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최지혜 기자] 정부가 부동산 감세 정책 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 임명된 고위관직자의 1인당 평균 부동산 재산이 국민 평균의 5.5배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자산은 국민 평균보다 8배 많다. 이들 가운데 7명은 부동산 임대업을 겸직한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6일 ‘윤석열 정부 장‧차관 보유재산 분석 결과’ 기자회견을 열고 이들의 실거주 외 부동산 자산 처분을 촉구했다. 이번 조사는 교육부와 보건복지부를 제외한 16명 장관 재산과 25명 차관 등 총 41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사 대상 고위관직자 1인 평균 부동산 자산은 21억3000만 원, 전체 자산은 32억6000만 원으로 조사됐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의 재산이 160억4000만 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이노공 법무부 차관 64억2000만 원, 이도훈 외교부 제2차관 59억8000만 원, 이기순 여성가족부차관 56억 원, 조용만 문화체육부장관 51억2000만 원 순으로 많았다.
가장 많은 부동산 재산을 보유한 사람은 이노공 법무부 차관으로, 규모는 63억1000만 원이다. 이어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53억1000만원, 방기선 기획재정부 제1차관 46억2000만 원, 이도훈 외교부 제2차관 43억9000만 원,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36억원 등이다.
정지웅 경실련 시민입법위원장은 "공무원법상 관직자는 공무 외에 영리를 취하지 못하게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정황이 드러난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행정안전부에 윤석열 정부의 장차관 전체의 임대업 현황 및 임대사업자 겸직에 관한 자료 공개를 청구했으나 인사혁신처로 이송된 후 자료가 없다는 답변이 왔다"고 설명했다.
정 위원장은 이어 "임대업이 의심되는 장관 2명, 차관 5명으로 조사됐다"며 "특히 공무원 겸직을 허가를 소속기관장이 하도록 돼 있어 장관 2명은 겸직허가를 신청하고 허용하는 주체로 지위가 혼동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또 경실련은 정부의 종합부동산세 등 부동산 세금 완화 기조에 따른 이해충돌 소지도 있다고 주장했다. 조사대상 가운데 올해 종부세 부과 대상은 51.2%로 과반에 달했다. 현행 종부세는 11억 원 초과 1주택, 6억 원 초과 2주택 등에 부과되고 있다. 그러나 정부가 발의한 종부세법 개정안에 따라 1주택 부과기준이 12억 원, 다주택이 9억 원으로 완화되면 과세 대상 고위관직자는 줄어들 수 있다.
본인과 배우자 명의로 2주택 이상 다주택을 보유한 장차관은 총 8명으로 집계됐다. 이노공 법무부 차관 2채 (63억1000억), 이종섭 국방부 장관 2채(25억6000만 원), 박진 외교부 장관 2채(20억 원) 등이다. 비주거용 건물을 보유한 장차관은 방기선 기획재정부 제1차관(28억1000만 원), 한동훈 법무부 장관(15억1000만 원) 등 5명으로 조사됐다.
윤순철 경실련 사무총장은 "조사 대상 41명 가운데 21명이 종부세 감면 대상"이라며 "윤석열 정부 들어 감세정책이 들어서고 있어 정책적 투명성이 의심될 수밖에 없다"며 "겸직이 금지된 공직자가 실사용 이외의 부동산을 가질 이유가 있는지 이해충돌 방지 차원에서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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