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26일)부터 국내 주식도 1000원씩 산다…기대보다 우려?


미래·삼성·KB·키움證 등 26일 이후 서비스 시행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국내 24개 증권사가 소수점 거래 인가를 받고 해당 서비스 시행을 준비 중이다. /더팩트 DB

[더팩트ㅣ박경현 기자] 이번주부터 업계에 국내 주식 소수점 거래가 공식적으로 도입된다. 개인투자자의 직접투자 증대 등에 기대감이 실리지만 일각에선 투자한 재원 대비 실효성이 미미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국내 24개 증권사가 소수점 거래 인가를 받고 해당 서비스 시행을 준비 중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월 한국예탁결제원과 국내 24개 증권사의 국내 주식 소수 단위 거래 서비스를 혁신금융서비스로 신규 지정했다.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KB증권, 키움증권 등 7개 증권회사는 이날 이후부터 속속 서비스를 시행할 방침이다. 다만 한국투자증권 등 일부 증권사는 내년 초 시행을 검토 중이다.

현재 해외에서 확대되고 있는 소수점 주식 거래 서비스는 주식을 1주 단위 이하인 소수점 단위로 매매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1주당 가격이 78만5000원(22일 기준)인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소수점 단위로 매수한다면 0.1주를 7만8500원에 거래할 수 있게 된다. 0.01주라면 7850원에 매수하는 것이다. 최소 주문 가능 금액과 거래 가능 종목, 수수료는 증권사마다 상이하다.

금융당국의 국내 주식 소수점 거래 도입은 개인투자자의 직접투자 증대와 주식시장 활성화, 분산투자 효과 등이 취지다. 또한 소액 투자자들의 투자 문턱을 낮추면 우량 기업 투자 기회가 확대로 이어지고 이는 산업 전반 활성화로도 나타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실렸다.

김민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대형주식에 대한 투자가 쉬워져 소액 투자자의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분산투자가 가능해져 소수 종목에 집중된 개인투자자의 투자 행태가 개선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비싼 대형주를 쪼개서 소액으로도 살 수 있다는 점은 투자자들로부터 투자 의욕을 높이게 할 수 있고, 증권사 입장에서는 신규 계좌 개설 등의 이점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며 "적은 현금이라도 주식 투자에 이용하는 효과를 일으킬 수 있는 점에서 도입 효과는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수점 거래 도입은 개인투자자의 직접투자 증대, 주식시장 활성화 등이 취지다. 또한 소액투자자들의 투자 문턱을 낮추면 우량 기업 투자 기회가 확대로 이어지고 이는 산업 전반 활성화로도 나타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실렸다. /더팩트 DB

반면 코로나19 확산 당시 낮은 금리로 인해 증시에 유동성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던 환경과는 달라져 효과가 미미할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일부 증권사에서는 서비스 시행 준비에 투입되는 재원이나 시간에 비해 시장 전반 활력을 끌어올릴 만한 이벤트가 아니라는 입장을 나타내기도 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현재 개인투자자의 증시 관심도가 매우 낮고 이탈도 늘어 거래 규모가 현저히 줄어드는 추이다. 투자 문턱이 낮아진다고 해서 유의미한 효과가 있지는 않을 것"이라며 "서비스 준비를 하고 있으나 소수점 거래에 따른 투자자 유입 효과를 크게 기대하지는 않는 분위기다. 시스템 등 준비로 인한 인력과 재원이 더 클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증시 불황과 해외 대비 고액 주식이 적은 점도 투자자 유입에 있어 걸림돌이다. 실제로 코스피지수는 올해 연초 대비 20% 이상 하락했다. 1주당 주가가 100만 원이 넘어가는 '황제주' 역시 해외 시장에 비해 적은 편이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50개 종목 중 1주당 50만 원이 넘는 종목은 △삼성바이오로직스 △LG화학 △삼성SDI △고려아연 △LG생활건강 뿐이다.

시스템상 실시간 거래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은 시장 대처상 우려할 부분으로 꼽힌다. 소수점 거래는 증권사가 소수점 단위로 거래를 희망하는 투자자들의 주식 주문을 취합해 부족분을 채워 온주(1주)가 형성됐을 때 거래가 되는 중간 과정이 필요하다.

한편, 소수점 거래에 나서는 투자자는 증권사마다 투자 가능 종목과 거래 수수료, 최소 주문 가능 금액 등이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거래 가능 종목의 경우 A사는 350개, B사는 700개 등으로 크게 상이할 수 있다.

공정거래법상 출자 제한(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규정이 있어 일부 증권사에서 계열사 종목의 소수점 거래 서비스를 할 수 없다는 부분도 있다. 가령 삼성증권에서는 삼성물산, 삼성생명 등의 거래가 불가하며 카카오페이증권에서는 카카오 등을 소수점 단위로 거래할 수 없다.

pk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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