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최문정 기자] 애플이 자사 앱마켓 앱스토어 가격 인상안을 기습 발표했다. 약 2주의 기한을 두고 가격 인상을 발표한 애플의 조치에 국내 콘텐츠 업계가 대안 마련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2일 IT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현지 시각으로 지난달 19일 한국을 포함한 일본·베트남·스웨덴·폴란드·이집트 등의 국가에서 앱 스토어 내 결제 가격을 인상한다고 밝혔다. 인상 가격은 오는 5일부터 적용되며, 결제 가격 0.99달러 당 1200원씩 받던 인앱결제 가격이 1500원으로 25% 가량 인상될 예정이다.
이와 같은 요금 인상안은 앱 내부에서의 개별적인 구매에 한정됐다. 즉, 자동으로 갱신되는 정기 구독 상품은 인상 조치를 적용 받지 않는다.
애플은 총 87구간으로 가격표를 나눴다. △1구간(0.99달러)은 1200원에서 1500원 △2구간(1.99달러)은 2500원에서 3000원 △3구간(2.99달러)은 3900원에서 4400원으로 각각 인상된다.
애플은 인상 이유를 명확히 밝히지는 않았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애플의 인상 조치를 최근 1400원 대로 치솟은 원-달러 환율의 영향으로 해석하고 있다.
콘텐츠 업계는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명확한 요금 인상 사유 등에 대한 사전 공지가 없었던 점을 문제점으로 꼽고 있다.
한 콘텐츠 업계 관계자는 "요금 인상안 논의부터 발표까지 콘텐츠 업계에 아무런 언급이 없었다"며 "아무리 애플이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다고 해도 함께 생태계를 꾸려 온 파트너들에게 너무한 조치"라고 털어놨다.
콘텐츠 업계는 지난 6월 구글이 인앱결제 강제 조치에 따라 웹툰, 음원이용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이용권 등의 콘텐츠 이용료를 한 차례 인상했다. 이러한 상황에 추가 콘텐츠 요금 인상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웹툰 업계는 요금이 인상되더라도, 개수를 조정해 개당 가격을 현재 수준을 유지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가령 기존에 1200원에 10개의 이용권을 제공했다면, 인상 이후에는 1500원에 12~13개의 이용권을 제공하는 식이다.
네이버웹툰은 "애플 결제 가격이 오르더라도 쿠키(유료 이용권) 개수를 조정해 개당 120원 수준으로 맞추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카카오웹툰도 "애플의 결제 가격이 올라 구매 단위가 커진 만큼 캐시(이용권)를 더 지급하는 형태로 운영해 실질적인 가격 인상이 없도록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인상안이 개별 구매 건에만 적용된 만큼 음원업계와 OTT업계는 한숨을 돌리는 모습이다. 앱 내의 콘텐츠 구매가 아니라 정기권 판매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한 OTT업계 관계자는 "이번 애플의 인상안은 OTT업계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면서 "실제 인상안 운영 등을 면밀히 파악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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