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최문정 기자] '손목 위의 주치의' 스마트워치 시장을 둘러싼 업계의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전자업계는 항상 소비자가 착용하고 있는 스마트워치의 특성을 활용해 건강관리 기능을 강화하며 시장을 키워나간다는 구상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애플은 각각 '갤럭시워치5'와 '애플워치8' 시리즈를 공개했다. 두 기기 모두 건강관리 기능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갤럭시워치5에는 '삼성 바이오액티브 센서'가 탑재됐다. 이 센서는 체성분과 심박측정, 혈압, 심전도를 측정할 수 있다. 수면 관리 기능도 전작 대비 강화돼 4단계로 수면의 질을 분석해준다. 수면 중 코골이 여부와 산소포화도 등을 측정해 개인의 수면 상태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제공한다. 이를 바탕으로 착용자에게 가장 잘 맞는 수면 코칭 프로그램을 안내해주는 것이 특징이다.
갤럭시워치5는 갤럭시워치 제품 중 사상 처음으로 적외선 온도 센서를 탑재했다. 다만,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체온 측정 기능 인증을 받지는 못했다. 삼성전자는 식약처 인증 이후 다양한 연계 기능을 추가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양태종 삼성전자 MX사업부 헬스 개발팀장(부사장)은 지난달 미국 뉴욕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행사 이후 "팔목 위에서 피부 온도를 재는 기능은 수면, 운동, 건강관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며 "갤럭시워치5의 온도 센서를 활용한 기능들은 출시 시기를 고민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양 부사장은 "스마트워치는 몸이 제일 오랫동안 접촉하는 웨어러블 기기"라며 "웨어러블과 헬스케어 사이에는 굉장히 많은 가능성이 있고, 더 많은 데이터의 활용이 가능해질 때 건강관리에 도움이 되는 기능들이 지속적으로 나오게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애플도 지난 8일(한국시간) 제품공개 행사를 열고, 헬스케어 기능이 강화된 애플워치8 시리즈를 공개했다. 애플은 기존의 심전도와 혈중산소측정 기능을 넘어 더욱 고도화된 헬스케어 기기 성능을 갖춘다는 목표다.
애플워치8은 설계 변경을 통해 손목과 맞닿는 제품 후면과 디스플레이 바로 아래에 2개의 센서를 장착했다. 이를 통해 외부 영향 요인을 줄이고 체온 측정 정확도를 높였다는 설명이다.
애플은 온도측정 센서와 자체 생리 주기 추적 앱을 연동해 배란일과 다음 생리일 예측에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또한 이상 건강 징후가 될 수 있는 희발 월경, 생리불순, 연장월경, 지속적 점상질출혈 등을 감지해 알림을 제공한다.
수면질 분석 기능도 강화됐다. 애플워치8는 가속도계와 심박수 센서의 신호를 사용해 렘수면, 코어수면, 깊은수면 등 사용자의 수면 상태 유형을 추정하고, 해당 데이터를 애플워치 수면 앱을 통해 제공한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스마트워치 출하량은 1억2750만 대를 기록했다. 스마트워치 출하량이 1억 대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장 점유율은 애플이 30.1%로 1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10.2%로 2위에 올랐다. 그 뒤를 △화웨이(7.7%) △아이무(5.2%) △어메이즈핏(5.1%) △가민(4.6%) △핏빗(3.8%) △샤오미(3.6%) 등의 기업들이 이었다.
올해는 구글도 스마트워치 제조 대열에 합류를 선언했다. 업계에 따르면, 구글은 다음 달 첫 번째 스마트워치 '픽셀워치'를 공개할 예정이다. 픽셀워치는 앞서 구글이 인수한 웨어러블 디바이스 제조사인 핏빗의 주요 기능인 △운동량 분석 △소모 열량 분석 △수면 상태 분석 등의 기능을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한 전자업계 관계자는 "필요할 때만 제품을 사용하는 스마트폰과는 달리, 스마트워치는 항상 착용하는 기기로서, 개인의 신체 변화 등을 지속적으로 수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최근 데이터 처리 기술이 발달하며 실시간으로 취합된 방대한 건강 데이터를 분석하고, 이에 기반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가능성이 큰 시장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스마트워치를 통해 심전도나 체온 등을 측정할 수 있게 되며 만성질환 관리에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며 "수집한 데이터는 향후 원격 진료를 위한 기초 데이터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스마트워치 시장은 큰 폭의 성장을 이어갈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리서치앤마켓은 지난해 590억2000만 달러(약 81조1111억 원) 수준이던 글로벌 스마트워치 시장이 오는 2025년에는 990억 달러(136조557억 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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