국 서비스가 시작되면, 삼성전자의 삼성페이와 경쟁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페이는 한국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삼성 갤럭시 스마트폰과 마그네틱보안전송(MST) 방식의 결제 시스템을 바탕으로 핵심 서비스로 자리잡았다. 현재 국내 삼성페이 이용자는 1500만 명에 달한다.
업계는 애플페이 도입과 확산에 있어서 근거리 무선 통신(NFC) 결제 단말기 보급 등 인프라 확충이 핵심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 지적하고 있다. 2020년 기준 한국의 NFC 단말기 보급률이 1%에 불과해 실제로 애플페이 서비스가 도입되더라도 활용도가 낮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김재우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애플페이의 국내 시장 안착을 위한 일차적 관건은 인프라의 확충이 될 전망"이라며 "애플페이는 온라인 혹은 대형 가맹점을 중심으로 도입이 추진될 여지가 큰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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