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김태환 기자]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이 4만 건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임대차2법(계약갱신청구권제·전월세상한제) 시행 이전 물량을 회복한 것이다.집주인들이 물량을 매매로 내놔도 집이 팔리지 않자 전세로 돌리는 사례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30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지난 29일 기준으로 서울의 아파트 전세 매물수는 4만12건을 기록했다.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수가 4만건을 넘어선 것은 임대차2법 시행 전인 2020년 7월 25일(4만324건) 이후 약 2년 2개월 만에 처음이다.

2020년 초 5만건을 웃돌던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지난 2020년 7월 말 임대차2법 시행 이후 급격히 줄기 시작했다. 그해 말에는 1만건을 밑돌 정도(2020년 10월5일 8313건)로 매물 실종 사태를 겪었다.

하지만 지난해 상반기 전세 매물은 2만대를 회복한 후 올해 상반기엔 3만건 안팎을 유지하다가 지난 8월 이후 급증했다. 두 달 전(3만1909건)에 비해 25.3%나 늘었다.

전세 증가는 고금리 시장이 지속되면서 주택시장에 집을 내놓아도 구매로 이어지지 않자, 집주인들이 매매를 포기하고 전세로 돌리는 경우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KB국민은행 통계에 따르면 이달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93.3으로 8월(108.9)보다 15.7포인트 떨어졌다. 서울 전세수급지수가 100아래로 떨어진 것은 2019년2월 이후 처음이다.

전세수급지수는 기준선(100)보다 낮을수록 집을 구하려는 세입자보다 세를 놓으려는 집주인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세가격 역시 약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집계 결과 9월 넷째주(26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0.18% 떨어져 지난주(-0.16%)에 비해 하락폭이 확대됐다.

한편, 부동산 시장에서는 당분간 전세시장 약세가 이어지게 되면 '역전세난'이 본격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세입자가 나가면 보증금을 돌려줘야 하는데 전셋값이 하락할 경우 이전에 받았던 전세금보다 가격이 낮아져 집주인은 차액을 마련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보증금 미봔한 사고가 나타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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