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이중삼 기자] 윤석열 정부에 대한 첫 국정감사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정종철 쿠팡풀필먼트 대표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에 증인으로 출석해 국회의원들의 집중적인 질타를 받았다. 정종철 대표는 "개선하겠다" "유념하겠다"는 말로 연신 고개를 숙였다.
5일 오전 10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부 국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정 대표는 △물류센터 작업환경 △과대포장 △높은 퇴사율 등에 대한 국회의원들의 연속된 질타에 진땀을 뺐다.
먼저 물류센터 작업환경이 매우 열악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과거 환노위가 한 여름에 쿠팡 물류센터를 찾았을 때 냉방기는 찾아볼 수 없었다. 냉방기를 수 천대 구비했다고 했는데 선풍기만 있었다"며 "이 부분을 개선해야 하지 않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겨울에는 추위를 견디기 위해 노동자들이 핫팩을 넣고 다니고 추위를 견디기 어려워 조퇴하고 퇴사도 하고 있다"며 "이에 쿠팡은 조퇴를 위해서는 24시간 전에 조퇴서를 제출하라고 하는데 작업환경이 바뀌어야하지 않냐"고 꼬집었다.
김영진·전용기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도 쿠팡의 작업환경에 대해 한 목소리를 냈다. 김영진 의원은 "물류센터는 너무 밀집된 구조다. 공기순환을 하더라도 폭염과 추위를 쉽게 조정하기 어렵다"며 "화재나 재난에도 상당히 위험하다. 일하는 사람이 많은데 이 부분은 깊은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전용기 의원은 "층층이 건설한 물류센터 구조상의 문제로 온도가 높아지는 게 아니냐"며 "물류창고 작업환경에 대한 개선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 대표는 "현재 냉방기는 전 물류센터에 약 2만 개 정도가 설치돼 있다. 미흡한 부분을 찾아 개선해 나가겠다"며 "현재 온도 조절의 효율화를 조정하기 위한 방안을 찾고 있다"고 항변했다.
이학영 의원은 업무속도를 전산에 기록하는 쿠팡 UHP 시스템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날렸다. 이 의원은 "쿠팡이 근로자의 시간당 생산량을 실시간으로 기록해 생산량이 떨어지면 공개 방송으로 독촉하고 잘못하면 사무실까지 가서 질타를 받는다고 한다"며 "근로자들 사이에서는 ‘공개 처형’이라고 불린다고 한다. 개선이 필요한 것이 아니냐"고 질의했다.
정 대표는 이에 대해 "이는 지난해부터 금지된 시스템이지만 챙겨보겠다"고 말했다.
과대포장과 높은 퇴사율도 질타가 쏟아졌다. 전용기 의원은 "개인적으로 로켓배송을 이용하는 소비자인데 라면, 참치캔, 화장품을 사면 따로따로 한 박스씩 배송이 온다"며 "과대포장이 심각한 것 같다"며 개선을 요구했다. 이학영 의원은 "쿠팡의 근로자 10명 중 7명이 매년 그만두고 있다. 무기계약직으로 가기 전에 조금 쓰고 버리는 것 아니냐"며 "퇴사율을 줄이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냐"고 꼬집었다.
정 대표는 "포장재는 환경을 고려한 최적의 소재를 사용한다. 과대포장에 대해 인지하고 고려하겠다"며 "일용직 분들한테 인센티브까지 제안하면서 계약직을 제안하고 있다. 현재 근로현장에서는 원하는 날 원하는 시간만큼만 일하기를 원하는 직원이 많다"고 덧붙였다.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이은주 정의당 의원이 한 목소리로 쿠팡의 휴대전화 반입 허용 가능성을 묻는 질의에는 "휴대폰 사용으로 인해 사고의 발생 가능성이라든지 또 사고가 발생하면 크게 날 가능성이 높으므로 저희로서도 그 부분은 어려운 점이 있음을 이해해달라"며 "안전에 관한 사항은 어떤 경우라도 양보할 수 없다"고 강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