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이른바 K-콘텐츠가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다. 세계인의 환호를 이끌어 내고 있는 방탄소년단(BTS)이 한류 콘텐츠의 대표 아이콘으로 우뚝 선 가운데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 등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신한류 콘텐츠가 세계 시장의 자본을 움직이고 있다. 아이돌 그룹과 영화, 그리고 드라마까지 다각화 된 한류 콘텐츠 산업은 국내는 물론 해외 주식시장의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더팩트>는 세계화된 국내 엔터테인먼트 산업 이면의 비즈니스를 다각도로 분석하는 '엔터Biz'를 통해 집중분석한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달러 강세와 미국발 긴축에 따른 국내증시 약세장이 연일 이어진 가운데 엔터테인먼트 관련 주들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고용지표와 물가지수가 산업 전망을 좌우하는 제조업이 아닌 탓에 경기 변동에 대한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격언도 유명무실한 상황이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엔터4사(하이브·에스엠·JYP Ent.·와이지엔터테인먼트)는 28일 거래일까지 하락장을 이어갔다. '엔터 대장주' 하이브는 물론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와 관련한 리스크가 해소되면서 최근 강력한 상승 모멘텀을 받았던 에스엠 역시 내리막을 걸었다.
먼저 하이브는 28일 전 거래일 대비 7.14%(1만 원) 내린 13만 원에 거래를 마치면서 공모가 밑까지 추락하기도 했다. 강한 하방 압력이 시작된 9월1일 대비로는 28.3%가 내리면서 투자자들의 곡소리가 이어지기도 했다.
기세가 좋았던 에스엠 역시 지난 28일 기준 전 거래일 대비 7.25%(5300원) 내린 6만7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9월 들어 얼라인파트너스 등 행동주의펀드 투자세력으로부터 지적받던 이 총괄 프로듀서의 라이크기획 리스크가 해소 기미를 보이면서 9월 들어 하락한 결과는 아니나 상승 모멘텀을 받을 수 있는 상황에서도 큰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JYP Ent.와 와이지엔터테인먼트 역시 최근 웃지 못할 분위기의 장을 보냈다. JYP Ent.는 28일 기준 전 거래일 대비 6.33%(3700원) 내린 5만4700원에 거래를 마치면서 내리막을 걸었다. 와이지엔터테인먼트도 같은날 8.4%(4150원) 내린 4만5200원에 거래를 마치면서 하락 전환했다. 각각 8월 말까지 6만 원대 주가를 유지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하방 압력을 받는 기조는 유사했다.
이처럼 엔터테인먼트사들의 전반적인 약세는 9월 들어 올해 최악의 시기를 보내고 있는 국내증시 약세장이 원인으로 꼽힌다. 삼성전자, LG에너지솔루션, SK하이닉스 등 시총 상위 10개 종목은 최근 줄줄이 파란불에 허덕였으며, 특히 삼성전자는 5만 원대 초반까지 떨어지면서 52주 신저가를 하루가 멀다하고 갈아치우기도 해서다.
이에 28일 기준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는 각각 2200선, 700선이 무너졌으며 각각 연중 최저인 2169.29, 673.87을 기록했다. 엔터4사 역시 이 영향을 받은 셈이다. 국내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미래 가치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엔터테인먼트 관련 주에 투자했던 투자자들의 볼멘 소리가 이어진 결과이기도 하다. 일부 투자자들은 현재 주가가 평균단가보다는 낮지만 손해를 보고서라도 매도하는 행위를 일컫는 '손절'을 고려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그러나 29일 뉴욕증시 상승 마감에 따라 국내증시에도 전반적인 투자 심리가 회복되면서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여전히 파란불이 켜진 종목도 있지만 엔터4사는 이날 모두 상승 마감하면서 증시 분위기에 화답했기 때문이다. 그간 증권가에서 주목한 엔터4사의 목표주가 대비 현재 주가가 상당히 내려와 있는 점과 글로벌 증시 변동에 따라 최근 주가가 크게 내린 점 등이 이날 강한 매수세를 보인 요인으로 꼽힌다.
또한 엔터4사가 강력한 팬덤을 기반으로 한 로열티를 보유하고 있으며 하반기 각 사 메인 그룹들의 컴백과 공연 등에 따른 강력한 실적 모멘텀이 내재되고 있는 것도 호재로 풀이된다. 이에 투자자들은 다시 엔터테인먼트 관련 주에 대한 관심을 키우면서 향후 주가 향방에 대한 기대와 불안이 공존한 가운데, 적정한 출구 전략이 무엇일 지 논의될 전망이다.
박하경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엔터산업은)경기변동과 무관한 팬덤 로열티를 통해 하반기 성수기를 맞아 실적 모멘텀이 기대된다"며 "콘서트 산업이 정상화된 현재도 팬덤 확대로 인한 앨범 판매량은 증가하고 있다. 공연 매출과 앨범 판매량의 동반 증가는 글로벌 팬덤 로열티 강화를 입증한다. 엔터 산업의 지역적 사업 영역정 확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전망했다.
[연예부 | ssent@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