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재근의 Biz이코노미] '날리면' 논란만 키우다 나라 경제 진짜 날린다


'비속어 논란'에 가려진 '경제 위기' 골든타임 놓쳐선 안 돼

윤석열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뉴욕 유엔 총회장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뉴시스

[더팩트 | 서재근 기자] "나라 경제의 패러다임을 끌어가는 경제 성장의 주체를 정부에서 민간으로 바꾸겠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월 제20대 대통령 당선인 신분으로 국내 대표 경제단체장들과 만나 새 정부와 경제계 간 적극적인 소통과 '경제살리기' 의지를 내비쳤을 때만 해도 달라질 앞날에 기대를 거는 기대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불과 6개월이 지난 지금 이 같은 분위기는 180도 달라졌다. 전례 없는 순방 중 대통령의 '비속어 사용 논란' 속에 정치권은 진상규명이라는 명분으로 연일 상처뿐인 힘겨루기에 여념이 없다. 한술 더 떠 논란의 당사자인 대통령과 대통령실은 언론을 상대로 대립각을 세우며 혼란을 더 키우는 모양새다.

'바이든'이냐 '날리면'이냐, '거대 야당을 지칭한 것이냐'를 두고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촌극이 이어지는 사이 잠시나마 장밋빛 기대에 부풀었던 경제계 상황은 말 그대로 벼랑 끝이다.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지난 2009년 글로벌 금융 위기 사태 이후 무려 13년여 만에 1400원대를 넘어섰고, 미국 정부의 사상 초유 3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p 인상) 단행에 따른 한미 금리 역전 현상으로 국내 증권시장은 직격탄을 맞았다.

실제로 27일 코스피 시장은 지난 2020년 7월 24일(2195.49) 이후 2년 2개월 만에 2200선이 무너졌다. 시장 안팎에서 달러 강세 지속에 연내 달러 대비 환율이 1500원 선을 넘어설 것이란 관측에 이어 일각에서는 1997년 외환 위기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 목소리까지 나온다.

나라 경제의 중추를 맡고 있는 대기업들의 피로감도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 육성·지원을 공언한 반도체와 전기차, 배터리 등 핵심 산업 분야 곳곳엔 이미 '빨간불'이 켜졌다. 연일 신저가를 갈아치우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업황 불황에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두자릿수대 하락세를 보일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어디 그뿐인가 지난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자국에서 생산된 전기차에 한해서만 세액공제(보조금) 혜택을 준다는 내용을 담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서명하면서 배터리와 자동차 업계는 원자재와 부품의 '탈(脫)중국' 해법을 찾지 못하면 당장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경쟁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한국을 넘어 '아시아 금융위기' 가능성이 고개를 들고 있는 현시점에서 정부·여당과 거대 야당 모두 과연 사태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지하고, 공감하는지 의문이다. 경제계와 노동계 간 합치를 이뤄야 할 경제법안이 산더미이고, 정부와 기업이 원팀을 이뤄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도 모자란 상황인데 언제까지 '비속어 규명'에만 매달린단 말인가.

나라 살림이 거덜 나고, 초가삼간 다 타고 나서 후회한들 아무 소용 없다. 대통령도 두루뭉술한 태도로 논란을 키울 때가 아니다. 사과할 것이 있다면 사과하고, '논란의 당사자'가 아닌 정치권 내 갈등을 봉합하는 중재자로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지금은 오로지 경제 현안을 챙길 때다. 작금의 정치 상황을 보면 임진왜란 직전의 '당파 싸움'이 떠오르고, 6·25 전쟁을 앞둔 정치권의 모습이 자꾸 오버랩되는 건 기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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