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정소양 기자] 토스의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의 기업가치가 장외시장에서 이달 들어서만 10% 가까이 줄어드는 등 큰 폭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바리퍼블리카는 최근 투자 유치에 잇달아 성공하면서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지만 급격한 금리 인상, 원·달러 환율 급등 등으로 인해 투자 심리가 얼어붙으면서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토스를 운영 중인 비바리퍼블리카는 오는 2025년까지 상장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당초 시장에서는 토스가 2023년을 목표로 상장을 준비해온 것으로 알려졌지만, 얼어붙은 기업공개(IPO) 시장 분위기 속에 상장을 추진하면 기존 주주들과 재무적투자자(FI)들의 눈높이에 맞는 기업가치를 평가받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에 상장 일정이 밀린 것으로 보인다.
실제 토스의 장외 시장에서의 기업가치는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다.
비상장 주식거래 플랫폼 서울거래소에 따르면 29일 기준 비바리퍼블리카의 기준가는 5만5000원이다. 이는 지난 1일 기준가인 6만 원보다 5000원 낮은(8.3%) 수준이다. 기준가는 매일 거래된 비상장 주식 주가를 평균해 산출한 값이다. 1대 1거래가 많은 비상장 주식 거래에서 시간별로 주가를 산출할 수 없어 그날 거래된 주식의 가격을 일 평균해 기준가로 산출한다.
이달 초 10조1908억 원이었던 토스의 시가총액(기업가치)은 전날 기준 9조3416억 원으로, 8492억 원(8.3%) 빠졌다. 토스의 기업가치가 정점에 달했던 지난해 11월(28조8400억 원)과 비교하면 절반 이상(67.6%)이 쪼그라들었다.
토스의 비상장 거래 시장에서의 기업가치 감소는 급격한 금리 인상, 원·달러 환율 급등 등으로 인해 투자 심리가 얼어붙으면서다.
여기에 최근 토스를 비롯한 핀테크 업체들의 성장성 우려가 업계 전반으로 퍼지면서 토스도 영향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가 전자금융거래법(전금법)을 개정 검토함에 따라 간편 송금하기가 일부 제한될 수 있다는 소식도 토스에게는 악재였다.
이런 성장성 우려는 비바리퍼블리카의 신규 투자 유치에도 영향을 미쳤다. 앞서 비바리퍼블리카는 지난 7월과 8월에 걸린 '시리즈G' 투자라운드에서 5300억 원의 신규투자를 유치하면서 8조5000억 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이는 당초 신규투자 1조 원, 기업가치 10조 원 이상을 인정받을 것이라던 시장의 예상치보다 낮은 수치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 성장성 둔화를 우려하는 만큼 이승건 대표는 향후 토스의 성장성을 추가로 입증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플랫폼 기업의 경우 성숙단계 이전까지는 매출 성장과 미래의 성장 가능성이 기업가치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라며 "시장에서는 이승건 토스 대표가 상장 연기를 발표한 이후 뚜렷한 성장 방향성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장외 시장에서의 기업가치 하락은 이런 점들이 종합적으로 반영된 것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토스 관계자는 "최근 전 세계적으로 투자심리가 얼어붙고 있는 상황에서도 토스는 지난달 3000억 원, 지난 26일에도 2300억 원 등 신규 투자를 계속해서 받고 있는 만큼 기관투자자들의 토스를 향한 시선이 우호적이라고 볼 수 있지 않겠나"라고 설명했다. 이어 "IPO 관련 2025년을 목표로 착실히 준비 중"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