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1위' 한국화이자, '원가 부풀리기' 의혹에 구조조정 논란까지


한국화이자 "조세 불복 심판 청구, 조세 회피 목적과는 무관"

한국화이자제약이 국세청으로부터 수백억 원대의 세금을 추징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조세 불복 심판을 청구했다. /더팩트 DB

[더팩트|문수연 기자] 한국화이자제약이 '원가 부풀리기' 의혹에 휩싸인 데 이어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논란에 휩싸였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국세청은 최근 한국화이자제약 등 다국적 제약사를 대상으로 세무조사를 벌였다. 한국화이자제약은 구체적인 추징금 액수를 밝히지 않았지만 수백억 원대의 세금을 추징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추징금을 부과받은 업체 가운데 현재 한국화이자제약이 유일하게 조세 불복 심판을 청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세청이 부과한 추징금 규모가 과도하다는 입장이다.

조세불복 심판청구는 세금과 관련해 부당한 처분을 받았거나 필요한 처분을 받지 못한 경우 행정청에 처분의 취소 또는 변경을 청구하는 제도다.

한국화이자제약은 본사인 화이자로부터 제품을 비싸게 구매해 한국지사의 세금 부담을 줄이고 미국 본사 수익을 부풀리고 있다는 '원가 부풀리기' 의혹을 받고 있다.

실제로 한국화이자제약의 원가율은 2015년 69.3%에서 2020년 75.0%, 지난해 89.9%로 높아졌다. 영업이익률도 본사는 20%가 넘지만 한국지사는 3%에 그친다.

이처럼 한국화이자제약의 영업이익률을 떨어지고 있지만 외형 화장은 지속되고 있다. 코로나19 백신과 경구용 치료제로 지난해 1조694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 3000억 원 대비 큰 폭 증가해 국내 진출한 다국적 제약사 중 매출 1위로 올라섰다.

이와 관련 한국화이자제약은 이번 세무조사가 원가 부풀리기 의혹이 아닌 정기 세무조사로 진행됐으며, 조세불복 심판 청구에 코로나19 매출은 반영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한국화이자제약 관계자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심판청구는 과거 5개년 사업연도에 대해 실시된 세무조사 결과 추징된 세액이 2020년 재무제표 상 반영된 결과에 대한 부분으로 코로나 이전 기간에 대한 청구 건과 관련이 있으며 코로나 관련 매출에 대한 부분은 반영되지 않았다" 며 "세무조사는 '원가 부풀리기' 의혹 조사와는 무관하며 지난 2015년 정기세무조사 이후 5년 만에 진행된 정기세무조사에 기반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화이자는 법규에 따라 성실한 세무 신고 및 납부 의무를 이행하고 있으며 과세 당국과 투명한 관계 속에 관련 법이 정하는 자료 제출 등 납세자의 의무를 성실히 이행하고 있다"며 "조세불복절차는 금액과 무관하게 과세당국의 과세기준이 합리적이지 않다고 판단될 시 원칙을 확인하는 정당한 이의 절차 과정이며 조세 회피 목적과는 무관하다"고 덧붙였다.

한국화이자제약은 기존 6개의 영업부서를 3개로 축소하는 조직개편을 진행하고 있다. /뉴시스

한국화이자제약은 구조조정 논란에도 휩싸였다. 업계에 따르면 한국화이자제약은 기존 6개의 영업부서를 3개로 축소하는 조직개편을 진행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영업·마케팅 활동이 늘어나자 병의원 대면 영업·마케팅 인력을 줄이겠다는 의도로 풀이되며, 일각에서는 한국화이자제약이 인력 감축을 위해 희망퇴직까지 단행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제약바이오노조는 "백신·치료제 판매를 통해 최대 매출을 거뒀음에도 비즈니스 모델 변경이라는 명분으로 영업부 직원에 희망퇴직을 가장한 구조조정을 벌이는 회사가 있다"며 "노조를 카운터 파트로 인정하지 않는 HR의 사용자 이익대표자를 규탄한다. 노사 상생을 해치는 HR 사용자 이익대표자들에게는 엄정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이와 관련 한국화이자제약 관계자는 "점점 더 디지털화되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보건의료전문가(HCP)와 협력하는 방식 역시 변화와 개선이 필요하며, 화이자는 'go-to-market' 모델을 변화시키기 위한 활동을 시작했다"며 "화이자가 추구하는 변화는 과학 및 치료 분야 전문성의 강화와 고객의 니즈에 맞는 디지털 전문성의 향상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하이브리드 디지털 및 대면 상호작용의 새로운 업계 표준을 세울 수 있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고 말했다.

이어 "변화의 실행 과정에 있어 조직적 역량 및 기대, 역할 구성 및 조직 변화가 불가피해 인력과 역량에 대한 재분배를 진행했다. 전문지식과 리소스를 갖추기 위해 인력에 있어 전략적 변화가 있을 예정이며, 고객의 변화하는 요구사항을 충족할 수 있는 더욱 전문화된 역할들이 새롭게 셋팅될 예정이다"며 "이번 변화 과정에 대해 직원들과 투명하게 소통하며, 임직원들이 좋은 커리어 기회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회사는 직원들의 성장을 독려함과 동시에, 향후 외부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고자 하는 직원들의 경우 희망퇴직 시행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소통할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munsuyeo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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