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황원영 기자] 뉴욕증시가 등락을 거듭하다 장 막판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연방준비제도(연준·Fed) 통화정책회의를 한 주 앞둔 시점에서 긴축 우려가 커진 데다 국채금리가 폭등하면서 투자 심리를 악화시켰다.
15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일 대비 0.56%(173.27포인트) 하락한 3만961.82로 거래를 끝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지수는 1.13%(44.66포인트) 내린 3901.35를 나타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43%(167.32포인트) 떨어진 1만1552.36으로 장을 마쳤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위험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음에도 미국의 소비는 견조한 수준을 유지했다. 실업자 수도 줄어들면서 긴축 공포는 더욱 커졌다.
이날 발표한 8월 소매판매는 계절 조정 기준 전월보다 0.3% 증가한 6833억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월가 이코노미스트 전망치(0.1% 감소)를 웃도는 수준이다.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우려에도 미국의 소비는 줄지 않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지난 10일로 끝난 한 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계절 조정 기준으로 전주보다 5000명 감소한 21만3000명으로 집계됐다.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5주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는 등 호조를 보이자 연준의 긴축 행보가 가팔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특히, 연준이 다음 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고강도 긴축을 이어갈 것이라는 우려에 2년물 국채금리가 장중 3.87%까지 치솟았고 1년물 국채금리는 4%를 넘어섰다. 10년물 국채금리도 3.4%로 올랐다. 달러화 가치도 강세를 보였다. 주요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장중 109.92까지 올랐다.
시장은 연준이 이번 회의에서 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1%포인트 인상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번 달 1% 인상 확률은 이날 오후 기준 20.0%를 나타냈다.
8월 수입 물가는 전월보다 1.0% 하락하며 두 달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8월 수입 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7.8% 올랐다.
연준의 고강도 긴축이 경기 침체를 불러올 것이라는 주요 인사들의 주장은 늘고 있다. 앞서 캐시 우드 아크 인베스트 CEO가 디플레이션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한 데 이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도 연준의 금리 인상이 디플레이션 위험을 초래한다고 주장했다.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캐피털 CEO 역시 디플레이션 위험을 언급했다.
기업들의 3분기 실적 예상치가 7월 이후 절반 이상 줄었다는 분석도 나왔다. 레피니티브 집계에 따르면 S&P500지수에 상장된 기업의 3분기 순이익 증가율 전망치는 평균 5.1%로 7월 1일 조사 때의 11.1%에서 크게 낮아졌다.
이날 3대 지수는 장중 높은 변동성을 보였다. S&P500지수 내 헬스와 금융 관련주를 제외하고 9개 업종이 모두 하락했고, 에너지와 유틸리티, 기술, 부동산 관련주가 모두 2% 이상 하락했다.
포토샵 어도비는 16.79% 폭락했다. 디자인 소프트웨어 업체인 피그마를 200억달러(약 28조원)에 인수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투심을 짓눌렀다. 유니언퍼시픽 주가가 0.8% 올랐고, 노퍽서던의 주가는 0.3%가량 상승했다.
대형 기술주도 하락했다. 알파벳은 1.99% 내렸고 애플과 아마존은 각각 1.89%, 1.77% 하락했다. 마이크로소프트(-2.71%), 오라클(-2.61%), 세일즈포스(-3.43%) 등도 동반 하락했다. 테슬라는 0.38% 상승한 303.75를 기록했다.
국제유가는 급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3.82% 하락한 배럴당 85.1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