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최지혜 기자] 싱가포르에 사업장을 둔 운동복 판매 사이트에서 국내 소비자 피해 사례가 발생했다. 해당 사이트는 고가의 요가복 브랜드 룰루레몬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으나, 제품을 고객에게 보내주지 않고 있고 환불도 해주지 않고 있다. 룰루레몬코리아는 이 판매처가 적법하지 않은 허위 사이트라며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카카오페이가 해당 사이트 결제를 승인하면서 피해를 키웠다. 카카오페이는 해외 결제사업자들의 가맹점에도 사전·사후 심사를 하고 있지만 해당 허위 사이트는 거르지 못해 소비자 피해로 이어졌다. 회사 측은 이번 사안을 부정결제 건으로 판단해 피해 금액을 전액 환불 조치할 예정이다.
7일 <더팩트> 취재 내용을 종합하면 카카오페이는 최근 싱가포르 소재의 한 허위 쇼핑몰 사이트에서 한국 소비자에게 결제 서비스를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페이는 지난 6월부터 '알리페이플러스'와 제휴를 맺고 싱가포르 온라인 매장에서 결제 서비스를 시작했다. 알리페이플러스 서비스를 제공하는 앤트그룹은 카카오페이 지분 34.72%를 보유하고 있는 관계사다.
최근 캐나다의 운동복 전문업체 룰루레몬을 사칭한 허위 판매 사이트에서 카카오페이가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며 소비자의 환불 문의가 쏟아졌다. 제품을 배송받지 못한 소비자들이 판매 사이트로부터 환불이 되지 않자 카카오페이 고객센터에 문의하기 시작했다. 사이트는 싱가포르 소재의 허위 판매처로, 국내에서는 알리페이플러스에 포함된 카카오페이를 통한 결제가 가능하다. 카카오페이가 싱가포르 결제 서비스를 시작한 후 3개월 만에 허위 판매 사이트와 제휴를 맺은 것이다.
해당 사이트는 제품을 정상가에서 80~90% 할인된 가격에 제공한다고 광고하고 있다. 카카오페이 이용 화면에서는 일반 신용카드가 아닌 카카오페이머니만 사용할 수 있다. 결제 후에는 환불이 불가능하며 사이트에는 판매처의 전화번호 등 소통창구가 마련돼 있지 않다. 이 사이트는 현재도 판매가 진행되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피해 규모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관계사와 고객정보를 공유하고 있어 구체적인 피해자 수와 피해액을 공개할 수 없다"며 "소비자 피해를 빠르게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룰루레몬코리아 관계자는 "해당 사이트는 적법한 판매처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며 "정식 통관을 진행하는 판매처는 브랜드 공식 홈페이지 사이트 한 곳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지사는 해당 사이트를 본사에 알렸으며 글로벌 본사 차원에서 논의 후 조치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해당 사이트는 해외 직구 사이트임에도 통관번호 입력 페이지가 없으며 공식 판매 홈페이지와 상세화면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다.
해당 사이트에서 약 15만 원을 결제한 피해자 A 씨(29세·여)는 "기존 회원 아이디로 로그인이 되지 않아 의아했지만 카카오페이로 결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불법 사이트라는 의심을 거뒀다"며 "공식 홈페이지가 아니라는 사실을 뒤늦게 확인하고 결제사 고객센터에 전화하니 피해자가 많아 순차적으로 환불이 이뤄지며 1달 이상 기간이 든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말했다.
또다른 피해자 B 씨(30세·여)는 "할인 사이트를 공유받아 17만 원 상당의 제품을 구매하고 주변 지인들에게 다시 링크를 공유해 피해를 키운 셈이 됐다"며 "주문서 변경 등이 되지 않아 카카오페이에 연락했더니 사이트에 문제가 있어 환불을 해주고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했다.
카카오페이는 이번 피해를 전액 보상할 방침이다. 또 피해가 신고되지 않은 결제 건에 대해서도 선제적으로 조치할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소비자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해외결제사업자들의 가맹점에 대해서도 사전, 사후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우회결제나 모방사이트로 인해 소비자 피해가 발생할 경우 제휴사 논의 과정을 거쳐 결제취소 등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사안은 부정결제 건으로 판단, 전액 환불을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우선 고가의 제품을 시중보다 큰 폭으로 저렴하게 판매하는 경우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며 "그럼에도 구매를 희망할 경우 항변권 등을 사용할 수 있도록 신용카드로 결제하고, 서울시 전자상거래센터의 피해 다발 업체 리스트를 확인한 후 거래 증빙서류를 보관하는 등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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