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김태환 기자] 대우조선해양(대우조선)과 한화그룹이 2조 원의 유상증자 방안을 포함한 조건부투자합의서(MOU)를 체결하고 본격적인 매각 절차에 돌입한다. 산업은행은 대우조선과 한화의 투자합의서 체결 이후, 보다 유리한 조건을 제시하는 투자자의 참여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스토킹호스' 절차에 따라 경쟁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산업은행은 26일 여의도 본점 동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우조선의 전략적 투자유치 절차를 개시하고, 대우조선과 한화그룹이 2조 원 규모 유상증자 방안을 포함한 조건부투자합의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앞서 대우조선은 지난 2019년 현대중공업 계열과 인수합병(M&A) 거래를 추진했지만 유럽연합(EU)의 기업결합 불승인으로 최종거래가 무산됐다.

이후 산업은행은 대우조선의 정상화 가능성을 점검하고, 경쟁력 강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경영컨설팅을 실시했다. 그 결과, 대우조선이 미래 신사업 역량을 확보하려면 외부 투자자 유치를 통해 대규모 자본 확충, 재무구조 개선이 시급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산업은행은 대우조선의 투자 유치를 위해 여러 방안을 검토하는 가운데 국내 제조업 중심의 모든 기업체에 인수 의사를 타진하고, 한화그룹이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와 협의를 지속해왔다고 설명했다.

이번 투자합의서대로 투자가 진행된다면 한화그룹은 대우조선 인수를 위해 2조 원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하게 된다. 거래 후 지분율은 한화 그룹 49.3%, 산은 28.2%가 된다. 한화그룹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1조 원, 한화시스템 5000억 원, 한화임팩트파트너스 4000억 원, 한회에너지의 자회사 3개에 1000억 원 등의 자금을 동원할 예정이다.

다만, 산업은행은 거래 공정성 확보와 더불어 보다 좋은 투자조건을 제시하는 투자자의 참여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스토킹호스' 방식으로 투자유치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따라서 한화그룹은 우선협상자이지만,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한 기업이 나타날 경우 경쟁입찰을 진행해야 한다.

입찰의향에 대한 경쟁입찰은 오는 27일부터 약 3주간 실시되며, 상세실사는 최대 6주간 진행된다. 이후 최종투자자 선정 후 본계약(신주인수계약)이 체결되며, 계약에 따른 유상증자가 실시된다. 산업은행은 이 모든 절차를 빠르면 올해 말까지, 늦어도 내년 상반기까지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은 "대우조선해양은 정부와 채권단, 노조, 지역사회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얽힌 만큼, 성공적 거래종결 위해서는 이해관계자들의 이해와 협조가 필요하다"면서 "앞으로 역량있는 민간기업의 비전에 따라 대우조선의 중장기 경쟁력 다시 살아나고, 더 나아가 세계 최고의 조선해양전문기업으로 우뚝 설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말했다.

kimthin@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