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여의도=최승진 기자] 베일에 싸여 있던 컴투버스의 청사진이 드러났다. 송재준 컴투스 대표이사가 직접 관련 내용을 공개하면서다. 컴투버스는 컴투스 그룹의 주요 신사업 중 하나다. 컴투스는 지난 4월 계열사 위지윅스튜디오·엔피와 함께 조인트 벤처인 컴투버스를 설립하고 메타버스 사업을 추진 중이다. 현실 속 모든 서비스와 콘텐츠를 망라한 글로벌 최대 규모 서비스가 목표다.
송재준 대표이사는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컴투버스 미디어데이에서 "인터넷으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오픈월드 가상 세계로 옮겨온 것이 바로 메타버스이며 이 같은 시도를 하는 것은 컴투버스가 세계 최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컴투스는 3차원 가상 공간에서 수많은 사람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기술적 역량,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는 밸류체인, 탈중앙화와 성과 분배의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기술적 생태계 3박자를 모두 갖췄다"고 했다.
컴투스 메타버스 사업은 추진한다는 점만 알려졌을 뿐 구체적인 내용은 미공개 상태였다. 이 회사가 이날 밝힌 메타버스 사업은 "현실을 닮았지만 초월하는 공간"으로 요약된다.
컴투버스에는 '아일랜드'라는 공간 개념이 적용된다. 모두 9개 아일랜드가 모여서 하나의 세상을 이루는 식이다. 이곳은 서비스·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건물과 메타버스 오피스, 도로, 교통, 자연환경 등 입지가 구축되고 커뮤니티와 일반 이용자들의 공간으로 확장될 예정이다. 홍승준 컴투버스 개발본부장은 "컴투버스의 공간은 셀, 블록, 아일랜드 단위로 구성된다. 100개 셀이 모여 하나의 블록이 되고 다시 900개 블록이 모여 하나의 아일랜드를 이루는데 아일랜드 하나의 크기는 현실 속 축구장 약 3200개 규모"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규모 사용자 접속을 위해 스페이스 스케일링이라고 하는 새로운 서버 프레임웍 기술을 지원할 예정으로 특허 출원도 준비 중"이라고 했다.
컴투버스는 모든 이용자에게 개방된 퍼블릭 영역과 분양받는 대지 그리고 건물 공간인 프라이빗 영역으로 나눠 설계되고 있다. 이용자에게는 시민권도 부여한다. 컴투버스는 개방에 강조점을 뒀다. 이를 위해 누구나 경제·사회·문화 활동을 창조해갈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홍 본부장은 "컴투버스는 이용자들에 의해 만들어지고 변화되는 공간이다. 이 모든 것이 가능하도록 자유로운 콘텐츠 창작툴인 UGC 스튜디오를 제공하고 개발자 생태계 확장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날 미디어데이에는 KT가 신규 파트너 업체로 처음 공개됐다. 앞서 공개된 하나금융그룹, SK네트웍스, 교원그룹, 교보문고, 한미헬스케어,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 등 파트너사들과 함께 가상 세계에서도 생활·금융·교육·문화·의료 등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해 현실과 같은 경제·사회 공간으로 발전시킨다는 전략이다. 컴투버스는 이들 업체와 함께 내년 3분기까지 B2C 서비스를 개발하고 일반 사용자들을 위한 상용화 서비스를 오는 2024년 1분기 시작할 예정이다. 이경일 컴투버스 대표는 "메타버스 영역은 아직 화이트 스페이스라고 할 수 있다"며 "과거 대한민국이 선진국 사업을 벤치마킹하고 발전했다면 이제 우리는 많은 참여자와 함께 메타버스라는 새로운 사업 영역을 선도적으로 끌어나갈 것"이라고 했다.
유현준 홍익대 건축도시대학 교수는 이날 컴투버스 CCO(최고크리에이티브책임자)로 합류한다는 깜짝 소식을 전했다. 유 교수는 "내가 가진 공간과 도시에 대한 생각과 경험을 컴투버스와 함께 나눌 수 있게 돼 기쁘다"며 "컴투버스와 함께 현실 제약이 없는 이상적인 도시를 만들어보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