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최지혜 기자] 한남재정비촉진지구(한남뉴타운)에 하이엔드 아파트 브랜드가 들어설 윤곽이 나타나고 있다.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른 3구역에는 '디에이치'가 들어선다. 최근 2구역 입찰에 참여한 롯데건설과 대우건설도 각각 하이엔드 브랜드 '르엘'과 '써밋'을 제안했다.
한남뉴타운은 앞서 2003년 2기 뉴타운으로 지정된 이후 약 20여년간 도시정비가 지체됐다. 용산구 한남·보광·이태원·동빙고동 일대 111만205㎡를 재개발하는 사업이다. 재개발 구역에서 해제된 1구역을 제외한 2~5구역에서 사업이 진행 중이다.
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용산구 보광동 일대의 한남2구역 시공권 입찰에 참여한 롯데건설과 대우건설의 맞대결에 이목이 쏠린다. 이번 입찰로 1~5구역으로 나뉜 한남뉴타운의 두 번째 아파트 브랜드가 결정된다.
양사 모두 자사의 하이엔드 브랜드를 내세운 프리미엄 단지를 제안했다. 롯데건설은 ‘르엘 팔라티노’, 대우건설은 ‘한남써밋’이다. 이에 2구역 역시 3구역에 들어설 예정인 현대건설의 프리미엄 브랜드 ‘디에이치 한남’과 함께 한남2구역에도 건설업계의 고급화 브랜드가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2구역에는 31개동, 1537가구(임대238가구 포함) 규모의 대단지로 조성된다. 공사비 7908억6000만 원에 달하는 대규모 정비사업인 만큼 양사의 파격적인 조건 제시가 이어지고 있다. 우건설은 가구당 최소 10억 원 이주비 대출, 롯데건설은 총 이주비 3조 원 대출을 제안했다.
공사기간은 롯데건설이 이주 후 41개월, 대우건설은 이보다 8개월 긴 49개월을 제시했다. 두 건설사 모두 시공사 책임에 따라 공사가 지연되면 매 지체일마다 공사계약금의 1000분의 1을 지급한다는 보상조건을 내걸었다.
앞서 '디에이치 한남'을 제안한 현대건설은 3구역의 시공사로 선정됐다. 해당 사업지는 총 사업비 약 7조 원, 예정 공사비만 1조8880억 원에 달한다. 이곳에 들어서는 디에이치 한남은 197개동, 5816가구(임대 876가구 포함)에 달하는 대단지로 지어진다. 대어급 정비사업인 만큼 지난 2020년 3구역 입찰 당시에는 현대건설, DL이앤씨(당시 대림산업), GS건설 등 5대 건설사 중 3개 업체가 출사표를 던진 바 있다.
추후 진행될 4구역과 5구역의 입찰 역시 업계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사업성이 가장 좋은 4구역은 최근 서울시와 협의를 통해 지반의 높이 계획을 18.5m로 올리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비 피해와 침수가 잦은 지역 특성을 고려해 지반을 높여야 한다는 조합의 요구와 서울시의 지형보존 주장이 마찰을 겪어 왔으나 최종 합의에 성공했다. 4구역은 2구역보다 가구 수는 적지만 분양 물량은 더 많아 사업성이 높은 재개발 지역으로 꼽힌다.
뉴타운 내 한강 조망 면적이 가장 넓은 동빙고동 일대 5구역도 사업시행인가를 앞두고 있다. 용적률 219.4%를 적용받아 2555가구(임대주택 384가구 포함) 단지가 조성될 예정이다. 서울시가 신속한 재개발 인허가 절차를 지원하는 ‘신속통합기획’이 도입된 만큼 사업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용산구 보광동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한남뉴타운 일대는 실거주보다는 투자를 목적의 문의가 더 잦을 정도로 오랜 기간 개발 기대감이 쌓였다"며 "개발에 적극적인 정권이 들어선 데다 인근에 고급 브랜드 아파트가 들어설 것이란 계획이 나오면서 사업이 활발히 진행되길 바라는 분들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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