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최문정 기자] "최북단 마을 대성동부터 제주도까지. KT IT서포터즈는 '누구나 IT로 행복한 세상을 꿈꾼다'를 목표로 지난 15년간 정보격차 해소를 위해 발로 뛰어왔다."
지난 7일 KT 광화문 이스트 사옥에서 KT IT서포터즈를 이끌고 있는 채욱 KT ESG 운영팀장과 장윤형 차장을 만나 사회공헌 사업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채 팀장은 IT서포터즈의 활동을 "사람이 다른 이에게 행복을 전할 때 그 사람도 행복한 것처럼 기업도 누군가에게 행복을 줄 때 행복하다"며 "IT서포터즈는 이러한 철학을 바탕으로 국민 기업으로서, 사회에 받은 것을 환원하는 책임을 다해왔다"라고 소개했다.
IT서포터즈는 지난 2007년 인터넷 100M 시대를 맞아 정보취약계층에게 인터넷 이용법과 PC 사용법을 알려주는 사업으로 시작했다. 2010년 스마트폰이 본격 도입된 이후에는 다양한 계층을 대상으로 관련 교육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현재는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 코딩 등 최신 IT 트렌드를 반영한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장 차장은 "IT서포터즈 활동하면서 도서·산간 지역을 정말 많이 갔다"며 "섬 전체에 학생이 한 명뿐인 있는 학교에도 장비를 이고 지고 배를 타고 들어간 적도 있다"라고 회상했다.
현재 170명이 IT서포터즈로 활동하고 있다. 이 중 100명은 전직 직원, 50명은 경력단절여성, 20명은 현직 KT 직원이다. IT서포터즈를 통해 수혜를 받은 인원은 380만 명, 교육회수는 35만 번을 넘어간다.
◆ 코로나19, 가장 큰 변곡점
15년간 이어진 IT서포터즈에게 가장 큰 변곡점은 지난 3년간 이어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다. 주로 지자체나 복지센터와 함께 오프라인 교육을 지향하는 IT서포터즈였지만, 모임 자체가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장 차장은 "사람을 모아놓고 집합 교육을 하는 것이 어려워 노인인력개발원 등과 협력해 ICT 강사를 양성해 노인일자리를 창출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운영했다"며 "사회복지 종사자들에게 화상회의 시스템 등의 기능을 활용할 수 있도록 보조교육도 병행했다"고 말했다.
당시 급속도로 보급된 비대면 주문 기기인 키오스크 활용 교육도 급히 준비했다.
장 차장은 "2020년 키오스크 앱을 만들어 노인들을 대상으로 사용 교육을 시작했다"며 "교육을 한 번만 하는 것이 아니고, 반복을 통해 두려움을 없애고 자신감 가질 수 있도록 도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프라인에 나가 직접 주문해볼 수 있는 기회도 마련하고 있다"며 "한 번은 키오스크 교육을 받은 분이 당당히 기계 앞으로 가시더니 '장 차장, 뭐 먹을래요?'라고 물어봐 직접 주문을 하셨다"라고 말했다.
◆ '보여주기식' 사회공헌이 아닌 '현장응답형' 팀이 되기까지
IT서포터즈가 지금처럼 자리를 잡기까진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서비스 공급자 입장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다가 현장의 반발에 부딪힌 사례도 있다.
장 차장은 "2015년즈음에 노인 돌봄에 활용하고자 스마트워치를 보급한 적이 있다"며 "막상 현장에 가보니 어르신들은 스마트워치 착용하는 것을 굉장히 불편해하셨고, 꾸준히 교육했지만, 충전조차 어려워했다. 수요 자체가 없었던 셈"이라고 회상했다.
채 팀장은 "당시 조금 앞선 기술을 사회공헌에 활용해 회사의 이미지 개선이나 홍보 효과를 기대했던 것 같다"며 "돌이켜보면 절대 도움되는 것이 아니었다. 그냥 순리대로 천천히 가면서 그 사람들에게 정말 필요한 것들을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라고 밝혔다.
IT서포터즈는 IT 기술이 적용돼 삶의 질이 높아지고, 이를 사람들이 체험할 수 있는 실질적인 사례에 집중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2010년 백령도에 설치한 화상회의 시스템이다.
채 팀장은 "백령도 주민들의 가장 큰 수요는 대피소에 들어가서도 흩어진 가족들이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있었으면 하는 것이었다"며 "IT서포터즈는 KT가 가진 화상회의 솔루션과 사업용 회선을 깔아서 대피소에서도 서로 소재파악이 가능하도록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사례는 이미 있던 솔루션과 PC 1대만을 가지고 구현한 서비스였다"라며 "최첨단 IT 솔루션을 가져간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어려움을 겪는 부분을 개선해준 것"이라고 강조했다.
◆ "ESG, 기업가치 재고에 도움이 된다"
채 팀장은 "회사는 돈만 버는 집단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IT서포터즈의 다양한 활동을 임직원들과 함께하며 KT가 당연히 이 사회에서 해야 하는 일이라는 것을 알게 하는 것도 우리 팀의 미션"이라며 "IT서포터즈 활동을 통해 직원들도 보람을 느끼고, 이는 분명 기업가치 재고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 밝혔다.
지자체와 협력해 다양한 사업을 펼치다 보니 실질적인 도움도 얻을 수 있었다.
장 차장은 "요즘은 정부에서도 기업에 수주를 넣을 때 사회적인 측면의 활동도 많이 고려한다"며 "IT서포터즈 활동을 통해 우군을 만들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지자체가 만든 플랫폼을 IT서포터즈가 활용 교육 등을 지원하는 등 협력하는 부분도 많다"며 "이러한 활동으로 인해 우호적인 기회를 얻은 적도 있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IT서포터즈를 통해 새로운 시장의 가능성을 엿본 사례도 있다. 서울역 앞 쪽방촌 거주민들의 고독사를 막기 위한 사물형인터넷(IoT) 전등 개발이 그것이다. 지난 2015년 고독사 문제가 사회적인 이슈가 되자 IT서포터즈는 IoT 센서를 전등에 도입해 며칠 동안 방 안의 움직임이 없으면 쪽방 사무소나 의료진이 출동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했다. 당시로서는 혁신적인 발상이었다.
채 팀장은 "IT서포터즈 활동을 가서 교육하며 피드백을 들으며 기업과 소비자가 서로의 니즈를 파악하게 된다"며 "이러한 필요에 IT가 어떻게 접목이 되면 도움이 될 수 있을지 고민을 하다가 IoT 센서 등을 개발할 수 있게 됐다. 지금은 IoT 케어가 보건복지부에서 어르신을 돌보는 핵심 수단으로 사용할 만큼 확산됐다"고 말했다.
◆ IT가 있는 한 IT서포터즈는 달린다
IT서포터즈는 앞으로도 더 나은 디지털 세상이 될 수 있도록 디지털 역기능을 해소하고 올바른 디지털 소양 의식을 확산하기 위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데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채 팀장은 "IT서포터즈는 IT트렌드와 회사가 중점적으로 가는 방향에 따라 콘텐츠에 변화를 주고자 한다"라며 "현재 회사가 AI, 빅데이터, 클라우드에 집중하고 있고, 이러한 기술을 필요로 하는 이들이 늘어나서 매년 고민하며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내년에는 AI에 집중해 강의 할 것 같다"라고 귀띔했다.
단순한 기기 활용을 넘어 미디어리터러시 등의 영역으로 저변을 넓히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장 차장은 "현재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위해 콘텐츠를 직접 만들 수 있는 크리에이터 양성 교육을 다수 진행했다"며 "또한 관련 교육기관과 협업도 여러 차례 진행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내년부터는 기관과 협력해 미디어리터러시 교육을 확대할 예정"이라며 "AI교육을 할 때도 도입부에 윤리 교육을 먼저 넣고 있다"라고 말했다.
munn09@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